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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한 부동산이 1억이 떨어진다면...

by 머쉬


만약 당신이 매입한 부동산의 가치가 갑자기 1억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드디어 부동산이 떨어지는구나 생각하고 손절 타이밍이라고 판단하고 매도를 결정하겠는가?


아마도 매수한 부동산이 1억이 떨어졌다면 패닉이 올 것이다. 더군다나 몇 11억짜리가 10억 하는 고액 물건이 아니라 4 억하는 것이 3 억한다면 피부로 느끼는 감이 완전히 다를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필히 하락의 전조라고 생각할 것이다.


대부분은 아마도 이렇게 생각을 하지 않을까?

내가 타이밍을 잘 못 잡았나?

이 정도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어떤 사람은

나는 왜 이렇게 재수가 없지.

왜 나만 안되는 걸까?


이런 자괴감으로 부랴부랴 손 절매를 하지 않았을까 한다.

반면에 조금 투자를 느긋하게 하는 사람들은 에잇 일시적인 것일 것이야.

다시 반등하겠지. 좀 참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과연 당신 같으면 어떤 포지션을 취할 것인가?(한번 심각하게 고민해 보기 바란다.)


그럼 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과거 2년 전일이다. 주변 신규 아파트 공급으로 전세가가 갑자기 하락하기 시작했다. 나는 인근에 다수의 아파트를 소액으로 매수한 타이밍이어서 '역전세'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당해 년에 3개의 전세 재계약이 있었다. 다행히 임차인과 원만한 합의를 통해 어떤 물건은 전계 약과 동일하게 계약을 했고 어떤 아파트는 500만 원 정도 내려서 새로운 임차인과 계약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임차인이 나의 투자 동반 파트너 내지는 후원자라고 생각하고 굉장히 잘해준다.)


그러던 중 이 지역이 갑자기 조정 지역으로 발표가 나면서 거래가 뚝 끊기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투자자들의 청정지역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곳이었는데 정부규제가 발표되면서 거래가 완전 올 스톱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신규 공급으로 인해 전세가도 빠지기 시작했다.


내가 매입한 아파트를 4년 전에 살 때 3억에 샀었다. 그리고 점차 오르기 시작해서 4.6억까지 올랐었다. 하지만 갑자기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서 3.7억까지 빠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오를 때만 해도 음 역시 나는 투자의 귀재야 하면서 자화자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급락하는 것을 보고 내가 투자를 잘 못 한 건가? 하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나는 인근 주변 시세 조사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신규 공급이 많기는 하지만 이 지역이 시세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아니 상대적으로 많이 낮았다. 갑자기 신규 공급으로 인한 전세가 하락과 조정 지역 발표가 악재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바로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나는 부동산으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혹시 매매가 하락으로 인해 급매 나온 것 있냐고 물어보았다. 마침 미국 교포가 부동산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급하게 매물을 처리하려고 내놓은 것이 있다고 했다.


매매가: 3.6억

전세가: 2.9억(당장 실투 7천만 원 소요)

전세 만기: 6개월 후


당시 전세가는 2.8억이었지만 6개월 후면 신규 공급 입주가 끝나고 전세가가 반등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장님과 협의를 한 후(가능하냐고? 나는 그분과 이런 식의 계약을 많이 했다. 그 사장님은 계약 성사에서는 정말 전문가이다.) 잔금을 6개월 후에 체결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일단 계약금 3.6천만 원을 만들어야 했다. 난 사장님과 협의를 하여 5프로만 지급하고 5프로를 사장님이 빌려주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한다. 당시만 해도 나는 많은 아파트를 매입한 상태여서 더 이상 돈이 없다는 것을 사장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분 또한 거래의 신(?)이기에 6개월 후면 전세가가 상승하면서 투자금이 작게 들어갈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다.


나는 어찌 되었든 6천만 원을 만들어야 했다. 고민고민 끝에 서울에 있는 빌라를 월세로 내놓았는데 몇 달째 안 나가고 있는 것을 전세로 돌리기로 했다. 다행히 전세로 돌리자마자 바로 계약이 성사되고 현금이 확보되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이 빌라는 대출이 껴있는 상태여서 월세로 대출이자를 상쇄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월세보다는 전세로 돌려서 투자를 하는 것이 훨씬 큰 이득이라고 판단을 했던 것이다.


계약 2~3세 달이 남겨진 상태여서 서서히 전세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매가도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심 기분이 좋았지만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계약 해지를 하면 어떻게 하지? 중도금을 몇 백만 원이라도 넣었어야 하나? 불안감이 몰려왔다. 다행히 그분은 미국에 살고 있어서 중간 시세를 정확히 잘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계약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6개월 후

계약 당시 시세: 4.5억

전세 세팅: 3.15억(실투자금 4.5백만 원)


당시에 갑자기 시세가 하락하는 것을 보고 부동산을 잘 모르는 사람은 그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보유한 물건을 성급하게 던졌다. 갑자기 하락의 공포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하락기를 5년 동안 견디면서 몸소 체험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원래 위치로 돌아오고 향후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비해 정부 규제로 인한 단기 조정으로 이 지역이 아직도 저평가 되어 있다는 것도 한몫을 했다.

내년 1월이면 전세 만기가 도래한다. 원만한 합의를 통해 2년을 더 사시는 조건으로 재계약을 준비 중이다.


전세가: 4.5억(1.35억의 추가 투자금이 확보된다.)

그럼 현재 매매가는 어떨까?

매매가: 7억


2년이 지난 현재 내 돈은 한 푼도 안 들어가고 매매차익 3.4억(세전)이 생겼다.

그리고 1.35억백만원(전세차익)-4.5천백만원(실투자금)= 9천만 원이 현금 확보가 되었다.

조급하고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급한 마음으로 보유 물건을 던졌지만

당시에는 나는 전세가와 매매가가 하락하는 것을 보고 또다시 매수 타이밍이 오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했다.


그 차이가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그 시장에 머물면서 떨어지거나 오르거나 꾸준히 시장을 관찰 한 덕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은 하락을 공포라고 판단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것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워런 버핏이 한말이 기억난다.

갑작스런 시장의 공포는 나에게 절호의 기회이다.

주식(부동산)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흘러들어가게 한다.


머쉿게 살고 싶은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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