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화 특집편입니다…이걸 해냈네…?
100번째 이야기는 비하인드 스토리 입니다!
저의 인생을 바꿔놓은 그 곳, 인도.
17년이 지난 지금도 그림처럼 생생히 남아 있는 기억들을
다시 기억해내고 재구성하며 저희 부부의 이야기를 그림일기 형식으로 엮어내었고
페이지 수로 치면 1000페이지가 넘는 컷의 작업을 해왔다는 사실이 뿌듯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짧은 기간 안에 해낼 수 있는 컷 수 일지도 모르겠으나
집안일 하는 틈틈이, 하루 일을 마치고, 무엇보다 2년동안 쉬지 않고 조금씩 쌓아온 나의 이야기.
사실 스토리 전개상, 타임 플로우로 따지면 더 많은 에피소드들이 가득한데
빠른 전개와 그 다음 시즌의 이야기인 “겹사돈 썰”을 풀기 위해
나머지 이야기들도 중요하고 굵직한 에피소드 위주로 풀어갈 생각입니다.
그래도 100화라니, 비하인드를 풀어보려고 해요.
처음 겪어본 해외였고, 열악해도 인도라서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남편을 만나 알고보니 한인회 내에서도 정착을 도와준다고 접근해서
소위 “등 쳐먹는” 유명한 분들이었더라구요.
심지어 남편과 시엄마와도 오래도록 알고 지낸 지인분에게도 사기를 쳐서
오래도록 빼먹고…있었던 그 사람이 바로 호스텔 운영자였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그 사람의 이름을 듣고 얼마나 경악을 했었는지 몰라요.
게다가 학교의 운영 지원금이면 더 좋은 시설에서, 덜 힘들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운영자금의 일부를 슥삭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더라고요.
학생이어서, 처음이어서, 꼭 가서 공부하고 싶었던 인도였기에
그 모든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고, 정말 최소한이자 최선의 안전장치인 집이었음에도
누군가에게는 이용의 대상일 뿐이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최악의 위생 시설과 열악한 시설 덕분에
저는 인도에서 학교를 다니는 내내 고열과 장 트러블에 시달렸고,
오른쪽 눈은 비문증은 물론 지금도 알 수 없는 찌르는 듯한 통증을 얻었습니다.
에피소드를 통틀어 핫했던 윤차장님의 등장!
물론 그 분의 모든걸 재구성 및 각색해서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어 등장시켰는데요.
회사에는 사실 현지 직원들도 모두 다 알 정도로 남편의 상사였던 그 분은
남편을 무척 좋아했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집 밖을 나가지 않는 휴일에 평소에 절대 안 입는 치마를 입고 남편 집에 들이닥쳤(?)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그러니,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제가 얼마나 미웠을까요…
남편은 티가 나도 너무 날 정도로 제가 인턴으로 온 그 순간부터 너무 속내를 감추지 않고
저에게 어필 했었거든요.
그 덕분에 인턴 내내 저는 윤차장님이 너무 무서웠답니다.
저한테만 꼽 줘서요 ㅎㅎㅎ
후각이 주는 효과가 정말 대단하다는 거 아시나요?
남편은 연애 전부터 늘 사용하던 애프터쉐이브를 지금도 쓰고 있어요.
회사에 있다가 호스텔로 돌아가면 코 끝을 맴돌던 좋은 향기,
그리고 좋은 향이 항상 나던, 뭔가 마음에 들지는 않던 과장님 ㅎㅎ
그리고 17년이 지나도 그 때 그 향기 그대로인 지금의 남편.
유난히 짙게 느껴지던 그 향과 함께 했던 추억들 덕분인지
머리는 더 하얘졌고 세월에 따라 주름도 깊어졌지만
아직도 중년의 남편에게서 청년 시절의 과장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를 바라보던 이글거리던(!) 그 눈빛 까지도요.
아마도, 롱런을 위한 스마트한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혼한 후에 알게 되었지만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이었던 것도 모자라
제가 어렸을 적 서울에 살 때 코 흘리며 땅 파고 놀던 놀이터가
남편이 학교 끝나면 자전거 타고 놀러왔던 곳이었더라구요.
열한 살 차이가 나니까 저는 아마도 코흘리개 영유아 였을 테고
남편은 중학생이었을 겁니다.
우리는 몰랐지만, 그때도 옷깃을 스치며 서로가 인연임을
하늘은 알려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신이 맺어준 인연”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