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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다 Mar 16. 2020

나의 러블리 홈스테이, 밴쿠버의 가정집은?


택시를 타니 인도인의 택시 기사가 있었다.

밴쿠버에 왔는데 처음 만나게 된 사람은 인도사람이었다.

내가 밴쿠버에 온 게 맞나? 의심이 들었다.


택시기사와 오늘 날씨가 어떻다, 한국에 가 봤냐, 캐나다가 처음이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주소로 도착했지만, 택시기사는 나에게 말했다.


"너가 알려준 주소에 맞는 집을 찾을 수가 없다"


알고 보니 번지 주소 숫자 하나가 틀렸다. 아... 어학원 진짜 제대로 하는 것이 없네? 만나면 또 따져야겠다.라는 속마음을 갖고,


어학원에서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해서 제대로 된 주소를 확인하고 도착하니, 

홈맘이 나와서 나를 반겨주었고 같이 캐리어를 옮겨줬다.

기다리고 있었다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첫인상은 미드에서 많이 봤을 법한 인상의 평범한 밝은 사람이었다.


내가 쓰게 될 방, 화장실, 거실, 부엌, 냉장고, 집 곳곳을 보여주면서 언제든지 원하거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라며 나를 굉장히 편하게 대해줬다.


내가 쓰는 공간은 계단을 내려가면 반지하가 있는데, 지하라고 하기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다.

거실도 있고, 화장실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생각보다 내 방 침대도 크고 방도 커서 마음에 든다.

전기장판 안 가져와서 걱정했는데 바닥은 차가워서 양말을 신어야 하지만 히터가 나와서 따뜻하고 건조함도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홈맘이 아이들 픽업하러 가고 나는 짐 정리하고 집 둘러보는 사이에 아이들이 왔다.


귀여운 8살 쌍둥이가 2명 있다!

처음이라 낯가리느라 D는 수줍게 Hi 하고 숨어버리고, C는 수줍어하더니 내 옆에서 같이 색칠공부하자고 하고 묘기를 보여주었고 나는 그걸 보며 억지로 웃으면서 같이 놀았다.


좀 피곤하기는 했지만, 투 머치 토커 홈맘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저녁 만드는 것을 구경했다.

홈맘은 아이리시, 이탈리안 혼혈이고, 홈파더는 이탈리안이다.

그리고 나도 투 머치 토커라서 하고싶은 말이 엄청 많은데,

나의 영어 수준으로 모든 말을 다 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카카오 프렌즈 선물로 애들 주니까 좋아하더라, 주방에 내가 준 편지를 놓아서 뿌듯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식탁 위에 귀여운 그림과 홈맘의 메시지가 있었다.

대충 아침 챙겨서 먹고 인터넷을 사용해 봤는데 인터넷이 느리다. 치명적인 단점이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창 밖을 보니 파란하늘인지, 회색하늘인지 알 수 없는 내 감정처럼 하늘도 복잡한 심경을 보여줬다.


참, 변덕스럽다. 


아직 다운타운은 안 가봤는데, 통학이 미친 듯이 힘들지 않다면, 집을 옮기고 싶지는 않다.

가족들도 너무 좋고, 방도 너무 좋아서, 이보다 더 좋은 집을 구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또 살다 보면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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