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를 유인하는 올리브야

by 라다

복숭아 와인을 잔에 담아 반짝이는 나의 고민들이


찰랑거리는 밤이었다.



막막하고 어둠 속에서 이리저리 돌고 도는 생각의 굴레는 너무나 위험했다. 안 좋고 부정적이고 폐쇄적인 사고방식으로 가득 차서 어떤 생각을 하든 모든 결말은 아닐 거야, 안 될 거야로 결론이 났다. 더 이상 이렇게 혼자 갇혀있다가 영영 갇혀버릴까 봐.



E와 대화를 하고 싶었다. 나처럼 같은 고민을 했고 그 시기를 넘겼기에 분명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리고 E를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자신감도 얻었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생각의 방법들을 얻으면서

나도 할 수 있고 또 미래의 모습들은 오히려 알 수 없어서 원한다면 나의 바람처럼 더 좋은 , 더 많은 기회들로

충분히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나의 고민들은 밝아졌다.



어쩌면 쉽고 간단한 생각 하나로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어떤 선택과 결정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잘 넘길 수 있는데 꼬인 생각들에 엉켜있으면 그게 쉽지 않다.



누군가 엉킨 실을 같이 풀어주거나 아예 가위로 뭉친 실을 잘라 버려서 더 이상 엉켜있지 말고 이어질 수가 없는 실이라도 끊어내는 것이 맞다.



비록 끊어진 실은 뭉텅이에서 나와버렸고 실의 길이는 짧지만 계속 엉켜있는 삶보다 독립된 존재로 짧은 실의 모습이 더 자유롭고 빛난다. 잘라진 실은 리본으로 묶거나 쓰레기통으로 갈 수도 있지만 자르지 않았다면 실로 완성할 수 없는 작품은 계속 완성과 멀어졌을 것이다.


실뭉치에 갇혀서 계속 엉켜있을 내가 아닌 그 속에서 나와 더 이상 실이 아니라해도 해방감으로 자유를 얻은 모습은 실보다 더 가치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거지. 실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도 살아보자.

​얼마 전에 본 영화에서 올리브와 관련된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안주로 나온 올리브 보니까 그 영화가 또 생각이 났다.


남자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

여자는 남자에게 복수하려고 남자가 자는 사이에

남자 몸 테두리를 따라 올리브를 올려뒀다.

창문을 열어 고양이들이 남자의 방에 들어오도록 유인했다. 남자가 자는 사이에 고양이들은 올리브를 먹었다. 남자는 온몸이 알레르기로 붉은 반점과 가려움으로 고통받고 여자에게 분노를 느꼈다.


그런데 결말은 저 두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게 된다.


올리브를 좋아하는 고양이, 하지만 그 올리브는 남자에게 최악의 존재가 되었다. 올리브를 봐도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사랑받는 재료인데 누군가에게는 고양이를 불러오는 알레르기의 악한 존재이다.



모든 것이 다 이렇게 양면적이야.

인생이 뭘까라 묻는다면 난 양면이라 말하고 싶다.


나도 올리브다. 누군가에게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존재처럼 올리브의 모습 하나. 누군가에게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고양이를 불러오는 올리브의 모습 하나.



​솔직하게 이런저런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네가 옳고 내가 틀리고 가 아니라

네가 그렇듯이 나는 이렇다며 얘기하는 것이 좋다.


당당하고 뚜렷하게 자신의 길을 만들고 그 길을 가기 위해서라면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자전거 바퀴에 구멍이 나든 그냥 계속 달려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비록 늦더라도 도착지에 도착한다면 그것 자체로 성공이다. 빠르게 가더라도 내가 원하는 도착지로 가는 길을 잃는다면 헤매는 시간 동안 또 배우는 것이 있겠지.



미래의 불안함, 불확실함으로 인해 그려지는 최악의 상황들이 내가 겪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나는 현재의 나를 살고 있다. 결국 미래를 만드는 나도 현재의 나니까.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할 수 있는 일들로 가득 채우면 미래의 모습들도 바뀔 수 있다.


우울함으로 가득한 감정에 조금은 활기가 도는 새로운 감정이 낯설지만 좋았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을 하더라. 나는 모든 사람이 나처럼 죽고 싶고 이 지긋한 삶을 끝내고 싶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내가 겪은 나쁜 일을 또 겪으면 어떡하지 무서워했는데 다른 사람은 그 나쁜 일은 두 번 다시 내가 겪을 일이 아니라 생각하더라. 생각의 차이가 감정을 움직인다. 우울함을 벗어나려면 결국은 또 나의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좋은 생각만 할 수 없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생각 습관을 형성해야 모든 부분이 행복한 행운이 들어오는 길을 열어두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참 어렵다.


덕분에 복잡한 머리가 정리가 되었고

나는 어떤 결정을 했다. 어떤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 몇 시간의 시간 동안 나는 꽤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조금 더 편하게 위기를 이겨낼 강한 멘털의 일부분을 완성해가는 성장의 무언가를 가득 채워가는 과정이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