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일기 09. 두 번째 면접, 회사가 집이랑 가깝네요

by 라다

이 회사는 처음 채용 공고 리스트를 보면서 집에서 가까워서 지원 순위를 1순위로 정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편도 2시간의 거리를 감당하기가 꽤 힘들었다.


그래서 뼈저리게 얻은 교훈은 직장은 무조건 자차로 갈 수 있는 곳으로 입사하는 것이 목표였다.


면접을 들어가기 전에 내 앞 순서의 면접자들이 영어로 물어보지도 않고

면접 분위기가 편안하고 어렵지 않으니

긴장하지 말고 들어가라 했지만, 너무나 가까운 곳이라 꼭 이 회사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더 긴장되고 속에서 덜덜 떨리는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면접장 문을 열자마자 면접관들이 앉아 있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당황스러움을 이기고자 큰 소리로 안녕하십니까를 외치며 오리걸음으로 자리에 착석했다.


면접관이 앉아있는 책상과 지원자의 의자 사이의 공간이 좁아서 구두를 신고 그 자리를

통과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처음부터 조금은 민망함으로 시작을 했다.


면접이 시작되자 잠깐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봐도 되겠냐는 요청을 받았다.

내가 면접관이라도 지원자의 얼굴은 한 번 보고 싶었을 것 같았다.

사람의 인상이라는 것과 이미지라는 것이 꽤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잠시 벗고 활짝 웃었다. 웃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보겠다는

나의 무근거 패기가 잘 적용이 됐을지 모르겠다.


처음 질문은 역시나 집이 가까운데 연고가 있는지 가족들이 함께 사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근교 거주지가 우대조건일 정도로 이 회사는 집 가까운 사람을 원하는구나를 강하게 느꼈다.


그다음으로는 이력서를 바탕으로 그동안 했던 일, 경험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답변했다.


질문을 하는 면접관이 부드럽고 자상하게 차근차근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셔서

오히려 나는 크고 당당하게 또렷하게 답변하려고 노력했다.


또, 질문을 하시면서 버벅거리시는 모습이 오히려 면접관님이 더 긴장한 모습이라

나는 편안하게 면접에 참여할 수 있었다.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왜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는 사실

집이랑 가까워서라는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나름의 이유를 찾아서 말씀드렸다.


2년 전에 했던 인턴 경험, 그 국가가 나를 살렸다.

쓸모가 없을 거라 생각했던 해외인턴의 경험이 꽤 값진 경험이었다.

그 경험이 지금 빛을 보는구나 감사한 마음으로 그때의 경험과 업무를 연관 지어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답변드렸다.


아니나 다를까 회사에서 내가 일했던 나라로 물품을 공급하고 있고,

그 나라로 사업 확장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계신다고 해서 나는 운이 좋게도

좋은 인재가 될 수도 있는 위치에 섰다.


해외 근무, 출장을 하는데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도 나는 무슨 당당 귀신이 들렸는지

그동안 여러 나라에 체류하면서 얻은 남다른 해외 적응력이 있다고 대답했다.


면접을 보면서 느낀 점은 면접관님이 유한 성격을 가진 사람 같았고, 난 너를 뽑을 거야 하는 마음보다는 뽑기 위해서 이런 것 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라는 마음으로 나를 상대하는 것 같아서 기분 좋게 웃으면서 면접을 볼 수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한 통의 전화가 결려왔다.


늦어도 다음 주까지 연락을 준다던 회사는 면접 본 다음 날인 오늘 1차 면접에 합격했고,

다음 주에 임원면접을 보러 오라고 전화를 했다.


수습 기간 3개월 동안, 사무직이 아닌 현장식을 경험하면서 라벨을 붙이고 간단한 상. 하차 업무를 먼저 하게 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은 해외영업이라도 제품의 생산 과정을 알아야 바이어의 질문에 응대가 가능하다는 현직자들의 조언을 얻고 일단은 임원면접을 보러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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