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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Dec 13. 2024

♬달려라 달려 드래곤아.

월미수산 아쿠아리움 엽편소설#12

까똑


월미 건어물에서 손님을 응대하던 d래곤의 핸드폰으로 카톡이 도착했다. d래곤은 얼굴에 빙그레 웃음을 지으면서 카톡 응답을 하기 시작했다.      


[사장님] 아들! 우리 시칠리아에 잘 도착했어.

[d래곤] 와, 지금 막 도착하신 거네요? 피곤하실 텐데 우선 호텔에서 푹 주무시고 내일부터 제가 짜드린 코스대로 천천히 보고 오세요.

[사장님] 막둥이 일하는데 우리만 놀러 와서 미안해 어쩌지?

[d래곤] 저 시칠리아는 너무 많이 봐서 지겨울 정도예요. 가게는 잘 보고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사장님] 아들, 다음에는 우리 같이 놀러 와.

[d래곤] 아이고 별말씀을요, 사장님, 푹 쉬시고 시칠리아 사진 많이 찍어서 보내주세요. 지금 손님 계셔서 나중에 제가 연락드릴께요.


d래곤은 흐뭇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친절하게 손님응대를 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시칠리아     


d래곤에게 카톡을 보내는 해달부부의 뒤로, 검은 버버리를 입은 이탈리아 남자가 해달부부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검은 피부의 그는 얇은 입술사이에 커다란 시가를 물고 있었는데, 피다 만 시가를 재빠르게 빼서 땅바닥에 버리고는 해달 부부에게 다가가면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오셨나 봐요? 시칠리아에 여행 오신 건가요?"

"오메, 이탈리아 사람이 한국말 잘하네? 맞아요, 우리 시칠리아 한 달 살기 여행 왔어요."


"아 정말요? 여기 시칠리아는 볼 데가 너무 많아서 관광하기 힘드실 텐데 제가 가이드해드릴까요?"

"아니에요. 우리 막내가 여기 시칠리아 잘 알아서 코스 다 짜줬어요. 말이라도 고마워요."


"아 그래요? 아드님이 여기 잘 아시나 봐요?"

"우리 막둥이가 여기 출신이거든. 좃또,, 탑인가?"


"피렌체에 있는 조토의 종탑이요?"

"오메. 자네도 피렌체 잘 아는구먼."


"아드님이 잘 생기셨나 봐요?"

"그러엄. 우리 막둥이가 얼마나 잘 생겼는데. 여기 사진 볼 텨?"     


해달부부는 핸드폰에 있는 d래곤과 월미도 해상공원에서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을 보는 남자의 눈빛이 반짝 빛이 났다.      


"와 여기는 어디인가요? 너무 아름다운데요?"

"여기? 대한민국 월미도지."


"아.. 그렇구나. 월미도 멋지네요. 그러면 시칠리아 여행 잘하고 조심해서 가세요."

"그래요. 다음에 인연이 되면 또 봐요."


남자는 해달부부의 뒷모습을 보면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네, 확실합니다. 조토의 종탑에 있던 A급 드래곤이 확실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월미도에 있습니다. 네. 계속 미행해서 따라다니도록 하겠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남자는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은 후, 해달 부부 뒤를 은밀하게 미행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시칠리아 어느 어두운 회의실 중앙에서 의자에 앉아 커다란 시가를 빨아들이는 남자를 향해 한 남자가 말했다.  


"보스, 우리 시칠리아 마피아 드래곤파 배신자를 드디어 찾았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먹여주고 재워주고 했는데 감히 우리를 배신한 그놈이 지금 대한민국 월미도에 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보스가 말했다.      


"말은 똑바로 해야지. 우리가 먹이고 재우지는 않았다. 그놈이 혼자 알아서 잘 큰거지.“

"그러나, 우리 관할을 벗어났으니 배신한 거는 마찬가지입니다. 응징이 필요합니다."


"으음..."

"보스, 그동안 우리 시칠리아 드래곤파가 여러 번 대한민국을 접수하려 하였지만, 아마존 전기뱀장어 때문에 실패한 것을 만회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 때 옆에 앉아 있는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군복을 입은 대머리 남자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보스. 대한민국에 대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지금이 월미도를 접수할 일생일대의 기회입니다."      

"대혼란? 어떤? 그나저나 너는 군대도 면제받은 놈이 웬 군복이냐? 안 어울린다. 썬글라스도 벗어라.“


"멋있어서 입어봤습니다. 그나저나 국민 상대로 내란을 일으킨 이상한 지도자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신이 온통 그곳에 있습니다."

"뭐? 지도자가 내란을 일으켜? 시칠리아 드래곤 마피아 두목인 내가 우리 조직을 상대로 내란을 일으킨다는 건데 말이 안 되지 않나?"


"그러게 말입니다. 말이 안 되지만 방금 뉴스로도 확인했습니다."      


남자는 TV를 틀어 뉴스를 틀었다. 그곳에는 대한민국 여의도에 모여 촛불시위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저게 시위하는 모습이 맞나? 잔치하는 거 같은데? 살다살다 정권 잡고 있는 지도자가 국민을 무자비하게 죽이기 위해 군사반란 쿠데타를 일으킨 건 처음보는군. 믿기힘들 정도야. 제정신이 맞나?“


"믿기 힘드시겠지만 진짜입니다. 보스, 우리 시칠리아 마피아 드래곤파보다 더 나쁜 놈들이 대한민국에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대한민국 인간들이 저곳에 정신이 팔려 있는 지금이 바로, 시칠리아 마피아파가 월미도를 접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선그라스를 쓴 대머리 남자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보스! 쳐들어 갑시다. 특보에 의하면 월미도를 접수하는데 최대의 걸림돌이었던 아마존 전기뱀장어도 지금 고향으로 휴가를 가서 자리에 없다고 합니다."


잠시 후, 깊게 시가를 빨아들이고 후욱 담배연기를 뱉으면서 보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한민국의 혼란을 틈타 우리 시칠리아 마피아 드래곤파가 신속하게 월미도를 접수한다."


"네, 보스, 현명하십니다. 우리 시칠리아에 있는 모든 특공 드래곤들이 이곳으로 달려오는 중입니다. 준비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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