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상추의 첫 수확, 아삭이 상추는 잘 자란다
올봄에 산, 첫 모종은 꽃상추와 아삭이상추였다. 모종을 사서 비닐하우스 안의 틀밭에 정식한 것이 3월 7일이었으니 한 달을 갓 넘겨서 아삭이상추를 첫 수확했다(4/10 수). 작년에 양상추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식감을 가지고 있는 상추를 심었었는데 그 상추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조금 다르다. 청치마상추보다는 조금 아삭한 느낌이지만 양상추의 모양새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이 상추의 정확한 이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는데, 모종을 파시는 분이 그냥 아삭이상추라고만 해서 당분간 그렇게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자라는 모양과 식감을 양상추와 비교한다면 청치마상추 < 아삭이상추 < 작년의 그 상추 < 양상추의 순인 것 같다. 작년의 '그' 상추는 자라는 모양새도 양상추와 비슷한 느낌으로 뭉쳐지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올해의 아삭이상추는 자라는 모양새는 색감이 비슷한 청치마상추와 비슷한데 좀 더 아삭하고 모양새가 있게 자란다.
첫 수확을 하면서 보니 텃밭에서 기르는 다른 상추와는 발리 손상되거나 마른 이파리가 거의 없어서 수확을 하면서의 손실률이 10%도 채 되지 않아서 좋다. 이파리도 적당한 단단함을 유지하고 있어서 수확해서 세척을 하는 데에도 편한 느낌이다. 보통의 상추들은 이파리가 약해서 세척을 할 때에 조심스럽게 다뤄야 되고 골 사이에 이물질이나 벌레가 끼어 있을까 봐 불안한 편인데 이건 전혀 그렇지 않다.
그나저나, 함께 심은 꽃상추는 벌레들이 거의 다 먹어치우고 있는 중이다. 세 가지 친환경 토양 살충제를 썼는데도 벌레들은 천천히 꽃상추를 잠식하고 있는 중이다. 정식을 한 14개의 모종 중에서 아직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한 개 밖에 남질 않았다. 5개 정도는 이파리의 일부를 먹어서 반쪽에 가까워지고 있다. 의문스러운 것은 왜 벌레들이 꽃상추만 먹어치우는 건가 하는 점이다. 아삭이 상추는 14개 중에서 하나가 없어졌고, 하나는 반쪽이 되었지만 자라고 있는 중이다. 12개는 튼실하게 잘 자라서 그중 일부는 첫 수확을 하고 상추나무로 올리고 있는 중이다. 근데, 왜 꽃상추만 먹어 치우냐고???
정기 헌혈을 하는 날에는 건강한 혈액을 위해서 전날부터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육류나 밀가루 음식 그리고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한다. 그래서 거의 야채 위주의 식사를 한다. 이번엔 비닐하우스에서 수확한 겨울 상추 2종(적치마상추, 꽃상추)에 봄 상추 1종(아삭이상추)을 섞어서 오리엔탈 소스에 버무려 반찬으로 삼았다. 그래서인가? 성분 헌혈을 하는 50분 정도의 시간 동안 내내 하품과 졸음에 시달렸다. 상추 탓인지는 명확지 않지만 이전에는 졸음이 그리 심하지 않았는 걸 생각한다면 계속된 하품과 졸음이 상추 탓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해볼 만은 한 것 같다. (4/11 목)
루꼴라는 아직은 수확을 할만한 크기로 자란 것이 없다. 와글와글 싹이 올라온 루꼴라를 지나칠 때마다 한 줌씩 뽑아내기도 했지만, 작정하고 솎아낸 수준은 아니어서 여전히 루꼴라는 저네들끼리 와글와글 거리며 올라오고 있다. 쑥 자라서 올라온 것들이라도 있으면 솎아내면서 수확을 하련만, 아직은 이른 것 같다. 그래서 여전히 와글와글거린다. 귀엽다. 야채들이 이렇게 귀여울 수가...ㅎㅎ
올봄에 두 번째로 산 모종은 방울토마토와 겨자채이다. 모종을 사자마자 바로 집 마당의 텃밭에 몇 개를 심고 나머지는 모두 비닐하우스 안의 틀밭에 심었다. 심은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바로 성장을 시작한다. 매일매일 눈에 아주 살짝 느껴지는 정도로, 그래도 아주 조금씩이나마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뿌리를 잘 내리고 있는 중인 모양이다. 겨자채는 씹으면 쌉싸름한 고추냉이(고추냉이) 맛이 느껴져, 고추냉이(와사비)를 좋아하는 내게는 훌륭한 대체 작물이다. 고추냉이는 두어 번 정도 재배를 시도해 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기온이 서늘한 곳에서 자라는 채소여서 남부지방의 더운 여름을 견디지 못하고 항상 말라죽는 걸로 나의 시도는 끝이 났고 이제는 포기를 한 상태이다. 고추냉이 모종은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가격도 제법 비싼 편이어서 실패를 각오하고 심기에는 부담스럽다. (4/6 토)
올봄에 파종을 한 상추는 모두 3가지이다. 꽃상추와 청치마상추는 3월 3일에 파종했고, 흑하랑은 그보다 늦은 3월 9일에 파종을 했는데 흑하랑이 더 빨리 자랐다. 올해는 가장 중요하게 재배를 할 채소 중의 하나가 흑하랑이어서 모판에 파종을 한 지 딱 한 달만인 4월 9일에 정식을 했다. 올해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려는 차원에서 비닐하우스 안에는 틀밭을 하나 가득 채우고, 나머지는 바깥의 쪽파가 자라고 있는 틀밭의 한쪽을 가득 채웠다. 쪽파는 곧 일부를 수확하고 나머지는 다른 곳으로 이식을 할 예정이고, 그 자리에는 오이와 애호박을 심을 예정이어서 빈 공간으로 남는 안쪽에 흑하랑을 채웠다.
쪽파
쪽파는 하우스 안에는 꽃대가 올라오고 이제 슬슬 줄기가 눕는 중이다. 줄기가 완전히 눕고 마르면 그것들은 종구를 채취하고 정리할 생각이다. 바깥의 쪽파는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고 4월 중순이면 벌레들이 알을 낳을 수 있다고 해서 친환경 살충제로 방제를 했다.
에키네시아
아직도 소식이 없다. 왜 그런 거야? 에키네시아는 작년 가을에 씨앗 3봉을 샀는데 한 봉은 모판에 파종을 해서 비닐하우스 안에서 겨울이 나는 동안 파종을 않고 있다. 겨우 2개 정도가 어린싹이 보이는데, 이게 에키네시아인지 아니면 다른 잡초 싹인지는 알 수가 없다. 좀 더 자라 봐야 구분이 될 것 같다. 지난달에 한 봉을 다시 모판에 파종하고 3주가 지났는데도 아직 소식이 없다. 흙을 조심스레 들쳐보니 씨앗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건 또 왜 발아를 하지 않는 건지... 에키네시아는 발아 온도가 높은 편이니 아직은 때가 안 되었는지도 몰라서 계속 기다려본다. 나머지 한 봉은 마당 화단에 흩뿌렸다. 그 옆에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주워온 해당화 씨앗도 흩뿌렸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운이 좋으면 싹이 트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감자
아직 소식이 없다. 싹이 틀 시간이 아직 안 된 듯...
삽목하고 있는 것들
가지를 정리하면서 버리려던 장미와 목련 가지에서 이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을 보고 잘라서 물에 꽂았다. 운 좋게 뿌리가 내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튤립
화사한 꽃을 피웠다. 바람이 세차서 하얀 튤립은 잎이 손상되었다. 튤립이 피어나니 마당이 화사해진다. 마당의 화단에 2년 전에 심은 튤립이 있었는데 그냥 방치를 해두었더니 숫자는 몇 개 늘어난 것 같은데, 크기가 너무 작아졌다. 아마도 꽃이 지고 난 후의 구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구근이 커지지를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올해는 튤립의 꽃이 지고 나면 구근을 키우는 방법을 제대로 시도해 봐야 될 것 같다.
튤립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이런저런 자료를 보면서 알게 된 기본적인 방법을 정리해 본다.
1. 꽃이 지고 나면 꽃대를 잘라준다.
2. 줄기는 그대로 두고 양분을 공급해 주면서 구근을 키운다.
3. 줄기가 말라 스러지면 구근을 캐내서 말린 후,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보관한다.
4. 올 가을에 다시 심어준다.
그 외의 소소한 것들
1. 화분에 모아 둔 흰꽃나도샤프란(제피란테스 칸디다)의 구근이 있는데 아직 꽃대가 올라오지 않는다. 화단으로 다시 옮겨서 꽃대가 올라오기를 기다려본다.
2. 두릅을 채취했다. 딸랑 3개밖에 안되지만 두릅의 맛은 제대로 느껴진다.
3. 봄나물을 채취했다. 참취라고 생각한 것들이 알고 보니 울릉도취란다. 흔히, 부지깽이라고도 하는데 나는 이 두 가지를 아직 분간하지 못한다. 하지만 울릉도 출신의 지인이 알려주기를, 두 가지는 확연히 다른데 우리 집 마당에 있는 것들은 모두 부지깽이란다. 물론 모두 취나물의 한 종류인 것은 맞다.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4. 매리골드 싹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5. 화원에서 구입해서 심은 향수선화가 모두 피었다. 계란 프라이처럼 생겼다.
6. 마당에 가득한 미국제비꽃. 일명 종지나물.
7. 와송이 자라던 화분에는 새로 와송이 올라오고 있다. 그 옆에 빠지지 않는 매리골드 새싹들.
8. 겨울을 난 상추들은 상추나무로 수확하기
9. 귀여운 청치마상추 모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