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저기요 Aug 12. 2020

부부 사이의 금기

눈눈이이

“이렇게 계속 사는 거 아닌 거 같아”

“싸이코”

“떨어져 죽고싶어”

“당신과 살며 덕 보는 게 없어”


상대의 말에 상처를 받았다 

예쁜 말이 주는 힘이 큰 것처럼

독한 말이 주는 상처도 크다


모든 걸 일시 정지시키고 총 맞은 사슴처럼 쓰러져 나뒹굴고 싶었지만

이젠 내 감정에 취할 겨를이 없다  

흥분해서 그럴 수 있지, 순간의 감정이겠거니 하고

머리로는 이해 못하지만 가슴으로 이해하려 애쓴다

내가 택한 사람이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

이해하고 보듬는 게 맞다


꾹꾹 눌러 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다가도  

예기치 못한 순간에 다시 그 아픔이 떠오른다

나에게 이렇게까지 큰 상처를 준 사람이 있었나?

30년, 40년, 50년을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데

이 상처는 어떻게 봉합해야 할까


진심 어린 사과 &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

이거면 벌어진 상처도 아물 텐데

사과해줘, 다짐해줘 라고 목이 쉬게 외쳐봤자

돌아오는 건 질린다는 상대의 표정뿐

대충 둘러싸맨 상처에서 연신 고름이 흐른다


나도 말로 상처 줄 수 있어

독사보다 날렵한 혀로 당신의 인격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할 수 있다고

심해에 투기한 핵폐기물처럼 깊은 곳에 감춰진

원망과 설움의 감정들이

내게도 있다고


(다짐) 하지만 난 안 그럴 거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원수에게나 하는 짓이니까

독한 말에 독한 말로 받아치면

내가 받는 상처보다 당신이 받는 상처가 더 클 테니까


나보다 자존심 강하고 여린 사람은 당신이니까








이전 08화 고부갈등 없애는 대화 팁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