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 엄마라서 좋아

항상 웃음 지어 주시는 엄마

by yangTV

내 어머니에게는 트레이드마크가 있다.

바로, “웃음”이다.


지금까지 내가 40여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어머니가 웃음을 잃는 일은 거의 보지 못했다. 아무리 어렵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에도 어머니는 항상 괜찮다며 나를 향해 환한 웃음 짓고는 했었다.


젊은 시절에 돈을 벌겠다며 남편이 멀고 먼 해외에 나가 남겨진 자식들을 혼자 책임져야 했을 때도, 아는 이 한 명 없는 타지에서 혼자 외로움을 견뎌야 했을 때도, 철없는 남편이 당신을 그리도 모질게 대했을 때도, 경제적으로 너무나 궁핍해서 힘든 삶을 살아야 했을 때도, 어머니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혹시나 우리들이 걱정하는 표정을 지을 때면, 어머니는 우리를 바라보며, “엄마는 괜찮다, 괜찮아.”하며 웃으시고는 했는데, 어릴 적 나는 그 웃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안도하고는 했었다.


이제 세월이 흐른 지금, 나는 어머니의 그 웃음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 웃음이 어머니의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온 웃음이 아니라, 어쩌면 당신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애써 노력한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괜찮다면서 나를 향해 웃음 지을 때면, 지금도 나는 “그럼, 다행이네.”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무심히 말하고는 했지만, 속으로는 어쩔 수 없이 드는 어머니에 대한 안쓰러움으로 마음 한구석이 항상 아파오고는 했다.


내가 그런 속상한 마음을 차마 내색할 수 없었던 이유…

어머니의 웃음에 여전히 안도하는 척한 이유…


그것은, 애써 짓던 어머니의 그 웃음이 당신의 삶을 지탱해 주는 마지막 보호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마지막 보호막을 나는 어떻게 든 지켜주고 싶었다. 자식에게만은 애써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어머니의 그 간절한 마음에 어떻게 든 같이 호응해 주고 싶었다. 내가 그런 마음을 품은 것은, 마음 한켠에 그것마저 부서졌을 때 어머니가 하릴없이 주저앉을까 봐 조금 무서웠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내가 당신의 아들로서 지금 어머니에게 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금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내가 느낀 감정들을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거짓이면 어떻고 애써 만든 웃음이면 어떠한가? 중요한 것은 어머니가 지금도 내게 항상 따뜻한 웃음을 보여주시고, 그런 어머니의 웃음이 여전히 안도감을 준다는 것이 아닐까?


세상 모두가 나에게 등을 돌려도, 어떤 이유로 당신을 실망시키거나 서운하게 해도, 혹시나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어머니만은 내 편이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 내가 지치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언제나 나를 위로해 주고 다독여 줄 것이라는 믿음. 그 모든 것이 어머니의 트레이드마크인 ‘웃음’에서 비롯된 믿음이었다. 그리고, 그런 믿음이 뒤에서 언제나 나를 받쳐주고 있었기에 힘든 세상을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고 믿는다.


어릴 적 나는 이런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꿈속에서 나는 반쯤 연린 대문을 통해 어떤 기와집 안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때는 늦은 밤이었고, 내 주위에는 푸른빛에 물든 안개가 자욱해 쌀쌀했다. 홀로 그렇게 서서 바라보고 있는데, 마당 한가운데에 나무로 된 관이 보였다. 관 뚜껑은 반쯤 열려 있었다. 나는 관이 있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안을 봤는데, 거기에는 뜻밖에도 어머니가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누워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서 바로 꿈에서 깨어났다. 꿈 내용이 너무나 불길했고, 뭔가 예지몽이 아닌가 해서 마음이 진정되지가 않았다. 아침이 되자마자 난 바로 어머니에게 내가 꾼 꿈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는 내 얘기를 듣더니 빙그레 웃으시면서, “누군가 죽는 꿈을 꾸면 그 사람은 아주아주 오래 산대.” 하고 말하고는, 내 덕분에 오래 살 수 있겠다고 하셨다. 난 어머니의 그 말에 다행이라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그런 꿈을 특별히(?) 꿔준 내가 왠지 모르게 대견하기도 했다.


항상 버팀목이 되어 주시고, 대가 없이 그저 사랑해 주시고, 언제나 환한 웃음을 내게 보여주신 어머니… 어릴 적 나의 꿈 얘기를 듣고 어머니가 하신 말씀처럼, 아주 오랫동안 곁에 있어 주시기를 지금 이 순간 너무나 바라고 바랍니다.


내 곁에 건강히, 오래 있어 주세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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