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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ica Jun 07. 2019

탈출 요건: 노동소득 의존 줄이기

재테크 전문가인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저서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에서 직장인들에게 회사 탈출 자금에 대한 힌트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샐러리맨은 노동소득을 자본소득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으면 수입이 끊기는 게 샐러리맨이다. 샐러리맨의 재테크 핵심은 노동력의 대가를 키우거나 근로소득을 하루빨리 자본소득으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비싸게 팔면 수입의 크기가 커진다. 노동력을 팔아 번 돈으로 돈 버는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 돈 버는 시스템을 스스로 설립할 수도 있고, 돈 버는 시스템의 일부를 살 수도 있다. 전자는 창업이나 사업, 후자는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각종 예금에 투자하는 것이다. 근로소득 비중보다 돈 버는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돈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샐러리맨의 돈 버는 메커니즘이다.

[자료: 이상건,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개정판, (알에이치코리아, 2017)]



돈 버는 시스템을 스스로 설립한다는 것은 창업해서 사장이 된다는 얘기인데, 이쪽으로는 소질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같은 사람들 대부분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어딘가에 취업해서 급여 생활자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업에 재능이 없는 급여 생활자들은 급여로 받은 돈을 어딘가 돈 버는 시스템에 투자하는 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얘기로 귀결되는데, 문제는 여기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대표적인 투자대상인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는 메커니즘을 간단하게 살펴보겠다.


먼저 주식. 주식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을 사서 매입한 가격보다 비싸지면 팔아서 차익을 얻거나 꾸준히 보유하며 1년에 1~4번 배당금을 받아 돈을 번다. 이때 매입할 주식을 잘 고르는 게 핵심인데, 특정 주식이 앞으로 가치가 오를지 떨어질지를 아는 것은 신의 영역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최대한 꾸준히 돈을 잘 벌 수 있는 산업에서 비교적 경쟁우위를 지닌 기업을 골라 경영을 잘 하고 있는 경영자가 이끄는 기업을 최대한 주가가 쌀 때 사는 능력을 익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런데 전망 있는 산업은 과연 무엇이며, 특정 업종에서 경쟁우위를 지닌 기업은 어디이고, 그 기업의 경영자가 경영능력이 어떤지, 주가가 싼지 비싼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게다가 유망산업의 유망종목을 잘 골랐더라도 갑자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같은 예기치 못한 불황이 덮쳐 온다면?


주식은 바로 이런 다양한 부분을 공부하고 나서도 떨리는 마음으로 소중한 자기 자금을 투자하는 행위다. 하루 이틀 책 한두 권 읽는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주변 사람에게서 무슨 주식이 유망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덜컥 수백~수천만 원을 털어 주식을 샀다가 홀랑 털어먹어보신 분이라면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행동을 했었는지 이해가 되시려나?


부동산의 경우, 주택(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여러 유형의 부동산을 매입해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내거나 또는 매달 월세 수입을 받아 돈을 버는 방법이다. 이때 유망한 지역이 어디인지, 앞으로 가격이 오를 호재나 임대 수요를 이끄는 핵심요인이 무엇인지(교통, 학군, 일자리 등), 같은 지역 내에서도 어떤 것의 입지가 더 좋은지, 만일 아파트라면 같은 단지 내에서도 어느 동, 몇 층, 방향은 어느 쪽을 고를 것인지 등 고려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 주식과 달리, 접근할 수 있는 자금이 최소 1억 원은 되어야 하고 매수와 매도가 내가 원하는 시기에 바로바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고 유지할 것인지 등도 감안해야 하며, 세를 주는 부동산이라면 임차인 관리(입주시 도배/장판/보일러/기타 옵션(세탁기 냉장고 등) 수리 여부,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에도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등 쉽지 않은 의사결정이 줄을 잇는다.


대략적으로만 살펴봤는데도 갑자기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 같다고? 물론 이런 복잡한 일을 모르는 척하고 월급 루팡을 자처하며 대충 하루하루를 넘겨도 어쨌든 매달 월급날이면 월급통장에 일정한 금액이 꽂히기는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비 버는 수단으로 본인의 노동력만 유일하게 보유한 신세에서 벗어나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수입원을 낚을 낚시대는 급여 이외에도 여러 개가 있어야 한다


『21세기 자본』을 쓴 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는 역사적으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압도한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는데, 이는 전 세계 20개국에서 300년치나 되는 엄청난 자료를 분석해 도출한 결과였다. 피케티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자본수익률은 역사적으로 항상 4~5% 정도가 나왔지만 경제성장률은 1~1.5% 정도가 고작이었다. 경제성장은 노동의 결과물로 기업이나 가계가 만들어낸 경제적 성과에 의해 산출된다는 점에서 경제성장률은 곧 노동수익 성장률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노동수익 성장률 역시 1~1.5% 정도라는 얘기가 되는데, 이는 곧 노동수익률이 자본수익률보다 항상 3~3.5%p씩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된다.


피케티는 갈수록 불평등 심화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한계를 벗어나려면 글로벌 자본세 같은 누진과세 체제를 전 세계가 함께 도입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 물론 이렇게 되기만 한다면야 정말 좋겠지만, 전 세계가 이런 좋은 취지에 뜻을 같이하며 동시에 이를 도입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데다, 이런 멋진 일이 실현된다 해도 수십 년, 어쩌면 백년 이상은 걸릴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그때까지 살아가야 하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부지런히 제 살길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자본수익률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노동수익률만 기대하며 사는 것은 미련한 행동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노동자가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더 이상 노동력을 판매할 수 없는 신세가 되거나 갑자기 해고를 당해 일자리를 잃는다면? 당연히 노동수익을 더 이상 올릴 수 없어 즉시 위기에 몰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투자효율과 비상시 대비라는 두 가지의 이유를 염두에 두고 노동수익으로만 이뤄진 수입에서 자본수익의 비율을 점점 늘려가야 하는 것이다.


노동자가 노동수익 이외에 자본수익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해도,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갑자기 자본수익을 올릴 수는 없다. 실제적인 준비와 훈련이 전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고 도망칠 필요는 없다. 어쨌거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서 성실히 준비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실제로 나 같은 저연봉자도 17년 만에 해낸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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