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시작이다.
첫 인천공항
첫 비행
첫 캐나다
첫 이민국
첫 워킹비자
그리고
밴쿠버
출국날 아침, 어머니께 인사드리고 가벼운 포옹을 뒤로하고 인천공항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공항에서 여자 친구와 만나 간단한 식사 후에 바로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당일 날 모든 과정은 걱정과는 달리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당일날은 사진 찍을 겨를이 없어서 사진이 하나도 없습니다...)
탑승도 그렇고 첫 기내식도 그렇고요. 뭐 특별할 것이라고 말할만한 게 없었습니다.
그리고 도착 후에 이민국에서 비자발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인데, 생각보다 싱겁게 끝나버렸습니다.
이민국에 도착해 보니 저 말고도 많은 사람이 줄지어 앉아있었는데, 일처리 속도가 어찌나 느린지 (지금에서야 알게 됐지만, 캐나다의 공공업무 속도는 끔찍하더라고요) 두 시간을 넘게 앉아서 대기했습니다.
일 처리가 오래 걸리는 것도 있었지만 워낙 분위기가 느릿느릿하고 직원들도 서로 수다 떠느라 시간이 더 걸린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무섭게 생긴 관리직원이 나오더니 제 서류를 이것저것 살펴보곤 5분도 안돼서 그냥 도장 쾅 찍고 바이바이 하는 것이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오래 걸리더니만 내 것만 너무 성의 없게 해주는 거 아냐? 했지만 뭐...제가 원하는 1년짜리 워크퍼밋을 얻었으니 뭐라 나무랄 순 없었습니다.
저의 영롱하고 아름다운 워크퍼밋의 자태를 보고 있자니 액자에 걸어두고 간직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더라고요.
(나중에는 비자 연장 때문에 여러 번 신청하고 나니 그냥 종이 쪼가리 느낌...)
두 시간의 긴 과정을 끝내고 공항을 빠져나오니 미리 마중 나와계신 사돈 어르신을 뵐 수 있었습니다. 정말 반가웠습니다...
타국에서 뵈어서 더 그런 것 같았습니다.
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면서 본 차창 밖의 밴쿠버의 첫인상은 정말 깨끗하다 였습니다. 깨끗한 공기 덕분에 볼 수 있었던 청명한 하늘과 따가운 햇볕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던 한국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보전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집 건너마다 서 있는 오래된 고목들을 비롯하여 이와 어우러져 있는 오래된 집들, 가는 도중 간혹 보이는 야생동물들. 모든 것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멀리 있던 눈 덮인 산맥의 모습이 어찌나 선명하게 보이던지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여담이지만 밴쿠버에 연고지를 둔 축구팀의 이름이 밴쿠버 화이트캡스입니다. 현재 국가대표 황인범 선수의 소속팀이자 과거 이영표 해설위원님의 소속팀이기도 했지요.
하얀 모자를 썼다는 의미의 화이트캡스는 밴쿠버의 눈 덮인 산맥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전 첫날 밴쿠버의 자연환경에 정말 반해버렸습니다. 지내면서 알게 됐지만 여러 편의시설들이 한국에 비하면 많이 없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밴쿠버가 매번 살기 좋은 도시 상위권에 뽑히는지 자연환경만 봐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렇듯 무난한 비행과 입국을 마치고 무사히 밴쿠버에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