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반도체 엔지니어를 알아? (19)

우리는 대체 무슨 회사인가요?



굉장히 오랜만에 이 주제로 글을 써 본다.

사실 게으르고 귀찮고 엉망이고...... 뭐 핑계다. 18화에서 마무리를 하려고 하다가 문득 갑자기 필이 딱 와서 글을 쓰기 시작해 본다. 어차피 무한정 쓴다고 해도 작가 마음(?) 일 테니 뭐 상관없겠지? 최근에 일어난 변화와 관련하여 한 번 적어보기로 한다.


먼저 인사제도 개편이 있었다.

이 정도면 눈치가 빠른 사람은 바로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어차피 이전 글들을 보더라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한 부분이니 잠시 이야기를 해 보자면......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다. 이거 마케팅도 이렇게 하면 스팸으로 취급을 받을 텐데 거의 매일 '인사제도 개편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메일이 날아왔다. 날아오고 또 날아오고...... 부서장 면담이 있을 때도 슬며시(?) 이야기를 하더라. 대체 뭔 제도 개편이길래 적어본다면...... 상대평가 식으로 딱딱 나눠져 있는 포션을 좀 넓힌다라는 내용과(절대평가라고 교묘히 설명을 하는데 절~~ 대 아닌 듯하다. 또 가이드라인이 내려와서 이렇게만 줘! 이렇게 하겠지) 사 번과 직급을 없애버려서 상대방이 나보다 위인지 아래인지를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 기타 나머지는 뭐 찌꺼기 같은 이야기라 덮어두겠다. 막상 쓰고 보니 개편이 아니라 개악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5년 전에 있었던 어떤 대규모 회의에서 있었던 것을 나름의 생각(어차피 인사팀 생각이겠지만)으로 바꾼 거라고 했다.


어차피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이미 방송에 '뉴~~~, 이 x용의 인사제도 개편' 이러고 동의는 시작도 안 했는데 광고부터 때렸다. 이 이야기는 어차피 통과 못하면 다 죽여버리겠다는 의미였겠지. 뭐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이 단순히 '인사제도 개편 따위 개나 줘 버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러니 내용은 이만 접어두고, 대체 '왜?' 이런 개편을 진행하는 것이냐는 의미이다. 이렇게 바뀌면 좋은 것은 누구일까?


지금 들어오는 신입사원들이다.

내용 중에 보면 몇 년이 지나면 업무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하고 상하급자를 무조건 '~님'으로 통칭하게 한다고 하며 상대평가의 폐해를 다소 줄일 수 있다는 정말 당근(??!!!!) 들이 잔뜩 있다.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되겠지만(아마... 나 같은 사람들?) 일단 당장 입사하는 신입에게는 회사가 새로운 세대를 위해 변화를 하고 있다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회사가 너무 커서 이런 것이 움직이는 속도가 굉장히 늦은 편이긴 했는데 제도 자체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본다. 다만 과정이 너무 거지 같아서 문제였지만 말이다. 어쨌든 어렵게나마 회사가 변화를 하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이라기보다는 주변 회사들의 영향이지 않을까?


네카라쿠배당토

뭔지 알겠는가? 요즘 한국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들의 앞글자를 따온 것이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 마켓 토스... 지금 여러분의 스마트폰을 열어서 이것 중에 하나도 안 깔려 있는 사람은 조용히 이 글에서 사라져도 된다. 근데 솔직히 한 명도 없을 거라도 자부할 수 있다. S전자 제품을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저 어플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모두 깔려 있으니 말이다. 이런 회사가 인기가 많은 이유는? 일단 돈, 그리고 워라밸, 그리고 수평적 분위기. 일단 S/W는 지금 인력난이다. 그러한 분위기가 없다면 과감하게 나간다. 특히 영특한 최근 신입사원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확실하게 쌓기 위해서 이직도 불사한다. 저기 회사들은 그래도 상관없다. 또 좋은 사람 뽑으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중소 S/W 업체는 죽어나간다. 근데 우리는 국내 최고의 대기업인데 왜 이렇게 난리냐고?


제조업이라고 S/W 안 하는 거 아니다.

안 그래도 약하다고 여기저기 다 소문났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마저 저기로 간다. 이미 우리 회사는 순위권 밖이다. 회사에서도 그건 알고 있지만 제조가 중심인 회사가 저런 것을 할 수가 없다. 이건 비단 이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제조업 중심의 회사도 동일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한다? 따라가야 한다. 따라가는데... 따라가는데... 제조업은 지금 몸집을 줄이려고 사람을 잘라도 모자랄 판인데 저렇게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하면 사람이 부족해진다. 그런데 채워주긴 싫다.....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최근 노조도 파업한다고 난리라고 한다.

뭐 사실 노조가 하든말든 회사 입장에서는 그리 관심도 없다. 워낙 규모가 작아서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은 된다. 그것도 금방. 밖에서 바라보는 것과 안에서 바라보는 것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현대차의 노조가 항상 강성 노조라고 난리를 쳐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는 게 우리 같은 상황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그리고 신입들은 더 이상 우리 회사가 최고의 회사가 아니다. 그리고 연봉도 점점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제조하고 개발을 분리를 해야 하나?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 파업하냐고? 다른데 비해서 연봉이 작아서!!(근데 진짜 팩트이긴 하다)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만능 회사로서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조업이 뭐든 산업의 기반이라고는 하나 현재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상태이다. 회사 안에서도 뭔가 차별이 느껴질 정도로 워라밸이 정말 다르다. 그렇게 안 하면 아마 나갈 테니 말이다. 이래서 학과도 흐름을 잘 타야 하는가? 아, 뭔가 조금은 그립다 옛날이여! 근데 우리 회사는 뭐하는 회사야? 뭔가 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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