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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싹지기 May 30. 2024

흑하랑을 먹으면 꿀잠을 잔다네

흑하랑의 효능과 다른 상추와 다른 점

흑하랑의 효능을 확인했다


흑하랑을 첫 번째로 파종한 것이 3월 9일이고 틀밭에 정식을 한 것이 4월 9일이다. 파종을 한 지 두 달이 채 못 된 5월 1일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그동안 흑하랑을 받아가서 시식해 본 이들은 대략 8명 정도 되는 것 같다. 대부분 흑하랑을 먹으면 숙면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잠이 잘 오지 않았는데 흑하랑을 먹으면서 잠을 푹 잤다는 분, 잠자다가 새벽에 잠을 잘 깨는데 흑하랑을 먹고 아침까지 푹 잤다는 분 등... 그중의 한 분은 숙면의 효과는 좋은데 부작용으로 소화불량이 함께 오는 것 같아서 매실을 함께 먹었다는 팁도 알려주었다.


흑하랑을 처음 키워보면서 다른 상추와 다른 점을 보게 되었는데, 가장 확연한 차이는 성장이 엄청 빠르다는 사실이다. 첫 파종을 한 흑하랑은 딸랑 두 번 수확을 했을 뿐인데 키가 엄청 커버렸다. 다른 상추들이 여러 번의 수확을 거쳐도 아직 키가 그다지 크지 않았는데 비해서 흑하랑은 이파리의 간격이 넓을 정도로 줄기의 성장이 빠르다. 이젠 흑하랑은 대부분 꽃대가 올라와 버렸다. 하지만 텃밭에서 직접 길러서 수확해서 먹는 상추는 시장에서 파는 상품들과는 달리 조금 억세져도 먹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그냥 식감의 차이일 뿐이다. 흑하랑을 시식하는 이들은 어차피 약처럼 생각하고 먹는다고들 한다. 맛으로 따지자면 다른 상추들 중에서 훨씬 맛있는 것들이 있지만, 요즘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상추들은 락투신 성분의 함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약으로 생각하고 먹으니 한꺼번에 많이 먹지도 않게 된다.


4월 14일에 두 번째 파종을 한 흑하랑은 모종판에서 이파리들이 웃자란 상태에서 5월에 들어선, 기온이 높은 날에 정식을 한 탓에 웃자랐던 이파리들은 한풀 죽고 새로운 잎들이 올라오고 있다. 뿌리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또 쑥쑥 자랄 것이다.


두 번째 파종을 한 흑하랑 중에서 심을 공간이 없어서 정식을 하지 않은 채로 모종판에서 계속 키운 흑하랑은 통째로 뽑아서 먹을 정도가 되었다. 벌레들도 이 상추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벌레들의 추이를 잘 관찰하고, 수확을 할 때 일일이 검사를 한다.


꽃상추와 로메인상추는 아직도 왕성하다


초기에 벌레들이 모종을 먹어 치워서 속을 썩이던 꽃상추와 모종 때부터 지금까지 생생하게 예쁜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 아삭이상추(로메인상추)가 아직도 주력이다.


틀밭에 씨앗을 흩뿌려 파종을 해서 자라고 솎아내면서 정리를 하고 있는 꽃상추의 모습이다. 비교적 잘 자라는 편이다. 아랫부분을 정리하고 서서히 간격을 맞추어주기 시작하면 또 나무처럼 자랄 것이다.

흩뿌려 파종해서 밀식한 꽃상추는 솎아내면서 아랫잎을 정리해 주어야 오래간다. 왼쪽은 아랫잎을 정리를 한 상태이다.
밀식한 상추 사이의 그늘에는 '귀염둥이' 청개구리가 숨어 지낸다. 벌레들을 잡아주는 기특한 녀석이다.

겨울을 보냈던 상추들은 이제 나무가 되어서 하나씩 정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파리들이 참 튼튼하다. 상추 이파리들은 약해서 김치를 담가 먹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깨고, 물김치를 담가서 한 달 정도가 지나도 여전히 이파리들이 아삭한 경지를 보여준다.


보기만 좋은 청상추

청상추는 겉보기에는 참 싱싱해 보이는데, 웬일인지 벌레의 피해가 제법 된다. 키가 자라는 속도가 느려서 아랫잎이 바닥에 붙어서 자라나니 거의 벌레알들이 있다. 수확을 하면서 둘 중에 하나는 버리는 정도이니 빛 좋은 개살구 같은 느낌이다.



튤립과 쪽파의 종구를 갈무리했다.


튤립은 원래의 종구는 꽃이 핀 후에 사라지고, 작은 종구를 키워낸다. 요즘의 튤립들은 GMO 처리를 해서 갈수록 종구가 작아진다고 하는데, 가끔 그렇지 않고 해마다 더 커지는 것들이 있다. 이건 어떨지 잘 모르겠다. 원래의 종구만 한 것들도 있고 아주 작은 것들도 있는데 가을에 땅에 심어서 더 커질는지 모르겠다. 종구가 작으면 꽃의 크기도 작아진다. 하지만 숫자는 엄청 늘어났다. 종구의 크기에 따라서 꽃의 크기가 어떻게 달라질는지 내년 봄에 확인을 해볼 참이다.


쪽파의 종구는 엄청 늘었다. 감당이 안 될 정도의 숫자로 불어났다. 쪽파를 수확해서 먹어야 되는데 때를 넘겨서 못 먹고 넘긴 탓이다. 사진에 보이는 양은 1/4 정도 수준이다. 쪽파는 경이로운 것이 하나의 종구를 심으면 손으로 한 묶음 정도의 양으로 자라난다. 이걸 다 심을 수는 없으니 종구도 주위에 나눔을 하고, 적당량을 심어서 수확을 하면 그것도 나눔을 해야 다 감당이 될 것 같다.


애호박 2주는 나름 잘 자라고 있다. 호박은 하루 만에 줄기가 쑥 커져 있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은 하루에 10cm 정도 수준으로 자라지만, 좀 더 덩치가 커지면 하루에 한 뼘 이상 자란다. 지금부터는 넝쿨손과 곁순을 매일매일 정리해 주어야 한다.


옥수수는 방임해 두고 있는데, 알아서 잘 자란다. 주변에 풀이 너무 자라면 한 번씩 쳐내 주는 정도...


호랑이콩은 이제 그물을 잡고 올라간다. 생각보다 속도가 느려 보이지만 이 간격도 좁다고 지나가던 할머니가 훈수를 두셨지만, 나는 비료를 주지 않고 키우니 할머니의 콩만큼 그렇게 크게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올해는 그냥 그대로 두기로 한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니 거름만 주고 키우면 어느 정도 자라는지를 확인한 후에 다음번엔 간격을 조정해 보기로 한다.



그 외에...


틀밭을 추가로 만들었다.

심을 공간이 부족해서 아직 못 심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오랜 작정 끝에 틀밭을 두 개 더 만들어서 앉혔다. 아스파라거스를 심을 자리를 작년부터 생각했는데, 이제야 마무리했다.


비트와 콜라비

자리가 없어서 비트와 콜라비는 모종판에서 너무 자랐다. 둘 다 이파리도 먹을 수 있으니 이파리를 따먹고 잎이 작은 상태에서 정식을 했어야 하나... 비트는 정식을 한 후에 시들하긴 하지만 그래도 살아나고 있고, 콜라비는 큰 잎을 따서 먹고 잔이파리만 남겨서 정식을 해야겠다.


결국 싹이 트지 않은 씨앗들

에키네시아, 셀러리, 어수리, 눈개승마는 이젠 포기한다. 파종을 잘못한 경우라면 한 두 개라도 싹이 보여야 하는데, 하나도 안 올라오는 것을 보면 씨앗의 문제인 것 같다. 그래도 에키네시아는 다른 씨앗을 사서 계속 시도를 할 생각이다. 셀러리는 작년에 싹이 잘 올라왔던 씨앗이니 남은 것을 보관하는 중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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