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충전을 끝낸 핸드폰처럼 배개속에서 머리를 들었다
밤새 전원을 꺼놓지 않았다
영상은 금새 사라지고 생경스런 느낌만이 울렁거린다.
못다한 표정둘이 잔상을 남기며 말을건넨다.
한밤에 무엇인가를 애타게 찾았었지만 무엇인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어색한 나의 뒷 모습만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찾아 헤매이는 나를 바라 보았던 나를 나는 생각이 났다.
기지개를 피다 올라가지 않는 한쪽어깨를 슬며시 내려 놓았다.
그렇게 선명하던 것이 가물해 진다.
이것을 욕망이라 부를지 꿈이라 부를지 망설이고 있다.
두눈을 부름뜨고 찾아보았다.
눈을 감으면 선명했던 것들이 손을 넣어 이불 속을 더듬어도 잡히지 않는다.
분명 내안에 있던 것이었다.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실체하지 않는 것은 잡히지 않는다.
조용히 창문을 열어 본다.
온다던 계절은 아직 오지 않고
바람은 오늘도 불고 있고
나무들은 여위어 가고
계절은 조금씩 변하고
마음도 흔들리고 있다
그저 조금 더 시간은 시계보다 빨리 지날뿐이다.
그렇게 매일 사라지는 것들과 별다르지 않아서 찾지못하는 것이 슬프지 않다.
아스팔트를 문지르는 타이어 냄새와 엔진소리가 그르렁 거리며 조금씩 나를 잠식해 간다
게으른 알람의 입을 틀어 막고 하루의 시작을 서둘러야 한다
십년된 고물차에 시동을 건다.
습관처럼 빈 쇼핑백과 비닐을 접어 둔다.
오늘 하루의 실패가 예정되었다고 하여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밤새 잃어버린 것들을 대신할 것들을 생각한다.
슬픔이나 우울한 것들, 떨어져내린 감정의 쪼가리들,
아니면 허무와 좌절같은 비릿한 것들을 주섬주섬 주워 올 것이다.
집에 다시 돌아와 베개 밑에 꾸역꾸역 집어넣을 것이다.
이루지 못한 것들이 점점 쌓여가는 머리맡이 어지럽다
베개의 온기가 식어갈때 즘 하루의 경계에 누워 다시 전원을 켠다
일기를 쓰듯 쓰다 말다 하여도 꿈이란 것을 쓴다.
이루어진 꿈은 더이상 꿈이라 불리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차차리 이루어지지 못한 것들이 꿈이 되어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