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건강 검진을 했다. 생각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일단 혈압이 140이 나왔다. 혈압이 높다는 것은 체중이 과체중을 의미한다. 코로나로 인해 헬스장을 안 가기 시작하면서 몸무게가 급속히 늘고 있다. 물론 음주 또한 체중을 늘리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나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투자를 시작하고 항상 아침에 헬스장에 들러 운동을 했다. 처음 시작은 조금 힘들었지만 6개월이 지나면서 내 몸이 받아들여졌다. 화장실 가듯이 헬스장 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처음에는 꾸역꾸역 헬스장 가기는 힘들지만 땀을 흘리고 샤워를 마치고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냉커피 한 잔을 마시면 하루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몇 년을 꾸준히 운동을 한 결과 내 몸은 몰라보게 달라졌고 어느새 나도 모르는 자신감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해도 본능적으로 헬스장을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른 일 때문에 가지 못하게 되면 내 몸은 찌뿌둥해졌고 기분 또한 좋지 않음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지 10여 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다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면서 회사 내 헬스장은 잠정 폐쇄 되었고 조만간 개장하겠지 하는 핑계로 운동을 멈추었다. 처음에는 코로나 핑계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외부 환경으로 스스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1년이 흘렀다. 꾸준히 운동하던 내 몸은 갑자기 긴장이 풀어지면서 몸 무게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고 덩달아 혈압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갑자기 내 몸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폐쇄된 헬스장보다 외부에서 걷는 것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외부에서 걷는다는 것이 여러 가지 방해요소가 많았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너무 춥거나 이런 것들이 내가 걷지 못하게 하는 핑곗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자연스럽게 걷는 횟수는 줄어들었고 거의 운동을 멈춰버리게 되었다.
이런 아주 작은 외부 저항이 오늘만 미루자라고 하루를 포기한 것이 벌써 1년이 넘어 버렸다. 그리고 몸무게는 조금씩 늘어났고 혈압 또한 서서히 높아져만 갔다.
오랫동안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운동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투자도 꾸준히 운동처럼 해야 한다. 한번 손을 놓으면 다시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시작하고 싶지만 갖은 핑계를 대면서 내 안에서 안 해야 하는 이유 10가지를 만들게 된다.
과거 나도 부동산을 처음 시작할 때(2018년)는 2~3년 동안은 정말 열심히 했다. 매일 퇴근 후 경매 물건 분석하고 어떤 때는 물건 분석으로 흥분하면서 밤을 새운 적도 많았다. 서울, 수도권 물건부터 전국에 있는 물건을 다 찾았고 저평가라고 판단되는 물건을 찾으면 그렇게 흥분하는 일이 매일 같이 반복되었던 것 같다. 퇴근 후 임장하고 토요일에도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수도권을 임장하고 밤늦게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돌아오는 지하철 막차에 덩그러니 혼자 앉아 있을 때는 내가 뭐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보다 하루 임장을 마쳤다는 마음에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몇 차례 낙찰을 받았지만 낙찰가 보다 매매가가 더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하고 있지? 하는 자괴감 같은 것이 들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물건 분석하는 빈도도, 임장 가는 횟수도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투자에 대한 열정은 식고 나는 투자와 안 맞는구나 스스로 포기를 하려던 찰나에 그래도 이런 비수기에 성공한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서점에 들렀다.
그런데 익숙한 이름의 책의 저자들을 발견하게 됐다. 그 들은 몇 년 전에 나와 함께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이었다.
비수기에 맞는 투자전략으로 '꼬마 아파트', '수익형 물건(다가구, 오피스텔, 상가, 지식 산업센터)에 투자를 하여 성공하였던 것이다.
나는 당시에도 여전히 시세차익형에 투자를 하였지만 이들은 반대로 이 비수기 흐름을 알고 매월 수익이 발생하는 곳으로 투자 전략을 바꿨던 것이다.
나는 거의 포기할 정도로 내려놓은 상태에서 그 동기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데 된다. 그리고 다시 물건 분석과 임장을 꾸준히 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그 이후에 수익형으로 갈아 타지 않았다. 대신 경매 대신 급매 위주의 저평가 지역을 발굴하여 투자를 하게 되어 대박을 내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금요일 오후나 토요일이면 도보나, 자전거로 임장을 간다. 이것은 나의 10여 년간 빠지지 않고 하는 투자 루틴이다. 그리고 퇴근 후 한 시간 정도는 인터넷으로 시세 체크와 저평가 지역 및 부동산 이슈와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당장은 투자에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투자의 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거르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나도 운동을 하지 않는 핑계를 만들었었다. 1년 후 나는 몰라보게 내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느꼈고 건강검진에서 결과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나는 몇 달 전부터 퇴근 후 매일 1시간씩 걷고 있다. 하지만 며칠 전 건강검진에서는 그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루틴이 6개월 1년이 되면 반드시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혹시 투자를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지금 시작하면 많은 저항들이 있을 것이다. 당장 시작해도 수익이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루틴을 지금 시작하지 않고 환경이 좋아져서 시작한다고 하면 그때 투자가 좋은 시기인 것을 알 수 있을까?
그 좋은 시기를 맞기 위해, 오늘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투자는 매일 매주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머쉿게 살고 싶은 -머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