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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쿠 Jan 08. 2020

캐나다 D+15, 합법적인 무결점 외국인 노동자가 되자

무결점 외노자가 되기 위한 준비물 및 마음가짐

밴쿠버와 한국과의 시차는 17시간입니다. 거의 정반대의 시간대를 가지고 있는지라 밴쿠버에 도착하던 서울에 도착하던 시차적응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전 비행기에서 잠을 못 자는 인간으로, 충혈된 두 눈과 잔뜩 부은 몸뚱이를 정상화시키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밴쿠버에 도착하고 나서 시차적응이란 명목으로 마냥 쉴 수만은 없었습니다. 전 여행객으로 이 곳에 온 것이 아니라 노동자로 온 것이기 때문이지요.

불법취업 외노자가 아닌 합법적 무결점 외노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당장 현지에서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집주소 마련하기

핸드폰 개통

은행계좌 개설

SIN 넘버  받기


레쥬메에 기록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으로 집주소와 핸드폰 넘버가 제일 먼저 필요했고 취업 후에 회사등록을 위하여 SIN number와 은행계좌가 필요했습니다.

사실 우선순위로만 보자면 집에 연락드리기 위해 핸드폰 개통이 가장 먼저였고, 그다음이 직접 가져온 캐나다 달러를 그냥 들고 다닐 수 없었기에 은행계좌 개설이 필요했습니다.



집주소 마련하기


특별하게 할 건 없이 현재 머무르고 있는 집 주소만 알면 됩니다. 계좌 개설과 핸드폰 개통 및 캐나다 현지에서 필요한 서류 발급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전 사돈 어르신 댁의 주소를 사용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나서 제가 살 거처를 마련했을 때에는 변경된 주소를 사용했습니다.

간단하죠?



핸드폰 개통


현지 통신사에 등록하고 번호를 발급받는 과정이 필요한데 준비할 것은 집주소와 신분증, 가입비, 그리고 유심 구입비만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핸드폰 공기계가 필요하죠.

전 한국에서 사용하던 아이폰7+ 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중요한 점은 본인 핸드폰이 해외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지 체크해봐야 하는데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모델들은 특별한 변경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아 그리고 개통을 위하여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뛰어난 영어실력이 필요한데 전 그것을 준비 못했기에 바로 한인타운으로 향했습니다.

밴쿠버 코퀴틀람 지역은 한인타운이라고도 불리는데 작은 한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아래 보이는 한남 수퍼마켓은 저의 영혼의 안식처 였습니다. 출처 : https://www.erudit.org/fr/revues/jcha/2008-v19

위 이미지는 2008년 이미지로 현재와는 조금 다르지만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지치고 힘든 유학생과 이민가족들 그리고 저 같은 한인 노동자들에게 맘껏 한국말로 주문도 하고 물건도 살 수 있는 영혼의 안식처 같은 곳이랄까요.

여하튼 이 곳에 있는 한인 분들이 운영하는 Fido라는 통신사에서 개통을 했습니다. 총 지불한 금액은 100불 정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과는 달리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없기에 한정된 데이터만을 사용해야 했고, 캐나다에 있는 내내 데이터 압박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한국 좋은나라)



은행계좌 개설


캐나다 내에서 오고 가는 모든 입출금 거래를 위해서 은행계좌 개설은 필수입니다. 주소지와 신분증, SIN넘버, 약간의 현금이 있으면 개설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나 스스로 외국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가지고 집 근처  TD은행에 들렀는데, 이런.

한인 은행원분이 계셔서 너무나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개설된 계좌에 가지고 있는 현금 전부를 입금하고 캐나다 내에서 체크카드라고 볼 수 있는 Debit 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그리고 현금 전부를 가져오지 않았기에 한국에서 송금해서 받을 수 있게 한국 쪽 은행에 연락한 후에 통장 잔고 5000달러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돈으로 거의 500만원쯤 될 거예요)

그래도 굶어 죽지 않게 되었습니다.

 


SIN 넘버 받기


SIN 넘버는 Social Insurance Number의 약자입니다. 통장 개설이나 직업을 구할 때 필요한 인증번호이며 일종의 주민등록 번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분증과 워크퍼밋, 집주소와 핸드폰 번호가 필요합니다.

위의 준비물들을 마련한 후에 밴쿠버 내에 위치한 Service Canada Centre로 향했습니다. 총 세 군데라서 전 다운타운에 위치한 센터로 갔습니다. 눈 온 직후여서 질척 철퍽철퍽 거리는 발걸음이 아주 불쾌했습니다. 그만큼 긴장도 하고요. 영어 무능자라 엄청 긴장했습니다.

안내원 분에게 신넘버 신청하러 왔다고 하고 종이 받고서 대기했습니다. 필요한 내용은 작성하고서요.

드디어 제 차례가 왔습니다.

중후하신 안내원분이 몇 가지 질문을 하시더니, 웰컴 투 캐나다 하시고는 바이 바이 하시더군요. (질문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 것도 역시 큰 어려움 없이 잘 극뽁.


이로서 저는 무결점 외노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독한 마음가짐만이 남았을 뿐입니다.

제 계획은 이러했습니다.

남아있는 돈이 떨어질 때까지 이력서 지원에 몰두하고 돈이 떨어질 때쯤에 슈퍼마켓에 취업하자. 그리고 최소 생활비로 연명하고 무조건 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곳으로 취업하자.

계획이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전 절박했습니다. 한국에서 쌓아왔던 것들을 놔버리고 왔기 때문에 독한 마음가짐이 필요했거든요.


그리고 본격적인 취업활동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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