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맨해튼 투어
전 세계인이 알고 있는 도시.
세계인이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
아니 한 번쯤 살아보고 싶어 하는 도시
그 도시 뉴욕에서 마지막 투어 날이다.
자동차로 맨해튼으로 들어가 대부분 관광객이 거치는 윌스트리트의 황소를 찾아갔다.
힘이 넘치는 황소가 길가에 모셔져 있다.
미국의 힘과 부를 상징하는 황소.
사람에 둘러싸여 보이지 않는다.
서로 인증사진을 찍느라 여단 법석이다.
때마침 중국인 관광객이 단체로 황소 거시기를 둘러싸고 떨어지지 않아 그냥 패스다.
말로만 듣던 맨해튼 일대를 걸어서 활보하다니.
오래 살고 볼일이다.
센트럴 파크, 브루클린교, 자유의 여신상.
9/11 테러 기념관, Memorial Park로 이동했다.
이슬람인의 테러로 어이없이 무너진 세계 무역 쌍둥이 빌딩 자리에 조성된 공원이다.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에 거대한 사각형 인공 폭포를 쌍으로 만들었다.
노우스 폴과 사우스 폴이다.
멈추지 않는 슬픔의 눈물을 상징한다고.
사방 벽 위에 그때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겨 놓았다.
이름 위에 드물게 꽃이 놓여 있다.
그의 생일 기념하는 것이라고.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항공기 자살테러 사건으로 화염에 휩싸여 무너져 내렸다.
그때의 장면이 떠 오른다.
영화의 한 장면이라 여겼으나 코앞의 현실이었다.
2대의 비행기가 약간의 시차로 고층 빌딩을 뚫고 지나가며 바로 불길에 휩싸이는 장면...
2,983명이 희생되었단다.
미국 역사상 본토가 직접 공격받은 사건으로는 아마 최초일 것이다.
세계 1,2차 세계 대전 때도 아시아와 유럽이 전쟁으로 싸움터가 되었어도 미국 본토에서는 전쟁이 없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테러에 의한 무차별 공격은 어떤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희생된 소방관도 웃음 띤 얼굴로 영원히 남아 이곳을 지키고 있다.
미국인들은 슬픔의 장소를 이렇게 기념하고 있구나.
9/11 테러 기념관 Memorial Park 풀 모습
하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상의 건물이 멋있게 보여 사진을 찍었다. 처음에는 공연장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것이 오큘러스 지하철역(세계 무역센터 역)라고... 나중에야 알았다. (잘못 일고 있다가 다시 지금 수정합니다. 직접 들어가 보지 않고 엉뚱하게 알고 있다가 글로 옮겨 적다니. 여행기를 쓰기 시작할 때의 염려증이 되살아납니다.)
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마음으로 하얀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건물로
건축 내부 구조가 매우 독특하고 환상적이란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찍는다.'는 문구가 떠오른다.
정확하게 알고, 찍고, 써야 하는데... 글을 쓰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다.
메모리얼 뮤지엄 뒤로 보이는 건물이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One World Trade Center이다.
110층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고 2014년 완공한 104층(미국 독립 연도인 1776년 상징) 빌딩이다.
□ 뉴욕 유람선 투어
크라운 제로에서 뉴욕 유람선 투어를 하기 위해 가까운 선착장으로 간다.
아쉽게도 아침부터 흐릿한 날씨가 점점 더 뿌옇게 변한다.
희뿌연 날씨와 강가에 늘어선 빌딩들, 어색한 주변 분위기가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 준다.
마지막 뉴욕 일정인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허드슨강 끝자락으로 유람선을 타러 갔다.
하늘도 강도 사진도 모두 회색이다.
빛이 없는 여행 사진이다.
시카고 강에서 유람선 탈 때와 똑같은 날씨.
오늘은 푸른 하늘을 보고 싶었는데...
관광객을 실은 배는 서서히 출발하고
노란 수상 택시, 다양한 형태의 돛 단배, 요트도 보인다.
맨해튼 다리 Manhattan Bridge와, 브루클린 다리 Brooklyn Bridge를 지난다.
맨해튼과 롱아일랜드섬 Long Islland섬을 이어주는 다리이다.
특히 브루클린 다리 주변은 뉴욕 여행기에 빠지지 않는 세계 관광객이 거쳐 가는 명소이다.
맑은 날씨였다면 참 낭만적인 유람이었을 텐데.
유람선을 타고 멀리 나가서 시가지를 보니 시카고에서와 똑같다.
흐린 날 유람선 타고 온통 회색 빛 속에서 도시의 스카이 라인을 구경했었는데.
맨해튼 다리 Manhattan Bridge와, 브루클린 다리 Brooklyn Bridge 뉴욕항의 스카이 라인 뉴욕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다.
미국 독립을 도왔던 프랑스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선물한 조형물. 조립하는 데 4개월이 걸렸다는 높이 34m나 되는 뉴욕항의 상징이다. 머나먼 이국에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들어오는 이민자의 대문 역할을 하던 곳이다.
오른손에 횃불은 자유를, 왼손에는 미국 독립일을, 머리(왕관의 7 개뿔)에는 세계 7 대륙을 이고 있다. 7 대륙의 자유로운 사회를 꿈꾸며 만들어졌을까. 세계정세 속에서 현재의 미국을 볼 때 과연 이 여인이 높이 추켜올린 횃불은 진정 누구의 자유를 상징하는지...
자유의 여신상 뉴욕 유람선 투어
맨해튼의 고층빌딩도
센트럴파크도
미국에서의 마지막 흐린 노을도
유람선 투어도
생각보다 쌀쌀했던 흐린 날씨도
모두 이제 안녕이다.
서서히 어둠이 내린다.
가슴 설레며 기다리던 횡단 여행이 현실이 되었고
이제 뉴욕의 마지막 밤이 여행의 끝을 고한다.
그동안 스쳐간 주위의 모든 훌륭한 자연과 사물과 도시와 사람.
그리고 스치는 모든 인연에 감사하며 여행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맨해튼 다리 Manhattan Bridge의 흐린 노을 맨해튼 다리 Manhattan Bridge의 흐린 노을
내일 JFK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서서히 긴장이 풀리고 몸이 늘어진다.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던 여행이 드디어 끝나고 있다.
여행을 끝까지 이끌어 준 카페지기님과 캡틴, 세 사람은 다시 서쪽 LA로 1주일 정도 되돌아간다고.
몇몇이 같이 따라가면 안 되냐고 졸랐지만 결국은 예정되어 있지 않은 일정이라 불가능했다.
오늘 저녁 마지막 쫑파티. 캡틴이 찾아낸 브라질 레스토랑에서 밥과 해물 등 푸짐하게 만찬을 즐겼다. 화기애애한 마지막 여행 분위기 속에서 홀가분하게 너나없이 감사의 인사를 하고 마지막 건배를 하였다. 꽤 긴 시간을 같이 보고 느끼고 밥 먹는 인연. 두 쌍의 부부 빼고 나머지는 나 홀로 여행. 따로 또 같이 즐길 줄 아는 멤버들. 홀로일 때 더욱 인간적인 사람들. 때때로 떠오르고 그립다.
가족 및 많은 이의 염려 속에 여행은 쭉 이어졌고 무사히 귀국 날이 가까이 오니 만감이 교차한다. 캠핑여행의 모두를 다 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라도 정리하니 큰 숙제 하나를 끝낸 기분이다. 리더가 있고 캡틴이 운전을 도맡아 하였기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가능한 횡단이었다. 긴 여행을 지켜보아 준 가족과 모든 이에게 감사하며 여행하는 동안 마주한 록키산맥과 콜로라도강과 중앙평야, 그리고 함께한 멤버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너무나 다행이다.
나의 횡단 여행기에서는 여행자들이 흔히 찾는 필요한 예약 정보나 맛집 정보는 찾기 힘들다. 어쩌면 교실 수업의 연장이라 할 수 있는 지리 여행 교과서 같을 수도 있다. 젊은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그 교과서. 사실은 여행 이야기를 마무리 하는 나 자신도 그것이 불만이지만 그래도 한편으으로 스스로 기특하다고 위로하기로 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맘 먹고 시작하니 캠핑하며 미국 대륙 횡단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이룬셈이다.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경험, 신나는 매일의 여행이 나에게 활력이라는 이름으로 켜켜이 쌓였던 인생의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아주 좋은 기회였고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