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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호떡 굽기

오늘의 키워드는 "완벽"

by 다올

새날이 밝았다. 나는 여전히 밤마다 반죽과 씨름 중이다. 오늘은 어떤 손님들을 만나게 될까? 매일 출근길이 설렌다. 출근길 백미러를 보며 큰소리로 또 마법의 주문을 건다.

“오늘 매출 백만 원 달성했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호떡을 만든다. 나는 최고의 호떡을 제공한다.”

물론 지금까지 백만 원을 번 적은 없다. 하지만 나는 희망을 품고 매일 아침 외친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겠지.

오늘 새벽 독서 모임에서 ‘완벽함’에 대해 읽고 이야기 나누었다. 매일 새벽 독서 모임을 한 지도 어느덧 이 년 이상이 되었다. 매일 새벽 회원들과 책을 읽고 의견의 나누면서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오늘의 키워드인 ‘완벽함’에 대해 생각하면서 나는 보라 호떡의 모습을 완벽히 만드는 하루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초자 호떡 장수인 나는 호떡의 크기도 고르지 않고 모양도 같지 않다. 언젠가 방송에서 보았던 호떡 달인은 반죽의 무게를 손으로만 떼어내도 일정했다. 설탕의 양도 똑 같아서 다 구워진 호떡을 올려놓은 저울이 매번 같은 숫자를 향했다.

‘그래! 오늘의 임무는 완벽한 호떡을 구워내는 것으로 정했어!‘

푸드 트럭의 문을 열고 장사 준비한다. 내가 오늘 구워낼 예쁘고 완벽한 호떡의 모습이 기대된다.

손님의 주문이다. 네 개를 주문받았다. 나는 조금 더디더라도 똑같은 크기와 완벽하게 동그란 호떡을 구워 내려 신경을 쓴다. 얇은 장갑 너머로 찰진 반죽의 차가움이 느껴진다. 오늘은 반죽마저 완벽하다. 확실히 반죽이 잘 된 날의 호떡은 더 풍미가 있고 부드럽다.

동그랗게 반죽을 떼어내 조금 반죽을 펼치고 호떡 소를 넣는다. 해바라기씨. 호박씨. 검은깨. 땅콩 분태. 계핏가루가 들어간 설탕 소를 한 스푼 가득 넣는다. 그리고 반죽이 터지지 않도록 단단히 오므린다. 마지막으로 끝부분을 살짝 떼어낸다. 호떡 장사를 하기 전엔 온종일 저렇게 호떡을 굽는데도 무게를 못 맞춰서 반죽을 떼어내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렇게 해야 반죽이 흔적 없이 확실하게 붙는다. 모든 일은 해보기 전엔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적당하게 불꽃이 오르도록 가스 밸브도 조정한다. 누름 개에 골고루 힘이 들어가게 누른다. 너무 세게 누르면 설탕이 반죽을 뚫고 나온다. 잘 못 누르면 녹아서 꿀처럼 된 설탕물이 한쪽으로 몰린다. 오늘은 완벽한 호떡을 만드는 날. 나는 호떡 하나하나를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서 굽는다. 오늘의 키워드인 ’완벽한 호떡’을 위해서.

예쁘게 구워진 호떡을 반 접어 종이컵에 넣는다. 내일도 모래도 나는 완벽한 호떡을 굽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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