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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ven Jan 02. 2018

소셜데이터의 활용법, 두 가지

'비정기적' 이슈 분석과 '정기적' 지표 추이 분석

소셜데이터를 추출하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거의 모든 기업에서 하는 일은 크게 보면 이 두 가지입니다. 


'비정기적' 이슈를 분석해서 제공하는 것과 '정기적'으로 생성되는 지표의 추이,

즉 일간, 주간, 월간마다 공통된 양식으로 전(前) 시점 대비 데이터의 증감을 정리해 제공하는 것이죠.


먼저 '비정기적'으로 표현한 부분을 다른 말로 '(애드혹)Ad-hoc Report'라고 보통 부르고

'정기적' 지표 추이 부분을 월간보고서, 정기보고서 등 편한대로 부르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용어 모두 소셜데이터 업계에 국한된 용어는 아니고, 마케팅 업계 통용되는 용어입니다.


'Ad-hoc(애드혹)'이라는 말은 영어의 '즉석에서' 정도의 뜻도 있는 것 같지만 라틴어 어원을 빌리면

'특별한 목적을 위해' 정도라고 하니 여기에 더 맞겠네요. 저도 정확히 뜻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소셜데이터는 초기 IT 개발자분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당시 수익모델은 정해진 룰에 따라 정기적으로 추출, 분류되는 지표 추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네요.

제가 업계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고객이 단발성으로 요청하는 업무는 극히 적었고

(요청이 별로 없었던 건지, 대응 가능한 인력이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수익 구조가 연간 계약을 맺고 매월 정기보고서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으로 보면 크게 정보량의 증감, 긍정/부정 등 성향 지표의 변화, 연관어 순위 변화 등을 나열한

보고서였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별도로 하나씩 얘기하도록 해야겠습니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냐 없냐를 떠나서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한 번에 데이터 세팅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의 추이 정도만을 제공하는 게 아마 당시로서는 이득이었을 겁니다.

초기에 시스템 한 번 깔아주고 나서는 유지/보수 정도만 하는 IT 생리라고 할까요..

그렇다고 제가 뭐라고 IT 업무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셜데이터 자체가 당연히 IT 기술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실제 활용하는 가치 측면에서 본다면 과거의 시스템이 주가 되는 사업 방식은

고객 입장에서 이미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인지라..

향후 수익모델로서의 가치가 과거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최근 보면 단발성 이슈 대응을 위한 애드혹(Ad-hoc) 보고서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인사이트를 원하는 것이죠, 매번 같은 포맷에 같은 내용의 데이터 말고.


여기서 '매번 같은 포맷에 같은 내용의 데이터'를 사람들이 식상해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선 등 정치 관련 리서치에 빗대어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듯한데,


수개월 전 문재인 후보였던 시절에는 시시각각 요동을 치는 지지율 추이를 참 관심 있게 보셨을 겁니다.

특히 반복되는 토론회 다음날 어김없이 요동치는 지지율 추이를 보는 게 꿀잼이었죠 ㅋ


현재 상황을 잘 보여준다는 측면도 있었고 혹은, 몇 개월 안 남은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만큼 재미있을 수 있었으나 

지금 대통령이 되고 난 후 매주 등락하는 차이를 보여준다고 하면? 아마 대부분 크게 관심 없으실 겁니다.

이미 대통령이 되었고, 아직 6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6개월 단위로 끊어 보면 모를까.. 매주까지는..

데이터가 이미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었다는 이야기고 특별히 이보다 큰 이슈도 없고..


마찬가지입니다. 리서치나 소셜데이터나 사람의 취향이 매 순간 요동을 칠만큼 크게 바뀌지 않는지라

대부분 비슷하게 나옵니다, 추이는. 경쟁사가 극강의 프로모션을 했거나 우리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되어

난리가 나면 한 번씩 변동이 있을까.. 실상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계속 받아는 보지만 보다 보면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정기 분석 보고서가 의미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1년 정도 꾸준히 보다 보면 소셜데이터에 대한

나름의 감도 생기고, 1%가 단순히 올랐냐, 떨어졌냐는 단편적 해석 말고 전체 시장 구조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쟁사의 일상적인 프로모션이나 광고에 소비자가 갑자기 열광하고

때로는 순간적으로 시장 구도가 재편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사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물론, 시장 동향이나

경쟁사 동향을 실시간 체크하기에 매우 좋은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애드혹 보고서는 고객의 질문이 있을 때마다 그 사항에 대해 데이터를 세팅하고 분석하여 궁금한 사항을 도출합니다. 지금 인기 있는 제품은? 그럼 우리 제품은? 우리 브랜드는? 이런 식의 일반적인 질문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단발성으로 하는 것이니만큼 특정 주제에 대한 분석이 더 단단하고 깊다고 해야 할까요?


- 소비자는 우리 브랜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떠한 단어들로 그것을 표현하는가

- 우리의 브랜드가 고객에게 제대로 불려지고 있는가, 어떠한 상황에서 그 브랜드를 갖고 싶다고 얘기하는가

- 과연 우리에게 브랜드가 있기는 한 걸까, 우리가 만들고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가

- 제품 성능 측면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 우리 브랜드와 경쟁사, 무엇이 우리를 다르게 만드는가

- 고객은 어떠한 상황에서 '좋다' '나쁘다'를 느끼고 있는가

- 그리고 왜, 도대체, 어째서 매출에는 하나도 도움되지 않는 그 제품에 열광하고

  그것이 마치 다 인 것처럼 열광하고 그리고 그것이 브랜드, 기업에 대한 호감도로 이어지는 것인지..


좀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기업에서 실제 알고 싶은 이야기들은 저런 게 아닐까?

위와 같은 질문들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언급하는 정도, 내용, 브랜드 및 제품 인지도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소셜데이터를 통해 충분히 도출될 수 있는 결과입니다. 물론 한 번에 저렇게 많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저 각각에 대해 의미 있는 결과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일부러 제품이 아닌 '브랜드'라는 용어를 고집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는 결국 브랜드로서 소비자에게 각인되는 지점, 그리고 관계 개선의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언급하는 내용을 보면 그 제품에 대한 기능적 측면도 있지만 대부분 기능적, 감성적 인식이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꽤나 많죠, 물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당장은 필요 없다 할 수도 있겠으나 결국 우리가 필요하고 알아야 될 건 브랜드로서의 가치, 위상이며

잘 팔리기 위해 전달해야 하는 것도 브랜드로서의 가치, 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애드혹에 대해 간략히 좀 더 얘기하면

실제로 프로젝트 기간도 짧으면 한 달 정도지만, 길게는 3개월 정도까지 주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제에 맞게 데이터 수집 범위나 형태도 결정해야 하고 수집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단순 분류에 따른 파악 외에

통계 분석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고 또 중요한 건 숨은 맥락과 의도를 짚어야 하기 때문이죠.

다뤄야 하는 범위도 워낙 방대할 수 있고 특히 어떤 데이터를 버려야 하는지 선택하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거 어제 샀어요' 이 한 마디를 버릴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꽤나 깊을 수 있습니다.

단순 언급이지만 구매 관련이고 그렇다면 행동 지표로서 다뤄져야 할 텐데 인식과 행동을 분리해서 보는 게

맞는지, 그렇게 될 수 있는지, 아니면 주어진 시간 상 인식에 기반한 데이터로 봐야 하는 것인지,

또한 이게 어떤 채널에서 나오는 한 마디이고, 이러한 데이터가 얼마큼 수집되었는지,

자사에서는 별로 없지만 경쟁사에 대해서는 많이 나오는지,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아닌지...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에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분석해야 하죠.


비용? 비용 역시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문제지만, 주제 난이도에 따라 데이터 수집 범위와 규모에 따라

책정되는 것이라 의뢰하시는 고객 입장에서 충분히 비싸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제 개인적으로는 데이터의 본래 목적이 '분석'이라고 보기에

애드혹에 대한 시장 수요는 향후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기적으로 발생되는 데이터 추이를 짚어보는 일은 중요합니다. 꼭 우리 제품이 어떻고 가 아니더라도

시장 돌아가는 상황이나 거시적인 트렌드나 우리와 대응하는 경쟁사 동향 파악에는 중요한 역할을 할 테니까요.


그래서 이 두 가지 방식의 활용을 모두 취하는 게 좋은데

실제로 고객들이 데이터에 대한 의심도 많고 비용 측면 때문에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소셜데이터를 전혀 접해 보지 않은 회사에서 도입할 때는 정기적인 데이터 추이를 파악하며 감을 익히거나 

반대로 많이 접해본 회사에서는 특정 이슈에 집중하는 애드혹 보고서를 선호하거나.

하니면 정기보고서와 애드혹 보고서를 적당한 선에서 패키지 형태로 구입, 계약하거나.


잠깐 현실적인 얘기를 했지만, 


두 가지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데이터가 해야 하는 역할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던 비정기적으로 제공하던 의미 있는 해석을 내놓아야죠.

그게 데이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이니까요.




현재 국내에 소셜데이터를 활용한 이렇다 할 사례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렇다 할' 정도가 되려면 이 글을 읽으시는 적어도 업계 분들에게 회자되는 사례가 하나쯤은 있어야죠.

그런데 제가 알기로, 그리고 듣기로 그런 사례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소셜데이터에 대해 기본적인 설명을 하면서 실제 분석 사례들을 조심스럽게

뿌려 보려고 하는데 그야말로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ㅋㅋ


사례도 별로 없고,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낯설기만 한 소셜데이터를 가지고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실 수 있도록

시간 되는 대로의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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