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하자.
작고 일상적인 것에 감사하기!

1월 28일. Day 5 in 후쿠오카

by 사진 찍는 미미

오늘의 일정

*후쿠오카 타워

*후쿠오카 박물관


면세점에서 사 온 누룽지를 끓여 든든하게 먹고 오늘의 일정을 살펴봤다.

언제나 휴일인 요즘의 나와는 상관없지만, 오늘은 토요일이다.

여기에 오기 전의 요일과 날짜는,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나의 스케줄과 가족의 스케줄을 염두에 두고 조절해야 하는, 웬만한 직장인 못지않게 늘 기억하고 챙겨야 하는 것이었다.

가끔 무언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 것을 제일 먼저 포기해야 되면 불뚝 화도 나고, 안타깝기도 하였었다.

지금은 날짜와 요일 관계없이 일정표만 들여다본다.

이것만으로도 ‘자유시간’이란 선물이 주어진 것임을 알아야 했고 감사했다.


오늘은 후쿠오카 타워로 간다. 니시진 역에 도착하여 출구를 찾다 보니 왼쪽에 마트가 있는데 서울식당이란 간판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한국식당이 있다고 가족에게 알리고, 이따 돌아오는 길에 들러 보리라 맘먹는다.

지하에서 올라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 주저하다가 주차 안내를 하는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10미터 정도 걸어서 오른쪽으로 돌아가야 하는 곳까지 나와 함께 가면서 지금 여기서 안 보이지만 이리로 쭉 가면 나온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재차 확인한다.

歩いて行きますか?(걸어가실 건가요?)

이때 짐작했다. 걷기에 멀구나...

하지만 걷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바닷가 쪽이라? 그리고 느낌에 현대식 건물을 짓고 있는 동네라? 그런지

가는 길이 볼거리 없이 재미없고, 찬바람이 불고,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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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타워까지 가는 길은 예상대로 멀었다. 길이 복잡하진 않았는데. 20여분은 넘게 걸은 것 같다.

후쿠오카 타워에 도착하여 입장권을 사고 타려고 하는데 표를 받는 여직원이 나에게 한국 사람이냐고 묻는다.

맞다고 하니 원래 나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고 한 직원남자한테 눈짓을 하더니 나랑 함께 탄다.

그러더니 한국말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우리 둘이 탄 엘리베이터였다. 젊은 사람인데 말씨가 교포 같지는 않았다.

내가 한국사람이라 배려를 해준 그 마음씀이 정말 고마워서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헤어졌다.


맨 꼭대기 층에 내렸는 데 휘리릭 한 바퀴 도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을 듯 별로 넓지는 않았다.

바로 다시 내려오기에는 아쉬운 맘에 밖을 내다보며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본다. 제법 높은 곳에서 파란 하늘과 구름바다와 지상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있었다.

언제 다시 와 볼까 싶은 마음에 1층을 걸어 내려와 카페에 들러 커피를 주문했더니 옛날옛날에 마셔봤던 느낌의 요즘 커피와는 거리가 먼 맛없는 커피다. 한잔 가격이 어찌나 비싼지... 옆 테이블의 커플처럼 소개팅할 때나 들어오는 곳이군 하면서 작은 잔의 커피지만 남김없이 다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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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와서 궁전처럼 꾸며놓은 바닷가 옆 건물로 갔다. 아까 설명에 의하면 결혼식이 열리는 곳이라는 데...

참 예쁘게 꾸며 놓았다.

바닷가에도 사람들이 있다. 파란 바다랑 색이 잘 어울리는 건물.

마침 결혼식이 있는지 기모노 입은 하객들이 왔다 갔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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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산책 겸 천천히 걷다가 후쿠오카 박물관으로 갔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 건물도 아주 멋지게 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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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전시가 있나 들어가 보니, 입장료 2만 원, 만화다. 나의 관심사가 아니니 패스하기로 한다.

의자에 앉아 잠시 쉬다가 나왔다.

다시 니시진 역으로 걸어오는 데 갈 때 보지 못했던 만화와 캐릭터 그림 안내가 있길래 찾아보니 사자에상 거리라고 되어있고 귀여운 동상이 몇 개 있다.

세이난가쿠인대학교라는 제법 예쁜 빨간 벽돌의 건물도 있다.

후쿠오카 타워만 찾아 앞만 보고 걷다 보니, 못 보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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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는 곳뿐만 아니라 가는 길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봐야 했어야 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거란 말이 실감이 되었다.

직진 할머니처럼 주변도 살펴보지 않고 무작정 목표지점으로 걷기만 한 모양이다.

다시 찬찬히 주변을 살펴보니 예쁜 카페 간판도 보이고, 다리도 있다

올 때는 멀리 우뚝 솟아오른 타워 꼭대기만 보고 오느라 삭막하게 느껴졌던 거리가 아기자기 예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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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진 역에 와서 아까 그 서울식당에 갔다.

사실 뭘 먹을까 메뉴도 고민하며 다시 찾은 곳인데,

보고 싶은 대로 본다고 와서 보니 서울식당이 아니고 "서울 시장"이었다. 우하하^^ 웬일이야?

여하튼 아주 반가웠다. 큰 마트 한 곳에 한국 음식 재료랑 과자를 파는 곳이었다... 떡볶이, 연두부랑 순두부 소스를 샀다. 4개가 들었으니 4번은 끓여 먹겠다. 한국음식 안 먹고 버텨보리라 했던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고, 배낭에 꾹꾹 담은 재료는 무겁기는커녕 먹을 생각에 어깨춤이라도 출 것 같았다.

저녁식사로 서울시장에서 사 온 순두부재료에 어묵, 소시지 숙주나물을 넣고 매콤하게 끓인 순두부찌개가 나의 몸과 마음의 피로를 한 번에 날려 보내주었다.

될 수 있으면 현지음식으로 견뎌보고자 했던 생각은 생각뿐이었었다.

계획일 뿐이었다. 계획과 생각이 깨지는 행복은 참으로 컸다.


사실 그동안 초저녁부터 추위에 얼었던 볼이 녹으면서 몸이 따뜻해지면서 그냥 잠이 들었었다

여전히 난방의 조절에 실패해서 중간에 일어났지만, 이내 다시 잠들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잠이 안 온다.

낮에 아깝다고 다 마신 맛없는 커피 탓인가?

잠을 청하려 누워서

낮에 활기찼던 나의 컨디션과 길을 가르쳐주던 친절한 아저씨와 안내해 주던 한국인 직원 높은 타워와 예쁜 건물, 파란 바다와 박물관 건물을 떠올리며 오늘 하루를 마감하며 잠을 청했다.

이것만 명심하자. 작고 일상적인 것에 감사하기!


아침에 미국 막내딸네랑 영상통화를 했다.

한국, 일본, 미국... 좋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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