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속의 레터 Nov 28. 2019

정말 말하는 대로 이루어질까?

말하는대로 Ι 처진 달팽이

사실은 한번도

미친듯 그렇게

달려든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봤지

일으켜세웠지 내 자신을.



인생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  '말하는대로' 입니다.

유재석이 불러서 일까요,

그 누구도 '말하는 대로 이루어 진다' 라는 그의 가사에 반박하지 못합니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유재석이 정말 치열하게 오늘 이 자리까지 올라왔음을요.

최고의 MC가 되겠다고 했을 때, 

아나운서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그를 비웃을 때,

그는 포기하지 않았던 겁니다.


자기 스스로를 산 증인으로 떳떳히 보여주며

'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라고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이 노래.

간만에 우연히 이 노래를 들었습니다.

한동안 듣지 않았던 플레이리스트 끄트머리에

살포시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어자피 안될 거야.'

'더 이상 내 인생에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들로 가득 차 우울감으로 고생하고 있던 저는

(현재 20대 후반 백수)

이끌린 듯 이 노래를 틀었고, 1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카페에서 주구장창 이 음악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말하는 대로 모두 이루곤 했던 몇년 전의,

패기 넘치던 20대 초반의 제 모습이 기억났습니다.


모두가 '네 성적으로는 절대 못가' 라고 말했던 경희대에 합격하며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20살의 수경이.


만년 영어 모의고사 3등급 고등학생에서

고등학생 영어 과외를 하게 된 22살 대학생 수경이.


돌연 연극영화학과로 전과해서 배우가 되겠다며

1년간 휴학하고 돈을 벌어 학원을 다닌 23살 수경이.


'해외 연수를 꼭 해보고싶어!' 다짐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두 달 동안 호주 시드니에서 인턴 생활을 당차게 해낸 24살 수경이.


연극영화학과의 모진 얼차려와 

심한 군기를 모두 이겨내고, 전과생이라는 차별도 이겨내고

졸업 공연 주인공을 따내고 마침내 대학로에 입성한 25살 수경이. 


무스펙 예체능 출신이지만 졸업하고 3개월만에 콘텐츠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하며 첫 직장생활을 성실하게 해낸 수경이.


소소하고 작은 것들이지만,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이뤄냈던 과거의 저 자신들이 

기특하고, 또 토닥여주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정말 말하는 대로 이루어질까?' 라는 질문에 대해선

아직도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는 너무나 혼란스럽고 외롭거든요.

나이만 먹어가는 것 같고, 능력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제 나이에 성공하는 아이돌이나 운동선수를 보면 참 멋있으면서도

자괴감이 들거든요. 

그래서 늘 유튜브를 돌아다니며 인생 선배들의 조언을 찾아 들으며

겨우겨우 희망을 붙들고 있는 상태지요.


하지만, 큰 용기를 내서,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안될지라도, 실패할지라도요.

많이 힘들 것이고, 울기도 하겠지만 버텨내볼랍니다.


글을 쓸거고, 작가가 되고 싶어요. 

외국어를 배워서, 외국에 나갈 거고요.

10년 뒤엔 저만의 책방을 만들고 싶어요.

유튜브를 통해서 저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요.


"여러분! 여기 강수경이 있어요! 존재감도 없고 가진것도 없지만 

여기 이렇게 열심히 살고있어요!" 하고 말하고 싶어요. 


저 자신과 더 친해질거에요.

내 마음이 행복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살펴볼거에요.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인 '선덕여왕'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

"내가 변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 라는 대사요.

속는 셈 치고, 딱 한번만 더 그 말을 믿어볼래요.



함께 하실 분, 거기 어딘가에 계신가요?




이전 01화 미래의 나에게 텔레파시를 받아본 적 있나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