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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h Jul 08. 2019

공부머리 독서법_최승필, 책구루, 2019

공부머리 길러주는 가장 빠른 지름길 '독서'

                                                                                                                                                                                                                                                                                                                                                                                                                                                                                                                     

저자 최승필은 독서교육 전문가이자 어린이, 청소년 지식도서 작가, 대치동에서 강사 생활을 시작해 12년째 독서 논술 교육에 몸담고 있다고 한다. 책이라곤 거들떠보지 않았던 전교 꼴찌 초등학생 시절, 우연히 집어 들었다가 눈이 퉁퉁 붓도록 울며 몇 번이나 다시 읽게 된 <플란다스의 개>를 ‘인생의 책’으로 꼽는다.


강남

대치동

12년 논술 강사


이 세 단어만으로도 이미 고퀄,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며 얼마 전 종영된 스카이캐슬을 떠오르게 한다.

저자는 강사 시절 경험했던 사례를 토대로 소위 바닥권에서 놀던 아이들을 상위권으로 올려놓을 수 있는 최고의 비법은 ‘독서’이며,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책과 친해질 수 있는지에 관한 12년의 노하우를 이 한 권의 책에 축약해 놓았다.


저자는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갑자기 찾아오게 된 ‘결핵성 뇌수막염’으로 뇌 기능 장애 판정을 받게 된다. 그때부터 시작 된 투병 생활은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병원을 오가는 날들이 많아 어쩔 수 없이 학교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병원에 있으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의문을 갖게 되고 폴 데이비스의 <현대 물리학이 발견한 창조주> 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탐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무려 2년 동안 이 두 권의 책을 읽고 또 읽으며 보냈다고 하는데 <코스모스>는 무려 10번을 읽었다고 한다. 퇴원을 하고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4개월 동안 본격적으로 공부에 매진한 결과 수능 전국 상위 4%의 우등생으로 인 서울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가정에서 아이 유아 시절 나를 비롯해 전집으로 도배되지 않는 집은 거의 없을 것이다. 뱃속에서부터 시작되는 태교를 통해 우리네 부모들의 교육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값비싼 전집들을 수시로 들여놓으며 책장에 진열해놓기에 바쁘고, 또 다른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풀 세팅을 하며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기도 한다.


유아기 아이들과 부대끼며 책 읽기에 전념하던 시기가 지나고 바야흐로 기관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책은 책대로, 놀이는 놀이대로 멀티태스킹을 해야 하는 아이들을 재촉하며 장식돼 있는 책을 왜 안 읽냐고 닦달하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그런 아이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미니멀라이프가 시작되며 쌓여있던 책들을 모조리 정리하게 된다.


연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이런 모습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을 옆에서 보게 되었고 왜 잘 읽던 책을 내려놓으며 학원 뺑뺑이를 시키는지 궁금해서 몇 번 물어본 적이 있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나를 더욱 힘 빠지게 했다.


‘초등학교 가니까 애가 1시만 되면 집에 오잖아. 그때부터 애랑 같이 뭐하고 있어? 못해 못해 난 못해.’


나는 혹여라도 그녀들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싶어 ‘그렇지, 1시면 빨리 오긴 한다.’라며 대답하고 다른 화제로 전환하기 일쑤였다. 유치원 다닐 때만 해도 4시나 돼야 집으로 돌아오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어김없이 1시가 되면 집으로 돌아오니 자기만의 시간에서 3시간이나 양보해야 하는 엄마로써는 난감함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연지가 돌을 지나고 마땅한 놀잇감이 없어 인터넷을 허우적대던 찰나 하나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처음 접한 그녀의 블로그는 나한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고, 그녀의 육아 방식을 살펴보며 그대로 모방하기에 이르게 된다. 그녀가 전하는 키워드는 오직 한 가지.


책 읽혀라!


나는 비싼 아기용품과 비싼 전집을 구매할 형편은 되지 않아 지역 맘 카페에서 중고책 전집을 구입해가며 밤이고 낮이고 연지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다행히 연지는 내 미약한 구연동화에 신나게 반응을 해주었고 나는 같은 책을 10번 20번 읽어주면서 매번 같은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었다. 연지가 자라면서 연지의 책 읽기는  새벽 1시를 넘어 2시까지 계속되었고 남편은 어린애한테 가혹한 행위를 한다며 나를 질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짓을 딱 3년을 했더니 네 돌이 지나고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사실 많이 힘들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자신 없다고 두 손 두발 다 들고 싶다. 남편의 타박과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는 연지를 번갈아 쳐다보며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 나는 힘든 순간마다 그녀의 블로그를 찾아가서 이미 봤던 글을 읽고 또 읽고 또 읽어가며 나를 다독였다. 어느새 연지는 9살이 되었고 다행히 여전히 책 읽는 걸 좋아한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살아가는 나도 연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며 내심 불안했다. 학원을 보내야 하는 게 아닐까? 우리 애만 이렇게 일찍 집으로 돌아와도 괜찮을까?


2018년부터 초등 교과과정이 개편되어 기존 ‘한글’을 가르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글 ‘자음’과 ‘모음’부터 배우는 초기 교과 과정으로 변경되었다. 몇몇 아이들을 제외하고 초등 입학 전 이미 한글을 뗀 아이들은 국어 시간이 지루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어 교과에서 자음과 모음을 배우는 아이들은 수학 시간이 되면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한글을 읽고 이해’해야 하는 사고력 수학이라는 복병과 마주하게 된다. 바뀐 교과 과정으로 한시름 놓은 부모들은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뒤늦게 한글 떼기에 박차를 가한다. 분통 터지는 교과 과정이 아닐 수 없었다.                       

                        


사교육의 효과는 왜 초등학생 때만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걸까요? ‘교과의 내용을 일일이 설명해주는 서비스’라는 사교육의 본질적 특성을 생각해보면 그 답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교육을 받으면 읽고 이해할 필요가 현저히 줄어듭니다. 강사의 설명을 듣고,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시 풀면 되죠. 읽고 이해하는 공부가 아니라 듣고 이해하는 공부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듣고 이해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 근본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일단 시간이 너무 많이 듭니다. 글은 정교한 논리적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는 공부는 필요한 지식을 향해 직선 주로를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읽고 이해할 능력만 있다면 일직선으로 달려가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은 다릅니다. 장황하고 세세합니다.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면 10분이면 끝날 공부도 강사의 설명을 들으면 1시간이 걸립니다. 쉬운 대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부법인 셈입니다.(공부머리 독서법, p.37~38)                                                


                                                                                                                                                  

요즘 초등학교 성적은 엄마 지갑에서 결정된다는 얘기가 있다. 엄마 지갑에서 결정된 사교육이 초등 상위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효과가 초등학생때만 제한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중학생이 되며 1차 급변동 구간에 들어선 아이들은 성적이 쭉쭉쭉 떨어지며 중하위권까지 떨어지게 되고 여전히 학원을 전전하면서도 성적 향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때부터 엄마들이 찾는 곳이 ‘논술 학원.’ 성적 향상을 위해 찾아갔던 논술 학원은 어느 정도 성적이 회복되면 바로 끊어버린다. 영어, 수학 공부만 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저자는 당신의 경험을 토대로 ‘책을 읽으면 공부를 잘 하게 된다’는 얘기를 전하고 있는데 나는 이 말을 환영한다. 다만,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 빠져 있어 그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독서는 성적을 올리는 도구에 앞서 ‘마음 근육을 단련’시키고, ‘자아 성찰’을 할 수 있으며, ‘타인의 마음을 잘 이해’ 할 수 있다는 전제에 조금만 더 지면을 할애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연지가 책 읽는 어린이에서 책 읽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독서의 수반으로 공부까지 잘하면 좋겠지만 강요할 생각은 없다.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성적 향상을 위해 하는 독서는 기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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