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어 좋은 점이 여러 가지 있지만 생활에서 만나는 소소한 감정, 시각, 경험 등등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직접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삶의 현장에서 길어올리는 다양하고 풍부한 소재들이 글감이 되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면서 예전보다 제 생각이 좀더 깊이 있고, 다양해지는 듯합니다.
아직도 글쓰는 역량이 일천하여 부족하지만 스스로의 삶을 좀더 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대상을 깊이 천착하여 특별한 의미를 찾아내게 되지요. 이런 것이 브런치 글의 장점이자 특색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을 올려 놓고 작가 분들이 라이킷을 하거나 구독을 하셔서 조회수가 늘어가는 것은 큰 격려가 됩니다. 조회수가 설령 적다라고 하더라도 결코 실망할 필요가 없지요. 적으면 적은 대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고 우리네 삶에 대해 편안하게 대화하는 통로라고 여기고 다시 글을 써나가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혼자사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혼자 살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흔히 말하지요. 노년의 삶이 행복하려면 돈, 건강, 친구가 3대 요소라고 말입니다. 그건 동의합니다. 그런데 제가 막상 노년 세대의 삶을 살아보니까 반드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더군요. 돈도 있고 건강도 좋고 친구도 많다면 그건 굳이 내칠 필요는 없습니다. 봉사활동을 비롯한 소일거리를 권유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 좋습니다.
제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혼자 사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퇴직하여 집에 들어앉아 부인에게 식사를 대접받겠다는 생각은 아예 가지면 안 됩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서 고생했으니 이젠 대접받아도 되지 않느냐고 큰소리치는 참으로 어리석은 남자 노인들이 의외로 많답니다. 그런 생각 아예 접으십시오. 부인은 지금 이날까지 40년 가까이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평생 하루 최소 3끼를 준비한다고 그야말로 보상없는 단순 노동을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 희생하고 있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
노년 생활의 하루 하루 삶은 진짜 혼자입니다. 가족들도 모두 자신의 생활에 바쁩니다. 지금까지 평생 반려자였던 부인도 어느 새 집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과 둘러앉아 차도 마시고 산책도 하려 합니다. 제가 일 년에 평균 4~5번 일본을 방문하는데, 부산항 국제터미날에서 밤에 출항하여 시모노세키 또는 후쿠오카에 다음 날 아침에 도착하는 부관훼리 또는 카멜리아 호를 타면 여행객들의 표정이 정말 즐겁게 보입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 역력합니다. 밤늦게까지 선박 로비에서 맥주 캔을 가득 쌓아놓고 담소를 즐기는 모습들 진짜 보기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나이가 꽤 든 여성들 단체가 가장 즐겁게 보이더군요. 그렇다고 남성들이 즐겁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ㅎㅎ.
제가 늘 언급하는 대상은 남자 노년 세대입니다. 이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나이가 되었을지라도 어차피 인생은 홀로 걸어가는 것입니다. 누군가 그랬지요. '인생은 등에 큰 돌은 지고 먼 길 가는 것'이라고. 이 세상을 하직하는 그날까지 등 뒤의 돌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그 돌의 무게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지금 현재 내 삶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하고, 그렇게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물론 세월이 가서 노쇠하여 스스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지요. 그래도 그런 날이 올 때는 오더라도 그전까지는 스스로 노력을 기울여 혼자 살아가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노년 세대에 들어와 보니 글쓰기가 참 좋습니다. 글을 쓰면서 자신을 반성하기도 하고, 쓰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치유(治癒)도 됩니다. 요즘 브런치 글쓰기를 하면서 그런 것을 깊이 실감합니다. 작가님들이 주시는 라이킷도 좋고 아울러 보내주시는 귀한 댓글을 보면서 더욱 활기를 느낍니다. 좀더 괜찮은 내용을 적기 위해서 독서도 다시 하게 됩니다. 사람마다 각자 처한 입장이 있기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나이가 들면 글쓰기를 꾸준히 할 것을 권유합니다. 이 글이 세상에 대단한 반향을 일으키거나 유명 작가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 글쓰기의 작가님들도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그것 또한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과 즐거움을 줍니다. 그런 점에서 브런치 운영 관계자들에게 진짜 감사할 뿐입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글쓰는 것은 금물입니다. 허세를 보이면 결국 공허해지는 것은 바로 자신입니다. 글 앞에선 어쩔 수 없이 솔직해질 수밖에 없지요. 나이가 들면 글쓰기를 강력하게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