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흐르지 않는 물이 되어 계속 고여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낮, 창밖을 바라보며 양치를 하던 저는 창 너머로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주차되어 있는 차에 부딪쳐 조각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순간 지금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죠. 적당히 배가 불러 따뜻하게 데워진 몸과 앞으로 이뤄갈 것들을 생각하며 맑아진 정신, 칫솔로 이 구석구석을 닦아내며 밀려드는 상쾌함과 여유로워 보이는 한낮의 풍경은 근심, 걱정, 아픔을 잊게 해 주었습니다. 곧 배가 고파질 거란 사실도, 벌어야 할 돈도, 무엇이든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것도 모두 잊어버릴 만큼 여유로운 순간이었죠. 이 순간이 참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천국이겠구나, 싶었죠.
이런 기분이 행복일까요. 만약, 행복이라면. 이런 상황이 영원하다면, 전 영원히 행복한 사람이 되는 걸까요? 행복이란, 참 어려운 거 같습니다. 순간 느끼는 이 기분이 행복인 것 같으면서도 곧잘 멀어져 이게 행복이 맞나 싶을 정도로 금세 사라져 버리죠.
잠시간의 좋은 기분을 만끽하고서 다시 해야 할 일을 시작합니다. 얼마 전까지 ‘소확행’이란 말이 유행했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소하다는 말에 작다는 말을 넣어도 어색하진 않아 보여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 속 작은 일에서 확실하게 행복을 느낀다는 말이 저에겐 참 불안하게만 느껴집니다. 마치 양치를 하며 잠시 느꼈던 감정처럼, 곧 부서져버릴 햇살처럼 금세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요.
양치하며 떠올렸던 생각을 곱씹어 봅니다.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 기대, 돈도 금방 벌 것 같다는 기대, 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 잠이 안 온다는 만족, 마치 한 군데도 아프지 않은 것 같은 몸, 문제없는(없다고 생각되는) 인간관계, 한없이 펼쳐진 밝은 미래, 이 기분이 영원할 것 같다는 헛된 생각 등이 있지만 이율배반적이게도 조금만 어긋나 버리면 무너져버릴 것들. 위태롭기만 합니다.
안타깝게도 시간은 흘러가고 나이를 먹습니다. 이 순간을 영원히 붙잡아 둘 순 없죠. 그리고 언제나 불안함 한가운데서 행복을 위해 나아갑니다.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은 ‘미래를 향한 나의 기대’, 꿈입니다. (더 나아질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꿈이란 건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동력원이에요. 정해진 목표를 두고 항해하지 않더라도 궁극적으로 이 좋은 기분을 계속 품을 수 있도록 하며, 삶의 목적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주요 핵심 자원입니다.
오늘도 불안감 속에서 작은 행복이 피어오릅니다. 언제나 불안하고 위태롭지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항해를 이어나가야만 해요. 마치 죽음(실패, 불안, 위태로움 등)이 없는 것처럼, 이 삶이 영원할 것처럼 말이죠. 영원한 삶 속에서 행복이 없다면 얼마나 끔찍할까요. 한 번뿐인 삶 속에서 생을 지탱해주는 꿈이 있기에 살만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