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어록 중 나를 깨우는 한 마디
‘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것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 살아줄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 답게 살고 싶다.’
-법정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에서 전에 없이 많은 사람과 세상을 만나고 있다.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누군가와 끝없이 소통하고 싶어 한다. 세상의 흐름 속에서 나의 존재감을 느껴야 살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리라.
반대로 고독 속에서 자기 존재에 대한 의식을 확장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다. 산으로 들어가고 토굴로 들어가 명상을 하면서 자연과, 우주와 하나가 되고자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1817~1862)는 부와 명성을 쫓는 화려한 생활을 멀리하고 고향(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으로 돌아와 자연 속에서 글을 쓰며 일생을 보냈다. 19세기 쓰인 가장 중요한 책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월든'은 그가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 집을 짓고 생활한 2년간의 경험을 기록한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자연 속의 고독한 삶이 주는 가치를 깨닫게 해 주었다. 법정 스님도 생전에 글을 통해서, 대화를 통해서 소로우와 월든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무소유는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단순하게 살아갈 때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든 홀가분하게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 비어 있어야 채울 여지가 있는 것이므로 마음은 훨씬 풍요롭다. 법정스님은 '무소유의 정신'을 지니고 스스로 실천하며 살았고, 정갈하고 깊이 있는 글로 삶의 철학을 펼쳐 보였다.
어느 여름날 송광사 뒷산 불일암에서 만나 뵈었던 스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인자한 미소로 우리 일행을 맞아주신 그분은 마치 숲 속의 차분한 호수 같았다. 자그마한 암자의 창호문을 열고 부채질을 하며 저 먼 곳을 응시하곤 하셨다. 그 전에도 한 차례 뵌 적이 있었는데 서울 길상사의 파리 분원을 방문하셨을 때다. 수계식을 하고 '수월화'라는 법명을 주셨다. 수월관음의 '수월', 뒤에 '화'는 일반적으로 여자들의 법명에 붙이는 것이다. 무슨 뜻인지 여쭙자 ' 물에 비친 달처럼 글로 세상을 비추라'는 뜻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우리가 수도승처럼 살 수는 없지만 삶의 태도와 방식을 '단순한 삶'으로 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불필요한 것이 얼마나 내 주변에 있는지 모른다. 당장에 필요한 것도 아닌데 언젠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니고 있는 것들이 많다.
내 삶에서 마지막까지 버리지 않을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스님의 당부처럼 내가 끝까지 버리지 않을 것은 좋은 글을 쓰는 것임을 되새긴다. 다른 욕심 버리고 이름값을 하며 살아야겠다. 그것이 나 답게 사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살아줄 수 없는 나 다운 삶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