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넝쿨 순치기 공부하기
상추를 포함한 쌈채소 종류들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 이제 더 이상 심을 공간도 없다.
이제 슬슬 호박, 오이, 참외, 수박 같은 넝쿨들에 관심을 두어야 할 때가 되었다. 작년에 한번 키워 보기는 했지만 아직은 자신 있는 품종들은 아니다. 이것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들 중의 하나가 순치기인데 순치기 방법이 품종마다 다르니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기로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세부적인 품종마다 모두 다르지는 않다는 점인데, 다만 수박, 참외, 호박, 오이처럼 큰 묶음 단위로는 열매가 어느 줄기에 맺히는 지를 잘 기억해야 순치기의 실수를 막을 수 있으니 그것 하나만큼은 이번에 확실하게 기억이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가져본다. 전문 농가가 아닌 이상 올 가을, 겨울을 보내고 내년 봄에 되면 또 기억이 가물가물 할 테니 그냥 메모를 해두고 그때그때 꺼내서 확인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올해는 비닐하우스 안에 간단히 정리해서 하나 정도 비치를 해볼까 생각도 해보았다.
오이는 원줄기에서 열매가 맺힌다.
그러니 원줄기를 제외하고는 다 제거한다. 나중에 원줄기보다 아들줄기가 더 강해지는 경우가 있던데, 그런 경우에는 원줄기를 적심하고 아들줄기를 중심적으로 키워도 된다.
꽃은 양성화, 땅에 닿는 열매는 제거, 수확 후 아래에 있는 잎은 제거, 아들 줄기는 허리 이하 제거, 20~25마디 적심 후 아들 줄기 중에서 선택
수박은 아들 줄기에서 열매가 맺힌다.
그러니 원줄기는 적심하고 아들 줄기 두어 개를 키운다. 아들줄기에서 나오는 손자 줄기는 모두 제거해 준다.
단호박도 아들줄기에서 열매가 맺힌다.
그러니 아들줄기는 튼실한 것, 그리고 재배하려는 방향이 맞는 것 중에 두 개 정도만 남기고 모두 제거한다. 원줄기는 7~8마디에서 적심 한다. 아들줄기는 1번은 제거 후 2~4개를 선택해도 된다. 나는 너무 복잡해지는 것 같아서 두 개만 키웠다. 꽃이 나오면 방제가 필요하다. 나는 작년에 수확한 수십 개의 단호박 중에서 그런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간혹 꽃이나 어린 열매에 알을 낳아서 나중에 수확하는 단계에서 구더기가 득실 하는 경우가 있단다.
- 맷돌호박과 애호박도 같은 요령이다.
참외는 손자줄기에서 열매가 맺힌다.
그러니 원줄기는 적심 하고, 아들줄기를 2~4개 정도 남겨서 거기서 나오는 손자줄기에서 열매를 수확하면 된다. 그래서 참외는 줄기가 꽤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작년에 정리하다 안되어서 포기하고 그냥 엉켜서 자라도록 두어 버렸다.
정리하자면
1. 오이는 원줄기, 박 종류는 아들줄기, 참외는 손자줄기에서 열매가 맺힌다.
2. 열매가 맺히는 데에 필요한 줄기 외에는 모두 제거한다.
3. 마른 잎 제거, 넝쿨손 제거를 수시로 해주어야 한다.
호박, 오이, 참외, 수박은 각각 모종의 상태에서도 이파리 모양만으로도 구분이 어느 정도 가능한데, 세부적인 구분은 어려운 편이다. 예를 들면 올해는 맷돌호박, 단호박, 애호박 이렇게 3 가지를 키울 생각인데 이게 구분이 어렵다, 그리고 오이도 가시오이, 조선오이 두 가지인데 이것도 역시 구분이 어렵다.
참외는 언듯 보기에 오이와 비슷하다. 수박도 애플수박과 망고수박의 차이도 아직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지 않는다. 여러 번 해보면 눈에 익어서 구분이 가능하겠지만 각각의 순치기 방법이 확연하게 다르다보니 구분이 필요하다. 물론 꽃이 맺히고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당연히 구분이 가능하겠지만 그전까지가 문제이다.
모종판에 파종을 해놓고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름표를 붙여준다고 작정을 한 것이 오래전인데 이제서야 실행에 옮긴다. 아직 이것 저것 정신이 없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일이 몸에 익어야 자연스럽게 체계가 잡힌다. 그 체계를 잘 잡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정리를 잘 해놓으면 몸에 익히는 것도 더 빨라진다.
5월의 화단은 분황과 주황의 색상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