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월세 따박따박'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일하지 않아도 매달 월세가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나 바쁘고 힘든 직장 생활에 쪄들어 있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이 세팅이 되면 당장 회사 때려치울 수도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매달 고정적으로 월세가 들어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래서 이런 '월세 따박따박'이라는 말에 이끌려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런 환상을 가지고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지만 항상 현실과 이상은 괴리가 있는 법.
가장 흔히 직장인들이 실수를 범하는 것이 분양상가를 분양대행사 말만 믿고 고수익으로 매달 높은 월세가 나오다는 말만 믿고 덜컥 계약금을 쏘고 나중에 입주 시 임차인을 들이지 못하고 몇 년째 공실로 두는 사례가 발생한다. 설상가상으로 팔려고 해도 상가는 수익률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분양가를 한참 내려서 팔아도 팔릴까 말까 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오늘은 지인이 '따박따박 월세'의 로망을 가지고 투자한 상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지인은 과거 영어 수업으로 알게 된 사람이다. 우리는 수업으로 친해져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이 지인은 신도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을 졸업했고 아깝게 목표했던 통역사 자격증을 따지는 못했지만 나름 잘나가는 영어학원을 운영하면서 젊은 나이에 돈을 많이 벌었다.
너 학원 잘 된다며?
네 나름 괜찮아요.
부럽다. 흐흐
에이 뭘요?
요즘 힘들어 죽겠어요.
왜?
2년 전에 마트 가다가 우연히 상가를 분양한다고 어머니와 함께 들렀다가 분양사 말만 믿고 계약을 했는데 지금 공실이라 머리가 아파요. 팔려고 해도 팔리지가 않아요?
저 학원 수입이 들쭉날쭉해서 이 생활도 오래 못할 것 같아서 '월세 따박따박' 생각하고 분양 딜러 말만 듣고 투자를 했는데....
그런데
왜?
얼마에 샀는데?
8.5억이요
몇 평을?
22평 1층이요
수익률은 어떻게 예상했는데?
딜러가 임차인을 이미 세팅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계약서까지 보여주더군요.
보증금 4천만 원 480만 원이고 편의점이 들어올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 정도면 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마침 제가 모아 둔 돈과 대출을 일으켜서 계약을 했어요.
그래 그럼 나쁘지 않은데 왜?
그게 옆 상가도 세팅이 되어 있으니 추가로 함께 구매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엥?
거기는 국내 중견 커피숍이 임차를 하려고 해서 여기도 계약서를 이미 썼다고 하더라고요.
거기는 얼마인데?
33평이 7억에 보증금 3천만 원에 450만 원이요
평수가 더 큰데?
약간 뒤쪽 라인이라서요 하지만 대로변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로를 끼고 있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오호 그래? 나쁘지 않네.
그런데 뭐가 문제야?
분양 계약서를 작성하고 완공이 돼서 입주를 할 시점이 되니까. 임차인들이 사정이 생겨서 계약을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계약금은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하겠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는 계약금이 공짜로 생겨서 좋다고 생각하고 부동산에 들러 같은 조건으로 알아봐 달라고 말을 했는데
부동산 사장님이 난색을 표하면서 절대 이 시세로 임차인을 놓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주변을 보세요 상가들이 다 공실입니다.
여기는 신축 상가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러면서 코너 상가도 200만 원 받기가 힘들 것이고 후면 상가도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그전에 계약서를 부동산 사장님에게 보여드렸어요.
분양 대행사에서 이렇게 계약서까지 작성해서 수익률이 이 정도니까 매매가도 저렴한 거라라고 했는데
그렇지가 않나요?
얘네들 이거 수법인데, 수법에 당한 것 같은데요.
수익률 높다고 가짜 계약서까지 작성해서 분양하려고 이런 일들은 이 바닥에서는 너무 비일비재해요.
주변 임대 시시에도 조사 안 하고 분양대행사 말만 무턱대고 믿고 계약을 했구먼.
네?
그런데 계약금 위약금은 제가 받았잖아요.
그 사람들도 위약금 물려면 손해잖아요.
그건 이미 분양가에 포함시켜서 분양가를 더 높이 책정한 거야.
지금 뭐라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너무 높게 분양을 받았어.
우리 사무실 이렇게 분양받아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 힘들어 죽겠다.
이 시세로는 절대로 임차인 맞출 수가 없어.
그럼 매도는요?
제가 분양받은 가격으로 매도하면 안 되나요?
상가 잘 모르시나 본데. 상가는 수익률과 직결해서 매매가가 결정돼
즉 수익률이 좋으면 분양가가 높고 낮으면 매매가가 낮게 형성되는 거예요.
즉 이 정도면 월 200백만원 맞추기 쉽지 않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매매가는 5억이 안될 것 같은데..
네?
4억을 손해로 팔아야 한다고요?
손님한테 미안한데 그 정도가 시세가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살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그럼 분양받고 대충 7억 정도가 손해가 난 거네.
아휴~~쩝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한숨이 나왔다.
이건 상가 분양 대행사들이 정석으로 하는 편법인데..에 궁
고 분양에 임차인 세팅, 그리고 입주 시 계약 파기
많은 사람들이 수익형 상가도 아파트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파트도 새 아파트가 좋은 것처럼 상가도 새 상가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상가는 철저히 수익률로 접근해야 한다. 새 상가와 헌 상가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저 수익률 좋은 상가만 존재한다. 그래서 신축 상가가 들어오면 주변에 반드시 기존 상가들에 대한 시세 조사를 최소 5군데 이상은 동일층, 동일 평형, 동일 라인 등으로 객관화해서 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신규 분양상가 중에 진짜 목이 좋아 수익률과 상관없이 분양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 진짜 시세는 임차인 계약이 두 번 정도 돌고 나면 진짜 시세가 형성된다. 즉 4~5년이 흘러야 진짜 임차시세가 결정되며 이 수익률에 따라 매매가도 형성되는 것이다.(그래서 대부분의 상가 시세는 분양가에 작게는 20프로 많게는 50프로까지도 떨어진다.)
이 친구는 '매월따박따박'의 큰 로망을 투자를 했지만 당장 -7~8억의 손해를 가지고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투자금에 반 이상을 대출을 일으켜 매수한 상태여서 현재 금리가 두 배 이상 오른 상태여서는 수익률이 더욱 악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매매가도 동반 하락되고 있어 마음이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