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사세요를 외치는 보라호떡 사장
오늘은 얼마나 팔 수 있을까 보다 오늘은 어떤 손님들을 만날까 가 더 기대되는 하루하루이다.
오늘따라 손님들이 멀찍이 바닷가 쪽으로 걷는다. 그냥 바라보기만 할 내가 아니다.
“호떡 드세요. 보라 호떡! 보라 마을엔 보라 호떡,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보라 호떡 드세요!"
요즘 마케팅 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매일 한 꼭지씩 읽으며 영상제작을 해서 올다.
“마케팅은 샤우팅이다.”
내가 정리한 마케팅의 정의이다.
푸드트럭에 눈길을 주지 않던 관광객들이 나의 외침에 나의 손님으로 변신을 한다.
귀 밝은 내게 바닷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소리
“우리 호떡 하나 먹을까?”
이 소리를 놓칠 내가 아니다
“호떡하나 드세요. 어서 오세요.”
슬금슬금 나가오는 손님
“몇 개 드릴까요?”
“두 개만 주세요. 나눠먹을게요”
“세 개 시키세요. 후회하지 마시고요. 꼭 부족하게 시키신 분들은 더 시키시더라고요. 후회하지 않을 맛이에요. 맛없으면 돈 안 받아요. 호홓.”
“그래요? 그럼 세 개 주세요.”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호떡을 굽는다.
“혹시 전주에서 오셨어요?”
“어머, 어떻게 아셨어요?”
“저도 신혼 때 전주에서 살았는데 말투가 그쪽 말투신 것 같아서요.”
“그래요? 와 반갑네요. 그런 의미에서 하나 더 주시면 안돼요?”
“좋아요. 이쁜 언니들이니까 하나 더 드리죠.”
철판 위에 호떡도 기분 좋은 듯 지글지글 지글 웃고 있다.
사장님 호떡에 굉장히 담백해요. 반죽에 뭘 넣었어요?
나는 손가락 하트를 얼른 만들어 보인다.
“사랑과 정성이요.”
“사장님 센스쟁이시네. 하하하.”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더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두 개만 사 먹으려던 손님은 호떡 네 개를 손에 쥐고 갔다.
하나씩 먹고 남은 호떡 하나는 누가 먹게 될까? 한 입씩 나눠먹게 될까? 아니면 호떡을 좋아하는 사람이 먹게 될까, 어쩌면 제일 배가 고픈 사람이 먹게 될지도 모른다.
빡빡하지 않고 조금만 마음의 여유와 유머를 가진다면 우리는 한번 더 웃게되지 않을까?
전주에서 왔다는 세 여자의 웃음소리가 보랏빛 스커트의 찰랑거림에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