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성을 점점 잃어가는 일. 마음에도 굳을 살이 박이는 일. 사랑 앞에 자주 머뭇거리는 일. 익숙한 길과 안정적인 길을 찾아다니는 일. 행동과 마음에 조심이 깃드는 일. 세월 앞에 엷어진 관계를 덤덤히 받아들이는 일. 속마음 터놓을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일. 시나브로 어림에서 멀어지는 일.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태연함을 가지는 일. 바라는 거 없이 아낌없이 줄 수 있는 경우가 점점 줄어드는 일. 더 이상 내 마음을 선뜻 꺼내 보이지 않는 일. 너의 얼굴에서 나의 힘겨움을 발견하는 일. 저마다의 사정이 있음을 이해하는 일. 외롭지 않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아가는 일.
남의 일만 하고 살기에는 사는 게 너무 재미없다는 걸 알아가는 일.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은 일을 더 많이 하는 게 인생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일. 도망치고 싶어도 쉽게 도망치지 않는 일. 쉬운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아가는 일. 나이 먹고, 살아보고, 겪어봐야 안다는 말을 비로소 실감하는 일. 책임, 인내, 선택, 결정, 적응, 포장이란 단어와 가까워지는 일.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르지만 가고 있고, 가야만 하는 일.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거나, 방향을 전환해 다른 길로 가기 점점 어려워지는 일. 말하지 않아도, 확인하지 않아도 어렴풋이 알 수 있어 굳이 애쓰지 않는 일. 그렇고 그런 일도 있다는 걸, 사람은 다 그렇다는 걸, 사는 게 다 그렇다는 걸 생각하는 일.
무탈한 하루가 행복임을 알아가는 일.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으로 자신을 돌볼 수 있다는 걸 알아가는 일. 버티고 견디다 보면 가끔 반짝이는 순간도 있다는 걸 알아가는 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일이 그를 위한 일만이 아님을 알아가는 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수 있다는 걸 알아가는 일. 멍 때리는 일이 무용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는 일. 과거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자연의 풍경에 감탄하는 일. 가끔은 나를 위한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아가는 일. 오락가락하며 사는 게 인생임을 알아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