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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깨어난 여행자의 눈

다른 세계를 보게 해 준 사람들

by 금빛나무

다른 세계 사람들을 통해 보는 세상


세계여행을 매번 쉽게 하기 어렵지만, 각자 상황이 다르지만 주변에 외국 사람들을 통해서 다른 세상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나의 경우도 업무로 만나거나 지안과 인연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기억에 난다.

업무 때문에 전화통화도 하고 싱가포르에서 만난 중국계 영국인이 있다. 이 친구는 외모는 유럽인인데, 이름을 보면 왕(Wong)씨인 것을 보아 아시아 계통이라는 점이다.


과거 홍콩 및 싱가포르, 호주는 영국의 아시아 진출 교두보이다. 그러다 보니 영국과 중국계의 결합이 되고 그들이 이 지역의 경제적 중심자 역할을 한다.

실제로 싱가포르를 다녀보면 영국계 회사들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도 영국계 통신회사인 보다폰에 근무한다. 뿐만 아니라 이곳 글로벌 기업에는 중국 화교들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또한 고객센터는 중국에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계 화교들 역시 이 지역의 경제권을 움직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전통과 현대의 공존

특히 이들이 근무하는 영국계 통신회사인 보다폰은 과거 식민지 개척 루트인 호주 및 싱가포르 지사와 영국 본사 등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그 친구가 한국에 처음 오면서 나도 생각하지 못했던 재밌는 이야기를 건넨 적이 있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시내에 모두 영어 간판이 있어 영어가 쉽게 대화될 줄 알고 물어보니 사람들이 피하기에 무척 의아해했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 문화가 개방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영어권 손님을 받기 위한 실용적 목적으로 영어 간판을 한 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한일관계에 대하여 물어본 적도 있다. 한국사람들은 일본인을 싫어하는가라는 문의를 한 적이 있는데,

나는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인 개개인을 싫어하지는 않고 사죄 없는 일본 정권에 대하여 문제 제기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 있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때 가장 적정한 답을 한 것 같다. 최근 일본의 경제 도발에 우리가 보여주는 메시지도 내가 그에게 한말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내 삶의 변화를 준 네덜란드인


세상일은 우연처럼 연결이 되기도 하고 우연처럼 영향을 받은 것만으로도 내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

지인을 통해서 네덜란드 상공회의소를 소개받아 알게 된 사람이 있었다.

패트릭 보스라는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한국지도와 네덜란드 지도를 놓고 이야기한다.

두나라는 작지만 유럽의 관문국이 네덜란드이고 아시아의 관문국은 한국이라는 것을 지리적으로 설명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탁월한 협상가들이고 공감될 만한 소재를 잘 정의한다고 느끼면서도 처음 들어본 그러한 시각에 무척 흥미로왔고 진취적이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식민지 개척을 하러 다니던 사람들이고 지금은 여러 나라와 협력을 통한 관계를 맺으려 한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 역시 같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나 역시 그런 진취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그에게 무언가 도움을 준 것은 없었지만 그의 시각은 나에게 일종의 생각의 틀을 바꾸고 진취적으로 살라고 하는 어떤 암시 같았다.


그리고 얼마 후 2012년 국립 중앙박물관의 고대 무역관을 들린 적이 있다. 그곳에서 우리가 오래전부터 전 세계와 교역을 하고 있었던 역사적 사료를 보며 나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파는 행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내가 해외사업 컨설팅 부서에서 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고대 무역관


그의 후임으로 만난 사람은 인도네이사계의 네덜란드 사람이었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의 식민지이다.

처음 알게 된 이야기이지만 네덜란드 헤이그에 이준 열사 박물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들이 기억하는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위해 싸우는 국가로서 네덜란드 역시 일본에 좋지 않은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친구의 할아버지는 인도네시아 사람이었는데 일본이 인도네시아를 네덜란드로부터 독립시키다 보니 그의 가족은 네덜란드로 이주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에게는 인도네시아계의 피가 흐른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 입장은 다르지만 일본과 관계가 안 좋다는 공통점이 존재하였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 역시 한국인은 일본인을 어떻게 보냐고? 나는 언제나 그렇듯 일본 국민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 정부를 미워한다고 이야기했다.

인도네시아계 네덜란드 사람과 함께
선물 받은 네덜란드 도자기 접시

좀 더 역사를 살펴보면 네덜란드 식민지는 1800년부터 1949년 이어졌고 태평양전쟁 시절 1942년 2월부터 1945년 8월까지는 일본 제국에 점령되기도 했으며 1945년 8월 17일에 독립했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와 사이가 좋지 못한 편이다. 식민지 사람들을 통치하기 위해서 나누고 지배(Devide & Rule)하는 특성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나는 종교 간의 갈등도 남겨놨다.


그렇던 인도네시아에 대하여 2005년 네덜란드에서 공식적 사죄를 했다고 하고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와는 다른 것 같다.

인도네시아는 커피 산지이기도 하다. 우리가 최근 콜드 블루라고 하는 커피를 예전에는 더치커피라고 불렀다.


일본인들이 과거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를 해방시키고 자신들이 영향을 미치려던 시점에 패망을 하게 되었다. 일본인들은 과거 네덜란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커피산업과 커피를 찬물에 내려 먹는 방식을 보고 더치커피라고 불렀다. 그러다 보니 일본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에서는 더치커피라고 불리었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직접 미국 브랜드가 들어오다 보니 더치커피보다는 콜드 블루라는 명칭으로 자주 불리게 된다.

이처럼 음식 이름조차도 누구의 관점이냐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런 명칭이 변화되는 것을 보면 그 사회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한국 내 외국 기업가 모임에서 우연히 스위스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물러보다가 그가 유럽에서 북한으로 여행 가는 관광객을 모집하는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을 들었다. 우리는 가보지 못하는 북한을 이들은 다닐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한국인으로 자괴감이 들었지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남한과 북한 사람들을 만나는데 외국인 입장에서 어떤 것 같냐는 질문을 했다.

그런데, 그가 한 말은 사람들의 성향이나 완전히 모든 점에서 똑같다는 것이다.


그의 답변에 대하여 사실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우리 스스로는 다르거나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반성을 했고, 오랜 세월 떨어져 살고 있지만 아직 우리는 달라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고 마음 한편에 하나가 되지 못한 현실이 서글픈 마음이었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


유럽여행을 다녀오면서 여행자의 시선이 생긴 것 같다.

여행자의 시선이란 어떤 공간 속에 숨어있는 역사를 보고 그 공간이 지나온 시간을 만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래서, 여행자는 여행을 통해 관점을 넓힌다. 어쩌면 여행은 가장 좋은 세상 공부인 것 같다.


사실 내가 살던 공간적으로 떨어진다는 것만으로도 생소함과 낯섦에 대하여 자극받는다.

그래서 그곳에서의 많은 일들을 찾아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곳이 낯섦이 역사를 통해 새롭데 다가오게 된다. 그런 여행을 다녀오다 보면 우리 주변을 보는 시선도 달라지게 된다.

무심코 지나가던 거리와 건물 공간 속에도 역사가 있고, 우리가 모르던 시간 속 새로움이 있다.

그래서 평상시에 별로 다를 것 없던 집 주변 거리 곳곳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새롭게 보인다.


특히, 광화문 거리를 다니면 많은 역사의 순간을 만나게 된다. 많은 장소들에 남겨진 역사적 유적지 임을 알려주는 비석을 마주하게 된다.

얼마 전 성공회 성당과 러시아 공사관이 있던 덕수궁과 주변 정동을 보면 한국 근현대사의 중심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배재학당은 과거 미국의 감리교 선교사인 헨리 아펜젤러가 서울에 세운 한국 최초의 근대식 중등교육기관이며 한국 근현대사의 많은 인물들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현재도 광화문과 중구까지는 외교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영국, 일본과 러시아 대사관을 볼 수 있고

이곳에는 우리의 유럽 여행지 시작 지였던 체코 대사관도 있다.




우리는 역사의 수례 바퀴 속에서 서로 만나고 관계가 이어간다. 우리는 이미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이웃 일본은 역사적 반성을 하지 않고 무역 공격을 하기에 우리는 일본 여행을 가지 않게 되어 일본 여러 도시가 곤란한 상황에 빠져있다. 이렇게 세계 많은 도시의 관광객 유치 및 국가 관계는 생존과도 밀접하다.

특히 세계 사람들에게 서로의 공간을 열어 놓는다는 것은 요즘같이 세계가 연결된 사회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우리 지자체 역시 세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돈을 쓰고 가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의 외형뿐 아니라 세계 인류가 이룬 시대정신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와 유럽의 연결점을 찾기 위한 여행이었고 이를 통해 여행자의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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