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립의 순간들⑧: 결혼이 아니어도, 가족을 꿈꾼다

어쩌면 사랑을 주고 싶은 준비가 되었다

by 테일러

“마치… 내가 준비가 된다면, 가능하네.”
그 생각이 마음을 통과한 순간,
결혼 없이도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조용히 싹텄다.



나는 늘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되고,
그다음에야 부모가 되는 게 ‘정상’이라 여겨왔다.

그게 사회가 말하는
‘안전한 수순’이고 ‘순리’라고 말하는 방식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꼭 결혼이어야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키울 수 있는 걸까?”



물론,
그건 감정 하나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건
삶 전체를 다르게 설계해야 하는 일이다.


내 삶을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나누겠다는 결심,

감정만큼이나 책임도 깊어야 하고,

경제적, 심리적, 실질적인 준비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모든 조건을 전제로 한다면—

결혼이라는 틀보다,
‘사랑과 책임’이라는 내용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나는 아이를 ‘갖고 싶다’기보다,
어쩌면 사랑을 주고 싶은 준비가 되었다는 감각에 더 가깝다.


누군가의 첫 울음을 처음으로 들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고,
그 아이가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따뜻함이 되고 싶다.



그게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든,
또 다른 어떤 삶의 호칭이든.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직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사회적으로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가정이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거라면
그 형태는 반드시 같을 필요는 없다고 믿는다.


가끔은
세상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보다
내가 지금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지금 나는,
사랑할 준비가 된 사람이고,
책임질 준비가 된 사람이고,
그래서 언젠가 가족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다.



그 가능성이 조용히 내 안에서 자라나는 오늘,


나는 그걸


‘가족을 꿈꾸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부른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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