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28
휴가를 내고 집에 있었다. 흐린 날, 꿉꿉하지 않은 서늘한 공기, 집에서 코코를 봤다. 생활감은 진즉 사라진 거실 병석에서, 단 몇 시간만이라도 조용히, 아파서 혀를 내밀고 떠는 아이를 바라봤다. 옛날 사진을 다 정리했다. 스마트폰이 없던 2011년 이전은 사진이 없었다. 코코의 아기 때 모습이 기억이 안 났다. 종일 눈물이 났다. 코코에게 잘 해준 건 하나도 없는 것만 같아서. 생전 바다도 한 번밖에, 그것도 한참 늙어서야 데려갔고, 집 앞이 아니면 멀리 여행도 안 데려갔고, 애견 동반이 되는 곳들을 몰라서 사진이라고는 죄다 집 안에서, 침대 위에서 자고 있거나 누워 있는 사진 뿐..밖에서 찍은 게 많지 않았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한테는 천사였는데, 그런 네가 나 같은 언니를 만나서...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이라는 생각은 나만 하는 건 아닐 테지만, 그래도 다른 이 그 누구와 비교해도 내가 가장 못났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호되게 다그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