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아티스트 듀오 드리프트, 현대카드 스토리지
언젠가 런던에서 보았던 드리프트의 민들레 조명,
무척 보고 싶었던 전시였는데 잊고 있다가 지나던 길에 마주친다.
Fragile Future, 자연과 기술의 공존을 보여주는 네덜란드 아티스트 듀오 드리프트의 대표작이다. 암스테르담 전역에서 채취한 약 15,000여 개의 민들레를 건조한 후 홀씨 하나하나를 핀셋으로 떼어내 LED전구에 붙여서 완성했다. 자연물인 동시에 인공물.
홀씨를 하나하나 붙여가는 긴 노동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동시대의 급격한 기술의 발전과 자연이 미래에도 공존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미래는 불안정하고 연약하고 부서지기 쉽지만, 자연과 기술의 균형 잡힌 공존관계는 은은하게 어둠을 밝혀가며 이처럼 아름답게 유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질적인 것들이 묘하게 하나가 되는 순간. 나는 그런 순간들을 좋아한다. 낮과 밤, 빛과 어둠, 빛과 그림자, 차가운 것과 따뜻한 것, 날카로운 것들과 포근한 것 같은 양립불가능한, 이질적인 것들이 한 화면에 들어 있는 장면들은 묘하게 신비롭다. 사물은 아무리 아무리 얇게 베어낸다 해도 양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화와 복은 한입으로 드나든다고 했다. 새옹지마의 에피소드는 그래서 당장 이것이 복이냐 화이냐 답을 낼 수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한쪽면만 보며 자꾸 맞다고 우기는 것 같다. 왜 뒤집어서 생각을 안 하지? 왜 그것만 맞다고 우기지? 거꾸로 보기, 다르게 보기, 반대로 보기, 하나만 집중해서 보기, 전체를 보기. 그리고 기다려서 보기. 한참을 보기, 스쳐서 보기. 뭐 사실 아무리 그렇게 보려고 해도 내 식대로 보게 될 뿐이다. 그래서 나도 참 고집스럽게 잘 우기는 편이긴 하지만, 넓고 입체적인 시각을 갖기 위해 그저 하릴없이 노력해 볼 뿐이다. 그런데 왜 이런 노력을 하는 걸까? 뭐… 그냥 그게 나한테는 재미있는 일인가 보다.
균형을 잡아가기 위해서는 양쪽의 힘이 필요한데 균형은 무너졌다가도 다시 잡히고 잡혔다가도 다시 무너지는 운동성을 가진다. 그 움직임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갈등을 만들기도 하고 화합을 이루기도 하는데...
Skylight::
꽃들의 수면운동(밤낮의 길이와 온, 습도에 반응하여 잎과 봉우리를 움직이는 개폐활동)에서 영감을 받아 공학적 설계를 통해 작업한 움직이는 조각이다. 인간이 환경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환경에 맞춰 변화하고 적응해나가는 자연의 모습에 비유한다. 실크 꽃잎은 100번 이상의 레이저 커팅과 40시간 이상의 손바느질을 거쳐 다듬어졌으며 꽃대 기계는 밀리미터 단위까지 조정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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