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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쿠 Feb 02. 2020

캐나다 +45, 첫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끝마치다

 생각보다는..?

감격의 첫 메일을 받고, 인터뷰 날짜를 다음 주로 정한 시점에서 제 목표는 오로지 연습과 연습뿐이었습니다.


인터뷰는 스카이프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스카이프는 화상채팅 프로그램으로서 해외에서 인터뷰나 회의를 목적으로 자주 사용된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이때 처음 사용을 해보았는데, 카카오톡 영상통화가 더 편하더라고요. 회의 목적의 프로그램이라 그런지 약간 어색한 감이 있었습니다.


전 집에서는 절대 공부를 할 수 없는 게으름뱅이라 밴쿠버 중앙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는데요, 나중에는 이곳이 저의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제가 공부를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곳에 있으면 누구와 대화를 안해도 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거든요...영어어택의 도피처랄까요...


밴쿠버 다운타운 중간 즈음에 위치한 중앙도서관은 정말 웅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엄청난 도서량은 물론 누구나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저 같은 돈 없는 취준생에겐 천국 같은 곳이었죠. 물도 공짜입니다. 화장실 이용도 할 수 있죠.


외관뿐 아니라 내부 시설도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전 도서관을 매일 들락날락했습니다. 인터뷰 이후에도 할 거 없으면 그냥 도서관에 갔습니다. 그냥 갔습니다.




인터뷰를 위하여 제가 준비해야 할 것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기에 목록을 추려 보았습니다.


기본적인 자기소개와 내 경력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기

포트폴리오가 포함하고 있는 작업물에 대한 내용 설명과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작업 과정 설명하기

앞으로 내가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한 나의 목표의식 설명하기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숙지해 나아갔습니다.


추가적으로 캐나다에서 만난 친구가 건네준 인터뷰 총정리 리스트를 받긴 했습니다만... 이것까지 외우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카메라로 말하는 모습도 촬영했습니다. 어쨌든 스카이프로 진행되기에 카메라에 비치는 나의 모습이 어떤지 확인해가며 보여지는 문제점을 고치고 싶었거든요.


이렇듯 혼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가며 인터뷰 준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또한 인터뷰 내용 준비 외의 기술적인(?) 요소들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첫 번째로,  안정적인 화상연결을 위하여 좋은 성능의 와이파이 환경을 갖춘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캐나다에서는 한국과 같이 어디에서나 데이터를 사용하며 편하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을 보자면 도서관의 무료 와이파이 환경이 최적이었지요. 다만 두 번째로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가 소음이 없는 환경이었기에 도서관은 이에 맞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당시 거주하는(빌붙어사는) 곳에 초고속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인터뷰하는 시간에 룸메도 없을 예정이었기에 그냥 집에서 하기로 정했습니다.


나중에 인터뷰를 할 때에는 그냥 도서관에서 했습니다... 제일 편하더라고요...







당일날 아침,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친후에 씻고 멀쩡한 모습으로 스카이프 연결을 기다렸습니다.


띠로링 !


간단한 인사와 함께 회사 측 매니저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쌩초짜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스카이프 채팅창 입니다...


채팅창으로 어림짐작 할 수 있듯, 어떻게 채팅을 이어가야 하고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지 1도 모르는 영포자의 아우라를 내뿜으며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이어갔다고도 할 수 없는 게 그냥 대답만 했습니다...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부끄럽게도요...


다행히 화상연결까지 무사히 안착했습니다. 하얀 사무실에 미드에서 많이 본듯한 깔끔한 옷차림의 여자분 두 분이 앉아 계셨어요.


한 분은 제가 일하게 될 부서의 슈퍼바이저였고, 한 분은 인사 관리 담당자였습니다.


전 굉장히 긴장을 하고 있었어요. 과연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내가 저들이 하는 얘기를 알아들을 순 있을까? 라는 걱정을 하면서요.


빨리 외웠던 내용을 내뱉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은 제가 외웠던 내용이 아닌 다른 내용의 질문을 하더군요.


아침은 먹었니? 캐나다는 처음이니? 우리 회사가 처음 인터뷰 보는 곳이니? 밴쿠버는 어떻니?


라는, 제가 외웠던 내용이 아닌 질문들 폭격을 받았습니다.


굉장히 당황했죠.


전 그냥 크게 웃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케이, 암 굿, 밴쿠버 이즈 굿 플레이스, 등등.


채팅과 별반 다르지 않은, 초라한 답변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 제 30년 인생의 밑바닥에서부터 긁고 긁어 모아 떠오른 최대한의 대답을 한 것이었어요...


다행히 그들도 웃어주었지요..


전 그때 깨달았습니다. 자신감 있게 웃는 것이 어설픈 대답을 하는 것보다 때로는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을요. (아는 선배님의 조언이 일단 크게 웃어라 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서 배운 것이지만, 그들이 해주었던 대화들은 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해 주었던 것들이었습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어쨌든 그 당시의 저는 많이 힘들었어요.....


우리의 짧은 대화가 지나고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더군요. 예상했던 질문이었습니다. 막힘없이 답을 할 수 있었지요.


내 경력은 이렇고 저렇고,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무엇이며, 내 현재 상황은 어떻다 라는 등의 소개를 했습니다.


그 후에 작업물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들은 그 쪽 화면에 제 작업물을 틀어놓고, 전 제가 가지고 있는 화면에 작업물을 띄워놓은 채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미리 준비했었기도 했고, 기다려왔던 차례라 어렵지 않게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작업설명이 끝이 나고 회사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이것도 어느 정도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쇼는 어떻게 되니? 나는 어떤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니? 회사 분위기는 어떻니? 정도의 질문을 했지요.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그분들의 회사 설명과 나를 뽑음으로써 내가 그곳에서 하게 될 일들을 말해 주었습니다.


회사에서 지금 토론토 쪽에 새로운 지사를 세우려고 하고  그곳에 코어 멤버로서 내가 일을 하게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밴쿠버에서 토론토 지역으로 넘어와야 하고 기본적인 서포트는    있다. 등등


 인터뷰의 제안으로서는 굉장히 솔깃한 내용이었습니다. 계약 기간도 적당했고 말이죠!


굉장히 버벅거리고 멍청이 같은 답변만   같았지만 다행히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봐준  같았습니다.


이렇게  인생  영어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긴장이 풀려 한동안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곱씹으며 이불 킥을 하면서 말이지요...


이제 최종 오퍼 메일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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