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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싹지기 May 23. 2024

상추를 나무처럼 키우면

상추를 잘 키우는 방법 정리하기

상추는 발아율이 높으니 모종판에 적당량만 파종하자


작년에는 틀밭에 상추 씨앗을 흩뿌려놓고 대책 없이 너무 잘 발아하는 바람에 솎아내는 수고가 한가득이었다. 올해는 그걸 피하려고 모종판에 파종해서 때가 되면 틀밭에 정식하는 절차로 바꾸었다. 하지만, 여전히 양 조절이 잘 안 된다. 모종판에서도 상추는 발아율이 너무 좋아서 탈이고, 모종을 너무 많이 만드는 것이 문제이다. 누구는 빽빽하게 심어서 솎아서 먹으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솎아낸 상추는 너무 연약하기도 하고 식감도 그리 좋지 않다. 적당히 자라서 꼬들해진 상추 이파리가 가장 맛있고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아랫잎은 과감하게 버리고, 수확도 과감하게 하자


올해부터는 아랫 잎은 과감하게 없애 버리고 잘 자란 것들은 과감하게 수확을 하는 버릇을 들였다. 농약 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아서 벌레가 들끓던 부작용이 있었는데, 과감하게 이파리를 정리해 버리는 버릇으로 그에 대한 우려는 줄일 수 있었다. 밭에 농약 같은 것은 발도 못 들이게 하려는 생각을 실천하지만 덕분에 언제 상추 이파리에 붙어 있을지 모를 벌레알들이 항상 걱정이다. 벌레가 상추 이파리를 먹어 치우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제대로 성장을 한 후에는 벌레들이 먹는 속도보다 상추가 자라는 속도가 더 빠르다. 하지만 이파리마다 붙어 있는 이름 모를 벌레들이나 그들의 알은 상추를 먹고 싶은 의욕을 떨어지게 만든다. 미생물로 벌레를 죽이는 친환경 토양 살충제를 올해부터 쓰긴 했지만 땅에 가까운 상추 이파리는 여전히 벌레 알들로 오염이 되기도 하고, 가끔은 달팽이도 붙어 있다. 이파리를 하나하나 검사한 후에 수확하며 확신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흙에 가까운 이파리까지만 벌레들이 침범한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에 근거해서 아랫잎들을 과감하게 따버리고 아랫부분을 시원하게 만들어 놓으니 그제야 상추 이파리들이 깨끗해진다. 그 이후론 적당히 자란 이파리들은 바로바로 수확을 해버린다. 그러면 함께 따라오는 이점 하나는 나머지 이파리들이 빠른 속도로,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또 하나 기대를 해볼 수 있는 것은 꽃대가 빨리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장에 주력하면 생식에는 아무래도 둔해진다. 겨울을 난 상추들의 키가 끝이 없이 자라면서도 아직 꽃대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느낀 점이다. 반대로 수확을 하지 않고 방치하면 바로 꽃대가 올라와버린다는 점에도 착안을 했다.


상추잎은 깔끔하게 따내자


상추잎을 딸 때에는 너덜너덜하게 잔이파리를 남겨두지 않는다. 잔이파리를 남겨두지 않는 요령이 있다. 상추잎은 뜯어내듯이 따내면 안 된다. 상추잎을 딸 때에 줄기에 붙은 부분을 바짝 붙여 잡고 살짝 아래로 눌러 준 후에 옆으로 돌려서 따면 깔끔하게 따낼 수 있다. 유튜브에서 언젠가 들은 내용이지만, 잔이파리를 남겨 두면 수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을 한다고 한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잔이파리가 너덜너덜하게 남아 있으면 그 사이로 곁줄기가 새로 나오는 현상도 생길 수 있다. 보기에도 좋지 않다. 게다가 꽃대가 일찍 올라오는 것을 막는 데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올 초에 흙 속에서 올라온 벌레가 어린 상추모종을 먹은 적이 있었다. 인체에 해가 없는 미생물 성분의 친환경 토양살충제를 조금 더 뿌려주고 나서 그 문제는 해결했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벌레가 먹다만 상추모종이 자라면서 옆으로 곁줄기들이 생기는 모습을 보면서도 확인하게 되었다. 곁줄기가 생기거나 두 개의 상추가 붙어서 자라면 이파리가 작고 촘촘하게 자라서 아삭한 상태의 맛있는 상추로 자라지를 못한다.



오이 모종이 계속 말라죽는다


작년에 오이 수확하는 재미에 올해도 어김없이 오이 모종을 사서 심었건만, 첫 번째 모종 중에 절반은 이미 말라 버렸다. 새로 심은 오이들도 성장이 영 시원찮으면서 간간이 말라죽기 시작한다. 물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마치 물이 부족한 것처럼 그렇게 말라죽어간다. 아직 오이는 집게로 집을 정도로도 성장을 하지 않았다.


호박 중에서는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애호박만 겨우 순치기를 해서 아들줄기 두 개씩 올리고 있을 뿐이다. 맷돌호박, 단호박, 참외, 애플수박, 망고수박은 아직도 여전히 어린 상태로 그대로 있다. 왜 이리 성장이 더딜까...


너무 밀식을 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그래서 제대로 수확도 못하고 맛만 본 루꼴라는 벌써 꽃대가 올라와서 꽃밭을 만들어 버렸다. 아쉽다... 다음번엔 모종판에 파종해서 제대로 길러봐야겠다는 결심만 하게 만든다.


감자는 꽃이 피었다. 꽃은 따주어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정작 농가에서는 꽃을 따지 않더라 싶어서 그냥 둬보기로 했다. 작은 밭이어서 꽃을 따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꽃을 따지 않으면 혹시나 문제가 있을지 확인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5월의 꽃들


끈끈이대나물


삽목을 해서 자란 분홍색 장미


붉은 장미


당근에서 구입한 수레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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