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수영은 힘들다
어제 스레드에서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 수영 강습을 1년 반 정도 열심히 다녔더니 모든 영법을 다 배웠더란다. 그래서 이제 수강신청을 하지 않고 그냥 혼자서 자유수영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1년 반동안 거의 결석 없이 다녀서 자유수영으로 매일 나갈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등록을 안 했더니 수영장을 거의 안 나가게 되더라는 이야기였다.
스레드의 짧은 글 끝에 자신과 같은 경험을 가진 이들이 있냐고 물었는데 나는 정말 공감이 되었다.
헬스장 등록 안 하고, 또 등록은 해도 pt수업 없이 혼자 하다 보면 금방 안 나가게 되고, 영어학원에 안 가고도 혼자 영어공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만만하지만 내 의지만으로 힘들다는 것만 확인하게 된다(물론 나같이 의지박약 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니까 자기 주도형 “자유수영”의 달인들도 있긴 하다. 정말 존경스럽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수영하고 글쓰기가 무슨 상관이냐고 하겠지만, 요즘 어디 수강신청이라도 하고 글을 계속 써야 하나 싶은 심정이다. 작년에 7인 공저 책 작업을 하면서 그래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던 건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수영강습은 여럿이서 함께 하지만 자유수영이 어려운 건 혼자 하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면 자유수영의 “자유”로움은 없겠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과 자극을 주고받으면서 꾸준하게 할 수 있다. (물론 돈이 든다ㅋ)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을 했다가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 합격(?)을 했다. 떨어졌을 때는 브런치 작가만 되면 아주 열심히 글을 쓸 것처럼 그랬는데 막상 되고 나니 브런치에서 자주 연락을 받는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라는 연락.
날마다 한 문장이라도, 날마다 조금이라도 근력 운동을... 그렇게 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안다. 수영 영법만 다 배우고 나면 시간 날 때마다 자유수영을 하러 갈 것 같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역시 우리는 다 안다. 자유라는 게 그렇다.
곧 봄이 온다. 3월에는 나도 어디엔가 등록을 하고 싶다.
책을 같이 읽고 글도 같이 쓰고 서로 함께 힘이 되는 그런 곳을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