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이 그저 새롭고 늘 즐겁기만 할 것 같았던 20대에는 뭐든 다 견딜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까짓 캣 콜링? 여기저기 일어나는 외국인과 여자들을 상대로 한 범죄들,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 같았고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가볍게 피해갈 줄 알았는데
그리고 임산부니까 그런 일은 더욱 안 생길 줄만 알았는데…
집 앞까지 집요하게 쫓아오던 남자들에 공포라는 게 뭔지 알게 되었어요.
지켜야 할 게 생기면 그래서 왜 모든게 조심스러워지고 무서운지 깨달았습니다.
친구도 없고, 남편도 밤 늦어서야 퇴근하다 보니
저는 늘 혼자 조용하고 넓은 텅 빈 집에서 가만히 지냈어요.
뭐든 하고싶은 일은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저는
그 날 이후로 한국에 돌아갈 때 까지 혼자서는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