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ancis Jan 19. 2021

서울 촌구석 암사동에서 수준급 돈카츠와 카레를 만났다

암사동 돈카츠 최고 인정 이토야

돈가스를 좋아한다. 내 인생이 30분 남았는데 딱 하나 먹고 싶은걸 고르라면, 한 5초 정도는 망설이겠지만 내 선택은 언제나 돈가스, 그것도 일식 돈가스다. 음… 이것도 어색하네. 일식 돈가스는 돈카츠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것 같구먼. 맛있는 돈카츠를 먹기 위해  제주 연돈에서 밤을 새우고 시부야 유명한 가게를 찾아갈 정도니 뭐 말 다했지.


코로나 시대에 동네에 꽤 괜찮은 맛집이 있다는 건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이제는 암사동에만도 어엿히 2호점을 낸 ‘이토야’는 감염병 시대에도 나의 돈카츠 방랑을 멈추는데 도움을 준 멋진 가게다. 주메뉴는 로스카츠와 히레카츠.

고기를 수비드 조리해 촉촉한 상태에서 튀겨내는 만큼 처음 갔을 때도 육질이 부드러웠는데 몇 주전 가보니 고기 맛이 처음보다 더 좋아졌다. 주인에게 물으니 여러 가지 시식해 보고 더 좋은 고기를 찾아냈다고. 동그란 고로케 모양으로 튀겨 내는 히레카츠도 괜찮지만 로스카츠 역시 육즙 풍부하고 맥주 부르는 맛이다.

왼쪽은 로스카츠 오른쪽은 히레카츠. 히레카츠는 예전에 많이 시켰더니 서비스로 주신거다. 고기를 수비드 조리해 튀겨내 안의 육즙은 살리고 고기의 익은 정도를 적당히 잡았다

기본적으로 간 마늘에 우스터소스를 내는데 보통은 우스터소스와 마늘 소스를 섞어서 얹어먹는다. 하지만 돈카츠가 워낙 질이 좋다 보니, 사장님께 소금과 레몬 조각을 요청해 거기다 찍어먹어 보니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왼쪽은 돈카츠에 카레 추가 시켰을 때 나오는 키마카레. 마늘 얹고 돈카츠 소스 삼이 먹어도 좋다

그런데, 사실 이토야는 개업 초기에 ‘카레’가 주력이었다. 재료를 다져 만드는 키마카레를 일본식으로 재해석한 카레 덮밥과, 키마카레를 민찌 스테이크에 끼얹은 함박스테이크 카레를 주메뉴로 홍보했을 정도. 함박스테이크는 아무래도 가격대도 높고 양도 많아 혼자 시도하기에 선뜻 손이 안 가지만 키마카레만큼은 돈카츠 먹을 때 조금만 추가하면 맛을 볼 수 있다. 돈카츠에 찍어먹어도 될 만큼 진하고 맛이 좋다. 카레 맛집이라고 해도 될 정도.

앞으로 한동안은 내가 최고로 생각하는 돈카츠의 성지 시부야 키치카츠는 가기 힘든 상황. 이때 이토야는 돈카츠 덕후인 내게 가뭄의 단비다. 혜화동 정돈이나 신사동 한성 돈까스, 제주도 연돈과도 맞먹을 정도의 퀄리티를 서울 한 구탱이 암사동에서 즐길 수 있다니.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이 정도라면 만족이다. 아, 생맥주 역시 의외로 괜찮다. 함박스테이크 카레와 암사 분점의 맛은 체험해본 후 별도의 콘텐츠로 이야기하련다.



이전 08화 토시코시 소바로 평냉을 먹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