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다 Mar 31. 2022

고인물들 회사 오래 다니는 이유

회사에 에너지 100% 쓰지 마세요.

회사에 입사한 후에 '아, 이건 좀 아닌데...'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퇴사를 하는 것이 맞다.


사람과 시스템 모든 새로움은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고 별 것 아닌 일이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처음 느꼈던 내 상식 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고 더하면 더하지 덜 해지는 것은 없다.


 ', 이거 진짜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가지면 그냥    속으로 하고 해내면 그만이지만 그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면 이제 말이 달라진다. 회사에서 에너지를 100% 쓰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하루의 에너지중에 회사에 소비하는 감정, 육체적 에너지가 100%  넘는 날들이 있었다. 입사하고 1년이 지난 후에 조금은 에너지를  쓰려고 노력한다.


모든 사람이 회사를 다니는 마음이 같을 수 없다.

40% 정도의 에너지만 소비해도 회사의 업무가 돌아간다면 나도 40% 에너지를 쓰고 싶지만, 내가 1000% 에너지를 써도 업무가 삐그덕거린다면 나는 이 회사를 더 이상 다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 문제의 해답은 퇴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한 번 생긴 문제는 또 생기고 그 고통은 반복되기 마련이다.


회사에서 '나'의 존재는 회사에 있는 시간 동안 '나'이다. 회사 밖에서는 더 이상 그 회사의 사람이 아니다. 회사에 머무는 동안 잠깐의 에너지를 모두 소비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하루에 꽤 오랜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기 때문에 에너지를 적당히 쓰는 것은 쉽지 않다.



나와 맞지 않는 회사의 부분을 발견했다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인지 아닌지를 파악해 보고 후자라면 빠르게 회사와 연을 끊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정답을 알지만 오답을 선택하는 나, 정말 왜 그럴까. 2,000만 원이라는 돈이 나에게는 꽤 큰돈이라 쉽게 이 연을 끊기가 어렵다.

하기 싫은 일도 그냥 한다. 안 한다고 남이 대신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면 된다. 근데 이제 그냥 하는 것 자체가 싫은 거지. 회사가 나를 어떻게 대우해 주냐에 따라서 나도 회사 업무에 임하는 태도에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성과급이 나온 달은 더 열심히 놓치는 것 없는지 확인하고 성과급 없는 달은 딱 내 월급만큼 기본만 해낸다.


회사에서는 딱 받는 만큼만 적당히 일을 해야 한다. 일을 잘하려고 몸 갈아 쓰며 애써도 인정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고 일을 못해도 인정받는 정치 질의 존재를 알게 된 후에 어차피 평생 다닐 회사가 아니니까 나는 그냥 기본만 한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다.


회사의 다른 직원들을 관찰해 봤다. 어떻게  지옥 같은 엉터리 회사에서 3 이상 근무를 지속하는지 궁금했다. 고인물들의 태도는 [나몰라]  자체였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들은 '"내 탓 아니야. 너 탓이야."


 어쩌겠어 그냥 흘러가는 대로 편안하게 남들이 뭐라 하면 


"난 모르겠다."


"그렇구나."


"쟤한테 물어봐"


책임전가와 회피를 뽐낸다.




고인물들의 특징은 스스로에게는 관대하고 평온하다. 절대 본인에게는 화를 내지 않는다. 대신 남들에게 화를 내고 타인의 불편함을 신경 쓰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다. 누가  부탁해서  달라하면 천천히 해주고 누가 도와달라고 부르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바쁘다는 핑계를 데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과거의 나처럼 사소한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불합리한 것에 불만을 가지고 해결해 달라고 애쓰고 나 이런 부분이 힘들다며 어필했다. 그러나 아무리 발악해봐야 고인물들의 꽉 막힌 벽은 깨는 것이 소용이 없는 곳임을 깨닫고 나도 신선놀음하듯이 윗사람들이 하는 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회사를 다니기로 했다.


나서서 팀원들 무시당하지 않게 발 뻗고 노력해도 효과가 없고 어차피 개차반인 팀에 소속된 이상 조용히 내 할 일만 하다가 퇴사하는 것이 나은 대처라고 생각한다.


큰 소란을 만들어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이 1년 반 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이전 20화 회사에서 잦은 실수를 하는 당신에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