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엔 늘 엄마가 있다

게으름을 종용하기 위한 핑곗거리

by j 줴이

늦잠을 자거나 낮잠을 자거나 내 게으름의 종료를 종용하려는 듯 꿈속엔 늘 엄마가 있다. 물론 보통의 수면 패턴에서도 엄마는 늘 꿈속에 등장한다.

무의식의 세계가 곧 꿈의 세계라는데 나는 아직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걸까. 이 지독한 애증의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또 한편으로는 꿈에서 만이라도 벗어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내 심정이기도 하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이 모순 속에서 공허함을 자진해 선택한다. 보고 싶지만 볼 수 없고 만지고 싶지만 만질 수 없는 공허함의 크기는 예상할 수 없는 바다의 깊이와 닿을 수 없는 하늘의 높이만큼 방대하기만 하다.

예상하지 못한 때에 찾아오는 찰나의 기억과 저릿저릿 저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묵직한 감정을 설명할 길이 없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더 담대해질 수 있을까? 늘 그 시간을 고대하며 살아왔지만 이것 만큼은 시간이 해결해줄 수 없음을 알게 된다. 희미해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다. 사무침의 크기는 변하지 않는다. 과거의, 더 과거로의 기억이 선명해지기만 하는 나는, 기억 보존 질량의 법칙에서 벗어나 있어도 한참 벗어나 있다. 이 기억의 선명함이 도리여 나를 힘겹게 하지만 힘겨워하지 않기로 한다.

감성팔이는 이제 됐고 꿈속의 엄마는 그만 게으름 피우라는 계시인 거다.

일어나! 발딱!


내 게으름은 꿈속의 엄마 때문 에라도 지속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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