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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글 쓰는 방법

에라 모르겠다 자유글쓰기

by 치유언니

평소보다 아침 일찍 출근했다가 퇴근해서 수육을 만들어 저녁 먹었다. 마음은 책방으로 오고 싶었지만 남편 눈치가 보여 잠시 앉아 <태양상사> 드라마를 함께 봤다.


8시 30분에 딥까르 수업이 있다. 티베트 스님 캉세르 린포체의 법문 듣는 시간이다. 은근슬쩍 책방으로 왔다.


나는 종교가 없다. 엄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엄마는 나만 보면 하나님 말씀을 전하신다. 내가 딥까르 수업을 듣는 이유는 6년 과정이 무료이기 때문이다. 린포체 스님의 법문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람림의 <티벳 스승들에게 깨달음의 길을 묻는다면>을 교재로 삼아 법문과 함께 공부한다. 오늘같이 연재 글을 써야 하는 날에는 법문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줌에 접속해서 들으면서 글감 생각한다.



이번 주는 원고 쓰느라 에너지를 많이 써서인지 연재 글감이 떠오르지 않았다. 드라마를 봐도, 책을 읽어도 이야기를 나누어도 주제가 생각나지 않았다.


어떤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까 고민한다. 고민해도 머리만 아프다. 시간이 없으니까 마음만 바쁘다.


법문 들은 내용을 쓰고 싶지만 외부 공개 불가다. 오늘 아침 책 쓰기 수업 내용 중 메시지 뽑아둔 걸로 쓰기 시작했다.


글이 잘 풀리지 않는다. 글감은 많고 쓸 말도 많지만, 생각도 많고 몸도 피곤하여 죽을 맛이다. 그럼에도 나는 글을 한 편 써야 한다. 새 블로그 창을 열어 다시 쓰기 시작한다.



연재글에서 소개한 방법처럼 해본다. 입 풀기, 말하면서 써본다. 몸풀기, 옷이 답답해서 반팔과 반 바지로 갈아입었다. 스트레칭도 해본다. 정신이 좀 들까 하여 세수도 했다. 어깨를 으쓱으쓱하며 긴장도 풀어본다. 마음 풀기와 삶을 글로 풀기, 지금 나는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글을 쓰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지금 내가 마감 시간에 쫓겨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미뤘기 때문이다. 초고 마감도 수요일 연재 글 마감도 둘 다 중요하다. 엄밀히 말하면 책 쓰는 원고보다 연재글 마감이 우선이다.

오늘 아침에 초고를 반 이상 썼다. 그 시간에 연재 글을 썼으면 지금 이렇게 마음이 쫄리지 않을 거다.

마감 효과를 제대로 맛보고 싶었나? 그럴지도 모른다.





어! 글 쓰다 보니 주제가 나왔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글 쓰는 방법'아무 말이나 자유롭게 먼저 써보기'다.


있었던 일, 느낌 감정 생각을 두서없이 적는다. 이 방법은 글쓰기 하다가 내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글이 막힐 때 메모장을 열어 마구 키보드 달리기 한다. 아무 말 대잔치 하다 보면 어떤 말을 쓰고 싶은지 알게 된다.

다시 원고로 돌아가서 이어 쓰거나 순서를 바꿔 쓴다.

오늘은 평소처럼 2,000자 이상을 쓰지는 못할 거 같다. 무턱대고 시작한 자유로운 글이다. 어떻게 끝날지 다 쓰기 전까지는 모른다. 그냥 쓰는 거다.

그동안 요약 독서법 배우고 훈련하느라, 원고 몰아서 쓰느라, 집안에 신경 쓰이는 일 생각하고 처리하느라 머리에 과부하가 걸렸나 보다. 이럴 때는 나를 자유롭게 놓아주는 게 좋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게 도움 된다. 하고 싶은 말 아무 말이나 쓰면서 생각을 토해내는 거다. 머리가 돌아가지 않을 때는 나를 자유롭게 놓아줘야 한다. 온몸에 긴장을 풀고 좋아하는 향기를 맡으며 마음의에 긴장을 풀어야 한다.


어제는 남편과 중요한 이야기 하느라 에너지 소진했다. 오늘은 강의 들으랴, 손님 맞으랴 정신없었다.

휴대폰에, 남편의 소리에 신경이 계속 쓰인다. 생각이 집중되지 않는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남은 에너지를 싹싹 긁어 사용하고 있다.


'에라 모르겠다' 하며 나를 툭 내던졌다. 뒤죽박죽 마음대로 썼다.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졌다.



잘했다 미교 작가야. 우리가 원 데이 투데이 글 쓸 거 아니잖니, 요런 민낯도 재미난다.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다음에 이 글을 읽으면 또 다른 글이 탄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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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성장 에세이스트 최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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