AI가 판결을 하는 미래, 가능할까?

by 밤과 꿈

"내가 생각할 때 AI시대가 되면 사라질 직업 중에 판사도 빠지지 않을 거야, 가장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한 직업이니까."

지난주에 있었던 사적인 모임에서 한 사람이 무심코 던졌던 말이다. 이 말을 시작으로 방대한 판례의 수집과 활용에 대한 AI의 기여의 문제로 화제가 발전하게 되었다. 사람의 손으로 방대한 판례를 일일이 검색한다는 것이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라고 짐작된다. 실제 AI를 활용한 판례 검색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위가 판사인 분의 전언으로는 판사들을 대상으로 그 방면에 관한 위탁 교육이 서울의 국립대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바야흐로 AI의 활용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된 듯하다. 그런데 그 자리에 함께 한 현직 변호사의 말로는 AI가 검색, 제출한 판례의 30% 정도는 조작된 정보라고 한다. 나처럼 AI에 대하여 문외한이 아니라면 익히 알려진 사실로 어떤 경우에도 해답을 제출해야 하는 ChatGPT의 시스템으로는 찾을 수 없는 정보에 대해 조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놀랍다는 표현을 지나쳐 섬뜩하게 다가오는 사실이다.


옛 제정일치의 사회에서 제사장은 곧 군장의 지위를 지니고 있었다. 단군왕검(檀君王儉)에서 단군은 제사장을, 왕검은 군장의 지위를 지칭하는 용어라고 한다. 이때 제사장이자 군장의 지위를 가진 이는 법적 판단의 권위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권위의 표현은 의복으로 남겨져 있다. 교회에서 제사장의 역할을 하는 목사와 성가대원의 가운, 그리고 판사의 법복이 그 유산이다. 교회의 예배는 기독교라는 종교의 전례로 제단의 턱을 높이고 제사장을 복식으로 구별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법 적용의 권위가 종교와 마찬가지로 턱을 높여 법대를 만들고 판사들이 법복을 입어야 유지되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유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판정에 가 본 사람이라면 느꼈겠지만 법정의 분위기가 상당히 고압적이다. 겨울에 방청객이 목도리라도 하고 있다면 나이를 불문하고 법원 정리가 당장 풀어라고 간섭을 하고 나선다. 실제로 내가 보았던 모습이다. 그 현장을 본 사람으로서 불쾌하면서도 유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종이 가진 권위의식의 얄팍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생각까지도 하게 된다. 사이비 종교의 왕관 같은 모자를 쓴 교주의 모습에 깔린 의식과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설혹 ChatGPT의 결함이 개선되더라도 인간의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자리를 AI에게 양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술적인 완벽으로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해서 일종의 권력까지 자신이 창조한 시스템에게 맡기지는 않을 것이다. 사적 모임에서 가진 대화를 떠올리며 해보는 생각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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