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캐나다를 갈 수 있을까?
이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느낌은 없었습니다.
확실한 것이라고는 2018년 2월 20일 캐나다 밴쿠버행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는 것과 워킹홀리데이 출국 기한이 2월 22일이었다는 것뿐.
해외여행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었기에 ‘과연 내가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보다는
‘내가 과연 공항을 잘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생각이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단순 여행이 아니기에 이민국에 들려 1년 오픈워크퍼밋을 받아야 하는 과정도 큰 걱정이었어요.
이 상황에서 제가 정리하고 준비해야 할 목록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워킹홀리데이 확정 서류와 목적지 정하기. 그리고 비행기표.
입국 직후 워크퍼밋 받는 과정 및 캐나다 생활의 전반적인 계획
밴쿠버 도착 직후 머무를 숙소
포트폴리오와 레쥬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에 대한 지원과 초대장 그리고 확정 서류 등은 출발 1년 전에 이미 다 완료해 둔 상태였습니다. 이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던 저에게 다음 카페 ‘빨간 깻잎의 나라’ 정보는 정말 꿀이었어요. 단계 하나하나를 스크린샷과 설명으로 친절히 안내해 주었거든요. 그래서 워킹홀리데이 신청도 손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목적지에 대한 고민은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밴쿠버와 몬트리올. 그간 제가 인터넷으로 모았던 정보에 의하면 이 두 곳이 캐나다 내에서도 가장 핫한(VFX 산업에 대하여) 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2017년 후반부터 2018년 초반까지는 밴쿠버가 좀 더 가능성이 높아 보였기에 전 밴쿠버로 정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출국날짜. 워킹홀리데이 출국 기한은 확정된 날부터 1년 이내에만 출국하면 되는 규정이었기에 저는 출국날짜를 최대한 뒤로 미루었어요.
이유라면 포트폴리오에 대한 확신이 없었거든요. 추후에 다시 정리할 예정이지만 제 목표는 헐리웃 영화 참여였고, 이때까지 영화와 관련된 포트폴리오가 많이 없었기에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밴쿠버행 비행기 탑승 날짜를 워킹홀리데이 기간 만료 1주일 전으로 예약을 해 두었습니다. 기간이 다가오니 조금 쫄깃쫄깃해지더군요.
혹시나 비행기 일정이 꼬여 일주일 이내에 못 나가는 상황이 생길까 봐요...:)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해외여행은 쌩판 처음이었고 공항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시골 놈의 첫 비행이 12시간의 북미행이었으니... 얼마나 두렵고 겁이 났을까요...그렇기에 전 이때부터 열심히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카페에도 가입하고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여하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모으려 노력했죠. 저 이전의 수많은 선배님들의 경험을 토대로 도착하면 해야 할 행동들을 숙지했습니다. 그리고 숙지한 대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면서요. 그리고 이때에 캐나다 이민에 대한 정보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 목적은 오로지 헐리웃 영화 참여 하나였기에 이때 접한 이민 정보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워낙 이민정책이 빠르게 변하는 캐나다라 이민에 대한 정보는 바로 패스 ~
가져갈 돈은 딱 500만원 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최소한 3개월은 버틸 수 있는 금액이라 생각했거든요. 어리석었죠..:) 그리고 딱히 캐나다 생활을 이렇게 해야겠다, 저렇게 해야겠다는 계획은 세우지 않았습니다. 일단 경험해보고 그 상황에 맞는 일을 해야겠다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계획을 세우는데 서툴러서 그랬기도 했고요 :)
출발 며칠 전까지 전 여행객들이 머무르는 숙소를 예약해 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형수님의 도움으로 형수님 언니분이 밴쿠버에 살고 계시고 언니분이 흔쾌히 제가 도착하고 나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시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정말 마음의 큰 짐 하나를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힘든 밴쿠버 생활이 될 것이라 예상은 했었지만 그래도 시작을 편하게 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
출국 전까지도 전 끊임없이 밴쿠버 내에 있는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지원했습니다.
(해외취업 1차 도전 실패 후, 국내 영화 VFX 회사에 입사한 후에도 계속해서 지원했었습니다)
물론 아무런 소식이 없었지만 어쨌든 예상한 수순이었고, 국내에서 지원하는 일이 실패하면 바로 밴쿠버로 직접 넘어가서 해보자라는 생각이었기에 크게 동요하진 않았습니다.
레쥬메(이력서)는 최대한 단순하게, 인터넷만 검색하면 나오는 기본 양식을 사용했습니다. 포트폴리오 역시 가장 심플한 양식으로 제가 한 내용들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위 예시처럼 처음과 마지막을 보여줌으로써 제가 제작한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 위 예시는 제 작업물이 아닙니다 :) )
이렇게 제가 필수로 준비해야 할 내용들을 출국 직전까지 꾸준히 준비하였습니다. 역시나 그중에 가장 공을 들인 것은 포트폴리오와 레쥬메 였던 것 같습니다.
준비가 마무리 될수록 출국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