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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당신은 절실함이 있는가?

by 머쉬


부동산 투자, 도대체 왜 하는 걸까?


10여 년 전에 부동산이 폭등하면서 나는 회사 선배들이 돈을 버는 것을 보았다.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회사일만 열심히 해도 모자란데 왜 쓸데없이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인지? 나는 대기업 직장인으로서 충분히 안정적이고 월급도 많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선배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회사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하네? 회사에서 인정을 못 받으니까 딴짓을 하지..

나는 그들을 무시했다.


마치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공부는 못하고 운동만 하는 친구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그렇다고 나는 공부를 잘하지는 않았다. 무시당하는 쪽이었지만.ㅎㅎ)


그런데 갑자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회사에 구조조정이 불어닥쳤다.

1순위는 인사고과가 제일 안 좋은 사람들 위주로 짐을 싸야 했다. 이는 나이 고하와 상관이 없었다.

내 후배도 집을 갔고 동기도 집을 갔다.

그리고 다음은 실력이 있는데도 라인이 없는 나이 많은 선배들이 대거 집으로 갔다.

이유는 나이가 많다는 것이 전부였다. 혁신이라는 이유로. 쇄신이라는 이유로.. (물론 내막은 고액연봉자의 고정비를 줄이기 위함이겠지만...)


서울대 나온 동기도 자기 의견을 팀장에게 어필하다 항명이라고 잘 못 보여 인사고과를 3연 연속 최저점을 받고 일 순위 대상자가 돼서 집에 가는 것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나는 당시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저렇게 잘나가는 선배도, 학벌 좋은 동기도 집에 가는 것을 보고..

어렵게 준비해서 들어온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했던 대기업이 평생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뭐라도 해야 했다. 이직을 해야 하나? 나의 회사를 차려야 하나? 해외로 가야 하나?

다른 선배들처럼 재테크를 해야 하나?

많은 고민에 고민을 하게 된다.


이직을 한다는 것은 이보다 좋은 회사는 우리나라에 없다.

그럼 해외로 가야 하나?

내가 과연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회사를 차려야 하나?

나한테 가진 것이 무엇이 있지?

회사를 차릴 돈이 있는가?

충분한 경험과 실력이 있는가?

일을 따올 영업능력은 있는가?

재테크를 하기 위해 종잣돈과 실력이 있는가?


이런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일단 뭐라도 해보자 하고 시작한 것이 해외 취업과 부동산 투자였다.

해외 취업을 위해 해외 취업한 선배들이나 유사 사례들을 공부했고 취업하기 위해 나의 브랜딩을 높이기 위해 국내 전시 및 해외 전시를 하게 된다. 그리고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해 성공한 사람들의 책과 수업을 열심히 듣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의 열정에 비해 결실은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결실이 없다 보니 1년 2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한다. 거의 포기할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그러던 찰나에 함께 수업을 듣던 중 같은 디자인과 출신의 형을 만나게 된다. 그 형은 투자를 정말 전투적으로 하는 분이었다. 물병 하나만 들고 한 여름에 하루 종일 도보 임장을 매일 하는 전업 투자자였다. 그분은 과거 광고 회사를 관두고 현재는 전업투자자의 길을 걷고 있었다.

나는 현재 2년 차의 직장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으며 서서히 부동산에 관심이 식어 가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

그 선배는 나를 한참 응시하더니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너 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거야?

그야 돈 벌려고 하지요... 회사도 얼마 못 다닐 것 같고... 노후도 걱정되고..

너 회사 월급이 작아?

작은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엄청나지는 않아요.

그럼 그 월급으로 그냥 편안히 회사 생활하면 되잖아

왜 사서 고생을 하려고 하니?

회사는 나의 미래가 없잖아요.

그럼 이렇게 부동산 투자를 하면 너의 미래가 보장되니?

네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면 노후는 보장된다고 생각해요

그래

그럼 하루에 몇 시간씩 임장을 다니니?

매일은 안되고 주말에만 다녀요

주중은 회사일로 너무 바쁘거든요. 매일 야근이 많아서요


종잣돈은 열심히 만들고 있니?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서 현재는 거의 모으지 못하고 있어요


결혼하기 전에 모아둔 4천만 원이 전부였는데 투자를 시작하고 경매로 한 채를 운이 좋아 낙찰을 받고 돈이 묶여서 이제는 돈이 없어요. 돈이 없다 보니까 약간 흥미도 떨어지고요.

너 이러다 부동산 투자는 포기하겠다.

왜요?

다들 그렇게 시작해서 그렇게 끝나.

그게 무슨 말이에요?


처음에는 동기부여가 확실해서 시작을 하지만 한두 채 사고 나면 돈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뜨거운 열정은 천천히 사그라지지. 그리고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 때문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다들 이런 핑계로 다시 본업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나는 너무나 많이 봐왔어?

너는 왜 그 사람들이 투자를 지속하지 못하고 본업으로 돌아가는 줄 알아?


그건 부동산 투자를 그냥 사이드 알바 정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 즉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회사일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야. 대부분의 직장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처음에는 그래 노후를 위해 해보자 하지만 1~2년 해보면 생각보다 기대한 수익이 안 나오거든 그리고 힘은 힘대로 들고 그러니 내가 뭐 하는 것인가? 이런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에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본업으로 돌아가는 거지.


나는 전업투자자잖아. 나는 이것 외에 현재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나는 정말 절실하거든. 나의 미래를 모두 부동산 투자에 걸었거든. 나는 성공한 사람의 수업을 한번 듣지 않아. 강사님에게 이야기하고 3~4회씩 반복으로 듣지. 거의 외울 정도로, 그 사람의 투자 마인드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반복해서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득할 정도로 말이지.


나는 도보로 매일 하루 종일 임장을 하면서 부동산 사장님을 모두 만나고 다녀 커피도 지긋지긋하게 먹었지. 모든 시세의 아파트 시세를 꽤 뚫고 있지. 그래도 나에게 급매가 안 올 때도 많아. 나는 나에게 올 기회를 만들고 준비를 하고 있는 거야.

잘 생각해 봐. 너는 정말 절실하니? 혹시 너의 월급을 믿고 너무 설렁설렁하는 것 아니야? 너 또한 그냥 사이드 잡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그랬다. 나는 절실하지 않았다.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지. 치열하게 하지 안 했다. 종잣돈 열심히 모으지 안 했다. 그 선배가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신용카드를 잘라야 한다. 매일 만날 때마다 입이 닳도록 매번 이야기했었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투자에 대한 생각은 열심히 했지만 행동은 그러지 못했다.


그때 나는 그 형을 보면서 스스로에 대한 많은 반성을 하게 됐다.

과연 나는 부동산 투자에 절실함이 있었는지. 그리고 정말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되고 싶은지를 되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매일 임장과 퇴근 후 물건 검색 토요일이면 무조건 임장을 실천하게 된다. 그 선배는 현재 쏘쿨이라는 필명으로 현재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고 유명한 부동산 스타 강사가 되었다.

혹시 당신도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은데 잘 알 되지 않고 있다면


그냥 한번 해보지 하는 사이드 알바 정도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라.

나는 과연 절실한가?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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