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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Aug 26. 2023

스페인 프리힐리아나를 찾아서

영국, 스페인 여행기 12 -숨은 마을 프리힐리아나

프리힐리아나,
지중해의 빛깔을 하늘에 담고 시리도록 흰 건물들이 눈부신 곳, 오지 산골을 찾아 많은 이들이 깃든다. 


무어인들이 박해를 피해 터전이 되어 꽃으로 피어난 곳.

야자수 휘어진 가지가 바람에 살랑이며 나그네를 반기는 곳, 뜨거운 햇살에도 꽃은 피어 여행객을 기쁜 마음으로 반긴다.

집집마다 늘어진 부겐빌레아 꽃의 붉은 정열이 기쁨으로 물들고 물빛을 담은 대문은 눈을 시원하게 한다.

하늘을 향한 희구를 담은 사이프러스는 침묵의 구도자처럼 고요하게 하늘을 우러러본다

곱게 단장한 집들이 모인 낭만의 거리에는 마을의 전통을 담은 다채로운 깃발들이 축제처럼 나부낀다.

남국의 낙원에도 기본적인 필요는 채워야 한다.
느긋함이 묻어나는 노천카페에 마음과 눈이 바쁜 사람들도 시장기는 잠재울 수 없어 발길을 멈추고 일용할 양식을 기다린다.

풍경만큼이나 풍미를 가득 담은 요리의 출현에 반가움의 미소를 지으며 한 입 가득 행복을 베어 문다.

만족의 미소가 피어오르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뜨거운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이미 무너져 버린 전의에 백기를 들어 부드러움에 녹아든다.

열사의 뜨거운 더위도 그늘에서는 맥을 못 추고 산들바람도 불어와 몸의 촉각을 깨우며 나그네의 땀을 식힌다. 기고만장한 태양의 기운이 한풀 꺾인다.

시원한 그늘 아래를 떠나고 싶지 않지만 방랑자의 발걸음을 멈출 수 없다.

어디를 걸어도 화보 속 세상, 상상 속의 세계를 땀 흘리며 걷는다.

어디를 둘러봐도 선명한 풍광에 눈이 부시지만 마음에는 풍요함스민다.

하늘도 나무도 꽃도 집도 사람도 아름다운 곳, 나도 그곳에서는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여행에세이 #스페인 #프리힐리아나 #산골 #낭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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