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케이 세이지)
어제의 그림 제목은
케이 세이지 Kay Sage, Le passage(항해), 1956
케이 세이지, 그녀는 초현실주의자였고, 이 그림 이전 그녀의 그림 속에 인물은 없었다. 같은 초현실주의자였던 남편 이브 탕기가 1955년 뇌졸중으로 죽고 난 후 사실적으로 그렸던 거의 유일한 인물 그림이다. 이 그림은 그녀의 마지막 자화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955년 이브탕기가 갑자기 죽고 난 5개월 후 그녀는 <Tomorrow is never 내일은 결코 오지 않는다>를 그렸다. 그리고 1956년 <Le passage(항해)>를 그리고 남편의 작품들을 정리하는 미션을 겨우겨우 마치고서 1963년 권총으로 자신의 심장을 쏘았다.
'불안과 고립감, 황량함' 그것이 그녀의 그림에 대한 키워드들이다.
그녀의 그림 속에는 주로 사막 같은 황량한 공간에 차갑고 날카로운 건축물들이 등장한다. 세이지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건축적 형태의 구조는 어디서 이미 본 것 같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것을 그리는 동안 형태가 자주 바뀌기도 하지만 마치 내가 그 장소의 주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생명의 느낌이 전혀 없는 건축물과 자기 자신을 동일화하며 그것을 화폭 위에 그렸던 것이다.
케이 세이지에 대한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그녀가 왕녀였다는 점인데, 그녀는 이브탕기를 만나기 전 이탈리아의 왕족과 결혼을 해서 왕녀로 10년을 살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왕녀로서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세이지는 그 신분 끝에 앞으로 그림을 그리며 살기로 결정하며 이혼을 하고 파리로 간다. 파리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초현실주의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의 작품을 보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키리코의 작품을 사 평생 소장했고 데 키리코의 그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브탕기를 대면하기 전 그녀가 먼저 만난 것은 이브탕기의 그림 'I'm waiting for you'였다. 그리고 마지막 그녀의 노트에는 이런 글귀가 적힌다.
The first painting by Yves that I saw, before I knew him, was called ‘I’m Waiting for You.’ I’ve come. Now he’s waiting for me again — I’m on my way.”
내가 이브, 당신을 알기 전 보았던 당신의 첫 그림은 'I'm waiting for you'였지. 나 왔어. 이제 당신은 나를 다시 그때처럼 기다리고 있겠지. 나…지금 가고 있어...
글쎄... 아직은 무언가를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것이 이브탕기와의 결혼생활도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브탕기와의 관계 의존도는꽤 높았던 것 같다.
그녀의 그림도, 그녀의 사랑도… 그녀의 삶과 죽음에 대해 서도, 그리고 그녀의 삶을 떠나 ‘삶’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의문들이 생긴다. 무엇보다 생명의 기운이 전혀 없는 저 황량한 사막은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까. 나름대로 고달프고 애달픈 나의 삶을 돌아보며 바라보게 되었던 이 그림이 과연 나에게 말하고 있는 건 무엇이었을까. 그것을 줄곧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끝에 유의미한 연결들과 함께 마디 맺음 되는 나의 지난한 역사가 있었다. 아니, 내가 주체적으로 그 과정을 마디맺음 하기를 원했다. 나는 그 역사를 뒤로하고 다음 페이지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note::유의미한 연결과 상황 그리고 전환의 주도, 주체. 의미의 환기, 광야에 대한 양가적 의미. 다음 페이지
끝. 죽음.이라는 것은 동시에 의미한다. 새. 생명. 을.
::변화와 업그레이드는 지난 것. 오래된 것의 죽음으로부터 태어난다.
그렇게 결론 내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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