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 Z들에게는 익숙할까? 생애 첫 온라인 수업

화상 수업의 아쉬운 점, 힘든 점 그리고 어려운 점

by 청두유

2020년 1월부터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삶은 모든 방면에서 변했다.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을 떠나던 코로나 이전의 삶은 아득히 먼 옛 시절 같이 느껴져서 “라떼는 말이야.”를 붙이고 추억을 이야기해야 할 것만 같다.


영국에 오기 전 직장 생활은 코로나라고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우리 회사는 재택근무를 택하는 대신 방역을 철저히 했기 때문에 이전과 똑같이 출퇴근을 했으며, 회사 근처에서 자취하고 있던 터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도 없어서 사람들과 오래 접촉할 일도 없었다. 다만 길게는 여행만을, 짧게는 주말만을 바라보며 사는 직장인에게 여행 금지, 주말 활동의 부재는 흔들리는 멘탈과 극도의 스트레스를 다스릴 회복약이 사라졌음을 의미했다.


지금은 직장인이 아닌 학생으로서의 코로나 일상을 영국에서 경험하고 있다.

수업은 자고로 선생님과의 즉각적인 피드백과 아이컨택으로 이루어진다고 믿어 왔는데 온라인 화상 수업은 익숙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수업의 질을 우려하게 되는 수업 방식이었다.


Screenshot 2021-04-11 130456.png Zoom 화상수업 중입니다.

화상 수업을 할 때면 판옵티콘 감옥에 갇힌 죄수 마냥 누군가가 끊임없이 지켜보는 것만 같아서 수업에 마음 편히 집중하기 어려웠다. 이는 화상 수업뿐만 아니라 화상 회의의 단점으로도 거론되는 문제 중 하나인데,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들과 불필요하게 긴 시간 연결되는 데에서 오는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업무 효율성을 낮춘다고 한다.


“감시받는 기분이 들면 다들 더 열심히 참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니터 화면 너머에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두 잊은 듯 많은 학생들이 불성실하게 수업에 임하곤 했다. 소그룹 토론방에서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질문을 무시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왜 학생들의 컴퓨터 카메라나 마이크는 그렇게도 자주 고장이 나는지 궁금했지만 그 질문을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학교에 가서 직접 수업을 들었다면 수업 전후에 교수님, 같은 과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까워졌을 텐데 160명가량 되는 같은 학과 학생들은 잠깐 같은 온라인 공간에 있다가 흩어지는 존재들이었다. 어쩌면 서로 정서적으로 전혀 연결고리가 없으니 더 무례하게 무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탓만 하기에는 나 역시도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다. 10년 전 대학시절의 공부했던 그대로 무거운 전공 서적을 읽고 교수님 수업을 들으며 노트에 정리하는 방법에 익숙해져 있는데, 디지털 방식만을 이용해서 공부를 하려니 머리에 쉽게 입력되지 않았다. 가뜩이나 영어라서 읽고 이해하는 속도도 느린데 하루 종일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자니 똑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읽다가 모니터 속 미아가 되곤 했다.

Screenshot 2021-04-11 130621.png 디지털기기를 활용하는 공부를 시도해보고 있어요

디지털 텍스트에 익숙한 Gen Z들은 나보다 온라인으로 읽고 보는 것에 더 익숙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소화 안 되는 활자들을 꾸역꾸역 머리에 소화시키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 없는 타지에 와서 혼자 기숙사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다 보니 공부와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고충을 토로하곤 하는데 일과 삶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아서 양쪽 모두 효율성을 잃기가 쉽다.


대학생 때부터 직장에 다닐 때까지 아침 일찍 일어나 아메리카노 한잔을 사서 학교나 회사로 걸어가는 시간을 좋아했다. 공부나 일을 하기 전에 몸과 마음이 준비 운동을 하는 시간을 가지면 상쾌하고 가벼운 기분으로 본업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위치를 껐다 켜듯 우리의 두뇌에서 일 모드와 일상 모드를 자유자재로 바꾸는게 어려워서 그 사이에 공간의 변화를 주는 방법을 활용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하다 보니, 좁은 기숙사 방 침대에서 일어나 다섯 걸음 걸어서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를 하고, 한 걸음 걸어서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두 걸음 걸어서 책상에 앉아서 밥을 먹고 수업을 듣게 되었다. 등교, 하교 없는 게으른 학교 생활을 반복하다 해결 방안을 찾았다. 집에서도 충분히 커피를 마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업 1시간 전에 외출 준비를 하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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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한군데만 가면 지겨우니 이곳저곳 골라서 다니고 있어요.

아직은 불편하고 어색한 온라인 수업/회의가 점점 익숙해지고 더 편해질 날들이 올진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나는 아날로그적으로 만나고 헤어지고 또다시 이어지는 일상이 익숙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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