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soh Jan 28. 2021

10월의 하늘

십 대, 미래를 과학하라!_정재승 외 9인, 청어람미디어, 2020



이 책은 <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와 <청소년을 위한 그릿>과 함께 호시탐탐 저를 지켜보고 있는 사촌동생이 보내준 책이에요. 숙제하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 외로 모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10월의 하늘>은 전국 중소도시 도서관에서 열리는 과학 강연회입니다.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 과학자가 전국 도서관을 찾아가서 청소년과 만나 과학이 주는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과학은 어려운 것', ‘과학자는 다른 세상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우주와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과학’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전해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합니다.


정재승 박사님이 2005년 서산의 시립도서관에서 초청을 받아 했던 강연이 시발점이었고요. 그날 작은 시골에서 아이들이 보여줬던 호기심이 <10월의 하늘>까지 닿게 된 것 같습니다. 혼자서 강연을 하다가 2010년 트위터 피드를 올리셨대요. "저와 함께 하실 분 계시나요?"라고요.


수많은 자발적 참여자들로 인해 현재까지 재능 기부로 만들어지는 행사라고 하네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진 <10월의 하늘> 행사가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이 책은 <10월의 하늘> 10주년을 기념하여 진행된 카운트다운 행사에서 선보였던 강연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반짝반짝 호기심을 빛낼 때 '측좌핵'에서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은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더 오랫동안 기억이 저장할 수 있는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반면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호르몬은 코르티솔이라고 하네요.


'엄마도 계산기 두드리는데 수학을 왜 해야 돼?'


엄마도 수학을 배웠지만 지금은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나도 계산기 두드리고 싶은데 계산기를 두드리지 말고 왜 암산을 해야 해? 수학은 도대체 왜 공부하는 거야?라고 수학 문제를 풀 때마다 투덜거리는 연지. 연산을 배우다 보니 수학을 학문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학년입니다. 수학은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가 아닌데 학교에서는 연산부터 가르치니 이해가 안 될 수밖에요. 부모 입장에서 설명해보지만 역부족이고 연지의 화만 돋우는 꼴입니다.


수학 좀 재미있게 가르쳐주면 안 될까요?


국어는 책 읽고, 영어는 영화로 보고, 과학은 실험과 만들기가 있지만 수학은 도무지 어떤 재미와 연결해 가르치면 좋을까요? 공교육에서 보편적 교육 방법을 채택해 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 바람이고요.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냥 문제 풀어. 그냥 해. 니 나이 때 해야 되는 것이니 할 수밖에. 이런 얘기 말고 아이가 호기심을 빛내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교과 과정을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교실에는 질문이 없습니다. 그저 선생님 말씀이 이해가 안 될 때만, 아니 선생님이 쏟아내는 지식을 제대로 입력하기 어려울 때만, 확인차 물어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질문에 스스로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절대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것이 진짜 공부인데 말입니다.


학교는 내가 찾은 답, 내가 해석하는 내용,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이미 머릿속에 입력해야 할 정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생각에 내가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지요. 그건 시험에 안 나오니까요. 그래서 대한민국 학교에서는 토론 수업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토론은 없습니다. 게다가 토론을 좀 못해도 상관없지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만 잘 보면, 내신을 잘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것이 바로 슬픈 현실이지요.(p.24)


역설적이게도 대한민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인간의 뇌를 인공지능처럼 대해왔지만, 앞으로는 다음 세대에게 정답을 실수 없이 빨리 찾는 능력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능력, 데이터와 지식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 자신만의 관점과 세계관을 세우려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그런 사고를 할 기회를 제공하고 그런 사유법을 독려해야 합니다. 지적 다양성이 인간 지성의 핵심이며, 획일화되지 않는 다양성의 존중이 행복한 인류를 만들어내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지혜를 먼저 배워야 합니다. 미래에는 여러분이 그런 행복한 사회에서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p.36)




책을 읽으며 제일 많이 공감하며 씁쓸했던 구절이었습니다. 바뀔 수 있을까요? 발전된 인재상보다는 획일화된 인간상을 원하겠죠? 기득권은 똑똑한 사람을 싫어하니까요. 그렇지만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희망을 가지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미래의 아이들은 제 또래보단 똑똑한게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공교육 현장을 바꾸고 세상도 바꿀 수 있을꺼라 낙관하려고 합니다.





'화성'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일론 머스크가 먼저 떠오르신다면 주식에 입문하고 계시겠군요. 후훗. 사실은 저도 일론 머스크를 먼저 떠올렸습니다. 우주 탐사에 관한 얘기 특히 화성에 대한 얘기는 2편이나 실려있습니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아시나요?


지구와 가장 가까운 달까지는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2~3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왕복 1주일 정도면 달까지 다녀올 수 있습니다. 화성에 가려면 우선 화성과 지구가 가장 근접했을 때 출발해야 한다고 해요. 화성이 지구와 가장 근접했을 때 가는 데 6개월 ~ 1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당연히 돌아오는 데도 그 정도가 걸리고요. 거기다 아무 때나 돌아올 수도 없습니다. 지구로 돌아오려면 화성과 지구가 근접했을 때를 다시 기다려야 한다고 해요.


화성과 지구가 다시 근접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회합 주기라고 하는데요. 지구와 화성의 회합 주기를 계산하면 26개월이 된다고 하네요. 10개월 정도 걸려서 화성에 도착했다면 화성에서 16개월은 더 머물러야 지구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합니다. 지구로 돌아오는 데 또 10개월 정도가 걸린다면 화성까지 왕복하기 위해서는 36개월은 우주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되네요. 또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지구를 벗어나면 제일 먼저 노출되는 것은 우주 방사능이라고 합니다. 지구의 자기장을 벗어나 장거리 우주여행을 하는 것은 우주비행사 혹은 우주관광객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고 하네요. 미국 네바다 대학교 우주물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장시간 우주여행을 하는 동안 방사선에 노출되면 이미 손상된 세포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근처의 건강한 세포에도 손상을 가해 암 발생 위험이 두 배로 증가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주 공간에 있는 방사선인 우주방사선은 인체에 심각한 세표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전의 연구에서 우주여행은 암을 비롯해 백내장, 급성 방사선 증후군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고 혈액 순환과 중추 신경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심한 경우 유산을 하거나 불임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요. 우주방사선 문제는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비행사뿐 아니라, 지구 상공 10~15킬로미터 고도를 운항하는 민간 항공기의 승무원과 해외여행을 자주 가는 일반인 승객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p.200~201)




며칠 전에 스페이스 X가 위성을 쏘아 올렸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1/25/2021012502762.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 X가 뜬금없이 인터넷 위성망을 구축하는 이유는 뭘까요?


머스크는 위성 인터넷 사업을 통해 자신의 최종 목표인 화성 여행과 정착촌 건설에 필요한 천문학적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는 “로켓 발사 사업은 한해 30억 달러까지 커질 수 있지만, 글로벌 인터넷 사업을 펼치면 연간 300억 달러까지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머스크가 1만 2,000기의 인공위성을 굳이 쏟아 올리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화성 정착인 셈입니다. (p.207)




화성 탐사 가능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과학은 어려운 학문일까요? 연지가 어릴 때 <내일은 발명왕>이라는 만화책을 구입해줬습니다. 과학은 접근이 어려운 학문이란 생각에 만화책 읽고 실험하며 즐길 수 있으면 하고요. <내일은 실험왕>도 사주었습니다. 함께오는 키트로 실험할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물론 실험키트의 대부분은 엄마 손을 거쳐야 완성되지만, 책을 읽고 만들기까지 하게 되니 재미가 가중됩니다.


최근에는 <정재승의 인간탐구 보고서> 를 구입해줬습니다. 연지는 책에 밑줄 쫙쫙 그으며 읽는 걸 싫어해요. 책이 지저분해진다는 이유에서죠. 그런 연지가 연필을 잡고 밑줄치며 퀴즈까지 풀어가는 최초의 책이 탄생했습니다. 5권까지 출간되었는데 6권은 언제 나오는거냐고 매일매일 물어봅니다. 재미가 있으면 애들이 먼저 찾죠. 이렇게 재미있는 책 많이 만들어주세요.


인간의 뇌, 우주 탐사 외에도 슈퍼컴퓨터, 스마트 교통으로 만나는 미래 세상, 공룡이 원래는 털복숭이였다는 사실과 빛, 멸종 위기 동물 고래, 기후 위기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전부 다 재미있어요. 해마다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10월의 하늘>이 열린다고 하네요. 올해 10월 마지막 주엔 당연히 저도 강연을 만나러 갈 예정입니다. 좋은 책 3권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준 찐찐, 고맙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2087531




이전 14화 아이는 엄마의 거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