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magu magu
마구마구의 세 사장님은 작년 가을 이곳 탑동 뒷골목에 자신들만의 공간을 꾸려냈다. 인터뷰어와는 공간대여&운영 프로젝트인 <마구마구 월간사장>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마구마구한 그들의 삶과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따히 : 저희가 처음 해봐요 이런 거… 많이 해본 대표님이 시작해 주세요. 톨부가 인터뷰 전문이거든요. ㅎㅎ
톨부 : 저는 일단... 이한솔이라고 하구요. 닉네임 ‘톨부‘라고 쓰고 있어요. 제주는 창업을 하러 내려와서 지금 5년 정도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캠핑용품 대여업으로 시작해서 숙박업도 하고 있고 3개월 전에는 이 친구들과 마구마구를 창업하고.. 이렇게 이것저것 하면서 살고 있어요.
만자 : 저는 임민지라고 하구요. ‘만자’라고 불리고 있어요. 제주 온 지는 이제 6년 되었고 정착하게 된 계기는 회사가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제주로 이주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성산에서 쉐어하우스 지내다가 밥 해 먹고 산책하고.. 그때부터 함께 사는 게 너무 즐거웠는데 우연인지 운명인지 이 친구들을 만나서 같이 살면서 이렇게 마구마구까지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아참 그리고 저는 결혼한 기혼자입니다. 남편은 여건이 안되어서 아직 서울에 있지만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면서 언젠간 통합될 날을 그려보고 있습니다.
따히 : 저는 제주도민이구요.. 이름은 강다희라고 하고 ‘따히!‘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만자랑 11년 전 서울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는데 그 연이 이어져서 톨부를 소개받고 연결이 되어 지금은 마구마구를 같이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 실은 이게 두 번째 질문이었는데요. 세분은 어떻게 만나셨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톨부 : 일단 저는 ‘일하는 여성들의 모임’이라는 제주의 커뮤니티에 가입했었는데 거기서 진행하던 프로젝트 중에 미라클모닝이 있었어요. ‘줌’을 켜놓고 각자 할 일을 하는 그런 시간을 보내면서 만자랑은 온라인으로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먼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모임에서 오프라인으로 술도 같이 마셔보고 아침 산책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마침 재작년에 집을 구하는 시기가 맞아서 같이 살게 됐어요. 같이 살다 보니 술도 마시고 놀다가 ‘그럼 술집 해보자~’라는 이야기가 오가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흐름대로 되었군요.
따히 : 저는 대학생활 때 카페 알바하다가 만자를 알게 되었는데 제주를 엄청 좋아하는 친구라 저를 보러 몇 번 내려왔었어요. 만자가 몇 년 전부터 ”언젠간 제주에 살아야지~“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이제 아예 정착하러 왔네요.
- 휴일은 보통 어떻게 보내시나요?
톨부 : 우선 오늘이 휴일이어서요. 요가를 하러 갔구요. 만자네 언니가 조천읍에서 요가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갔다가 따히네 귤밭에 가서 과수원 구경도 하고~ 뿔소라도 먹고~
만자 : 다희 아버지와 소주도 한잔 하고~
톨부 : 제주에서는 보통 최대한 자연을 만나러 나가기는 하는데.. 좀 오래 살다 보니까 잘 안 가지게 되긴 하네요. 카페 가거나 맛난 거 먹으러 가거나. 실은 저는 쉬는 날이 딱히 없어요. 그냥 쉬고 싶을 때 쉬고 ㅎㅎ
실은 자연이랑 가깝게 지내는 게 엄청 축복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무뎌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서울 한 번 다녀오면 또 바로 깨닫게 되더라구요.
만자 : 맞아요. 오늘도 따히네 아버님이 귤 잘 익은 거 알려주시면서 따보라고 하는데 실은 저희가 식물을 만지고 할 일이 많이 없잖아요. 되게 재밌었어요.
- 따히님은 캠핑을 자주 가시죠? 캠핑 자아가 따로 있으시다고
따히 : 자아..뭐 그쵸 (웃음) 깡핑입니다! 유튜브 구독해 주세요!
제주에서 추천해 주실 만한 캠핑스팟이 있으실까요?
따히 : 자주 많이 가시는 곳은 김녕 들판 쪽도 너무 좋고 협재, 금능도 너무너무 잘 돼있죠. 제가 처음 캠핑을 갔을 때 만자를 데리고 갔었어요. 지금은 되게 짐을 간소화할 줄을 아는데 그때는 짐을 다 때려 넣고 테이블도 무거운 거 갖고 다니고, 요리할 때 접시에 구멍내고 실수가 많았었는데 그때가 진짜 재밌었어요.
톨부 : 아마추어일 때가 재밌어~
만자 : 마구마구도 !%@$#$$!!. 지금이 제일 재밌어!!!
만자님은 휴일 때 뭐 하세요?
만자 : 하루종일 내리 자고.. 꼬질꼬질한 채로… 지내다가. 제주에서는 커뮤니티를 많이 해요. 독서모임이나 아까 말씀드린 ‘일하는 여성들의 모임’을 운영하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취할 때만.. 글을 쓰기도 합니다. 또 회사일로 숙소를 둘러보다 보면 가고 싶은 나라가 문득문득 생겨요. 그 나라들 숙소 구경하고… 비행기 표 찾아보고
- 여행을 자주 가시는 것 같던데 최근에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으실까요?
만자 : 여름에 러시아 옆에 조지아라는 나라가 있는데 거기서부터 옆으로 쭉 몬테네그로, 불가리아 이렇게 해서 동유럽까지 비행기 안 타고 여행했어요. 사실 우리나라는 비행기 안 타고 갈 수 있는 나라가 없잖아요. 해서 발로 직접 국경 넘어서 여행을 해보고 싶었어요. 술도많고…(중요)
- 모두 본업이 있으신데 매장 운영을 겸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따히 : 흠… 이게 딱! 어렵다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체력적인 거는 당연히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거고. 근데 이게 막 너무 힘들다~ 이런 생각은 안 들어요. 사실 모이는 게 너무 즐겁다 보니까.
만자 : 출근할 때 설렌다 그랬어. 마구마구 오는 날 설레는 날
따히 : 어제는 출근날도 아닌데 둘 보려고 놀러 왔거든요.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톨부 : 어렵다기보다는.. 우리가 지금처럼 셋 다 사이드로 운영하면 발전이 좀 더딜 것 같아서…. 누구 한 명이 집중해서 해야 될 것 같은데 그걸 내가 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들어요. 그랬을 때 ’이게 잘 될까 ‘라는 고민이 들고 있습니다.
만자 : 저한테 가장 힘든 건 재미없는 삶을 사는 것 같아요. 본업이 있으니까 감사하게도 생계의 부담 없이 마구마구의 모든 일에 즐겁게 임할 수 있거든요. 칼질이 조금씩 느는 것도.. 사람들이 음식을 먹어주는 것도, 월간사장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우는 것도. 오히려 삶의 활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최근에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마구마구 : 연말파티!!! 너무 재밌었어요.
따히 : 그때 멤버들이 너무 좋아서 또 모이고 싶어요!!
그때 민석(사진 속 남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그거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대답을 해주지 못한 게 너무 아쉽더라고요.
따히 : 저희 그럼 답변을 준비해서 단톡방을 파고 한 번 또 모여보죠. 민석님 송별회 해요!
만자 : 맞아요. 약간 개인의 이야기를 못 들어서 아쉬웠어요!!
- 제주에 사는 건 어떠세요? 앞으로 계속 지낼 계획이신가요?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