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by 라다

이 세상에서는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헤쳐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 내가 남을 도우면 언젠가 반드시 그 사람도 나를 돕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도와달라는 부탁을 거절해 본 적이 없었다. 언제부터인지 내가 도와달라고 연락하면 외면하고 나에게 도움을 얻을 때만 연락을 하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다. 또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느낀 것은 나를 도와주는 것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모두가 여유 없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그들에게 한 걸음 멈춰서 따라가지 못하는 나를 좀 챙겨달라는 요청은 욕심이었다.



내 시간을 다른 사람의 잘 됨을 위해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도움을 요청받게 되면 기꺼이 도와줘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나도 바쁜데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닌데 우리는 '나'만 생각하며 눈앞에 보이는 길만 보고 달려간다.

갯벌에 발이 묶여버리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빠져나와야 한다. 갯벌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신발만 두고 맨발로 뛰어서라도 가야 한다. 그러나 지독하게 빠져버린 신발에 꽉 잡힌 발은 나오기 힘들다. 또 나를 도우려던 사람마저 갯벌에 붙잡혀 버릴 수도 있다.

도움을 주면 도움으로 되돌려 받는 확신이 없어졌으니 선뜻 남을 도와주는 마음을 갖기도 힘들어졌다. 이 세상은 혼자만 앞서 달려가면 1등해서 손등에 1등 도장을 받는 초등학교 운동회가 아니다. 이 사회는 단거리 달리기만 할 수 없고 넘어진 사람이 있으면 뒤를 돌아봐 일으켜 같이 달려서 결승에 도달해야 하는 계주 경기의 연속이다. 우리가 모두 달려서 다 같이 결승점에 도착해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인데 정작 우리들은 계속 혼자만 달려 1등 도장 받기에 눈이 멀었다.


당신은 어떤 달리기를 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